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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화폐가치 떨어지면 단위를 낮춰 조정하죠

    요즘 식당에 가면 8000원이 아니라 ‘8.0’식으로 가격을 표시해두는 곳이 많죠. 원화의 단위가 크다 보니 이를 간략히 표기하는 건데요, 화폐단위를 정부 차원에서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라고 합니다. 화폐와 관련, 비문학 지문에 충분히 나올 만한 소재랍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의 결과미국 1달러는 한화로 약 1300원 정도지요. 단위로 보자면 무려 1300배나 차이가 나는 겁니다. 베트남의 화폐인 ‘동’은 10만 동이 한화로 5500원가량이니 또 차이가 엄청나지요. 이렇게 나라별로 화폐의 단위는 천차만별입니다. 이는 화폐의 가치 변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한 나라의 화폐가치는 그 나라의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해요. 예를 들어 고성장하는 국가는 그만큼 돈이 늘어나고, 늘어나는 만큼 화폐가치는 떨어지겠죠. 성장 속도가 인플레이션 속도보다 빠르다면 화폐가치를 유지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반대일 때예요. 성장은 둔화하는데 인플레이션은 계속 빨라질 때죠. 당연히 화폐가치는 떨어지죠.이달 초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1만 페소 지폐를 유통한다고 발표했어요. 딱 1년 전 2000페소 고액권을 내놓고 5배짜리 고액권을 또 내놓은 거죠. 연간 인플레이션이 300%에 가까워지면서 지난 5년간 화폐가치가 무려 95%나 급락한 탓이에요. 계속 이렇게 화폐가치가 높아지면 어떻게 할까요. 어느 순간 화폐단위를 깎을 수밖에 없죠.2008년 아프리카 짐바브웨는 1000억 짐바브웨 달러를 갖고 달걀 3개도 못 샀다고 해요. 돈으로 휴지를 살 바에야 차라리 돈을 휴지로 쓰는 게 낫다고 할 정도였죠. 짐바브웨는 화폐단위에서 무려 ‘0’ 10개를 한 번

  • 경제 기타

    요동치는 원화 환율, 한·미 금리 차 때문?

    금리를 내린다고 했다가 안 내린다고 했다가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치기 소년이 됐다. 그 바람에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16일엔 1400원까지 올랐다. 내린다고 하던 금리를 안 내린다고 하니 달러 가격이 오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기준금리는 연 5.25~5.5%로 한국(연 3.5%)보다 2%포인트나 높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금리 차만 보지 말라”고 말한다. 치솟는 환율, 내외금리 차 때문일까. 아니라면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한국에 예금할까, 미국에 예금할까국가 간 금리 차이에 따라 환율이 조정된다고 보는 이론을 이자율평가설이라고 한다. 한국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5%, 미국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7%,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고, 여윳돈 100만 원이 있다고 해보자. 편의상 세금과 환전 수수료 등은 무시한다.한·미 양국의 기대수익률을 계산해보자. 한국 정기예금의 기대수익률은 간단하다. 금리 연 5%가 그대로 기대수익률이다. 미국 정기예금은 좀 복잡하다. 금리에 더해 환율 변동까지 고려해야 한다. 환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연 7%보다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도 있고,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이자율평가설은 국가 간 자본 이동에 제약이 없다면 기대수익률이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자본이 몰릴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양국의 기대수익률이 같아지는 방향으로 환율이 조정된다고 본다. 이것을 식으로 나타내면 R=R’+(E’-E)/E}가 된다. 여기서 R는 국내 금리, R’는 해외 금리, E는 환율, E’는 미래 예상 환율이다. 이 식을 환율 중심으로 정리하면 E=E’/(R-R’+1)이다.복잡해 보이지

  • 경제 기타

    경제가 성장하면 통화량도 함께 늘려야 해요

    국가경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다뤄온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실물경제와 화폐경제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실물경제는 생산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직접 관련된 경제 현상을 의미한다. 시장경제와 관련해 살펴본 내용은 모두 실물경제에 해당한다. 국가경제와 관련해서는 희소한 자원을 이용해 성장하는 경제가 되기 위해 생산량과 국민소득이 어떻게 결정되고, 이들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경기침체와 경기 호황이 나타나는 상황에 대해 다룬 내용이 실물경제에 해당한다. 화폐경제는 말 그대로 돈의 사용과 관련된 경제 현상이다. 현대 경제에서는 물물교환보다는 화폐를 이용한 거래가 대부분이므로 화폐경제 현상도 지속해서 나타나게 된다. 실물경제에 이어 화폐경제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데, 화폐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나라의 통화량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느냐다.어떤 물건의 가격이나 거래량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통화량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중앙은행이 중심이 되어 현재 경제 수준에 부합하는 적정 통화량을 결정하고, 그 이후에는 적정 통화량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해 지속해서 관찰하며 대응한다. 통화량이 적정 수준을 벗어나게 되면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통화량을 늘리거나 줄인다.적정 통화량은 MV=PY라는 교환방정식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서 좌변의 M은 통화량이고 V는 화폐의 유통 속도이며, 우변의 P는 물가를, Y는 실질GDP를 의미한다. 따라서 우변은 명목GDP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통화량은 나라마다 M1 혹은 M2 같은 통화지표를 기준으로 정해서 사용한다. 처음 등장한 용어인 화폐의 유통 속도

  • 경제 기타

    국채를 사고 팔거나 재할인율 등으로 조절해요

    지난주까지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의 크기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본원통화로부터 은행의 예금 창조 과정을 거쳐서 결정되며, 그 크기는 본원통화에 통화승수를 곱한 수치가 된다는 것을 살펴봤다. 따라서 통화량을 줄이거나 늘려야 할 필요가 생기면 본원통화나 통화승수를 변경하면 된다. 그러나 본원통화나 통화승수를 변경하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이번 주에는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나 통화승수를 조정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살펴볼 것이고, 다음 주에는 통화량을 조절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볼 예정이다.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조정하는 방법에는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 정책과 재할인율(discount rate) 정책이 있고, 통화승수를 조정하는 방법으로는 지급준비율(reserve rate) 정책이 있다.공개시장조작 정책(혹은 공개시장 운영 정책)은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에서 국채나 기타 유가증권을 매입하거나 매각함으로써 본원통화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공개시장은 아무나 자유롭게 참여해 증권을 매매할 수 있는 시장으로, 증권이나 어음 등이 거래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에서 은행이나 일반 국민으로부터 국채를 구입하려면 화폐를 신규로 발행해야 하므로 본원통화의 양이 늘어나 시중 통화량도 증가한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은행이나 국민에게 보유한 국채를 매각하거나 중앙은행이 직접 통화안정증권이라는 국채를 발행해 은행이나 국민에게 판매하면 현금이 중앙은행에 들어오면서 본원통화의 양이 감소하므로 시중 통화량도 줄어들게 된다.이 방식은 금융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통화량 조절 수단이다.

  • 경제 기타

    인구와 돈만 많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건 아녜요

    지난 19일 전북 완주 LS엠트론 센트럴메가센터(CMC)의 한 농지. 트랙터가 50m 거리의 밭을 오가며 두둑을 만들어냈다. 자율 작업 트랙터와 베테랑 농민이 수동으로 조작하는 트랙터 간 생산성을 비교하는 고수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평가 기준은 ‘직진 정확도’와 ‘시간’. 결과는 96.4점 대 69.2점으로 자율 작업 트랙터의 압도적 승리였다.-2024년 4월24일자 한국경제신문-국내 기업이 개발한 자율주행 트랙터가 숙련된 농민을 압도하는 생산성을 입증했다는 기사입니다. 자율주행 트랙터와 베테랑 농민 모두 트랙터라는 ‘자본’을 갖고 있지요. 차이가 있다면 농민은 자본을 활용해 ‘노동’으로 생산 활동을 했다면 자율주행 트랙터는 노동 없이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기존에 달성하지 못했던 높은 생산성을 달성했다는 것입니다.기사에선 인간과 자율주행 트랙터 간 일대일 대결이 다뤄졌지만 이 같은 기술 혁신이 전체 농업, 산업으로 확산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종사자들의 소득이 늘고, 국내총생산(GDP) 역시 증가할 것입니다. 이처럼 한 국가 경제의 생산 능력 향상으로 실질적인 국민소득이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경제성장’이라 말합니다.오랜 기간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의 요인이 무엇인지 탐구해왔습니다. 다양한 이론이 있었지만 반도체, 인공지능(AI) 패권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요즘 기술을 빼놓고 경제성장을 설명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오늘은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초기의 경제성장 이론은 미국 경제학자 에브시 도마가 개발했습니다.

  • 경제 기타

    고속성장하던 중국, 왜 '중진국 함정'에 빠졌나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2022년 3%, 2023년 5.2%를 기록했다. 한때 매년 10%대 성장을 지속하던 기록에 비해 급속히 낮아진 수치다. 3~4년 뒤엔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성장 속 저물가, 즉 디플레이션 징후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제 위기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한국에도 큰 위험 요인이다.경제성장이 느려지는 이유중진국 함정이란 저소득 국가가 경제개발 초기에는 빠르게 성장하다가 일정 수준에 이른 다음부터는 성장 속도가 느려져 소득이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세계은행이 2006년 발표한 ‘아시아 경제발전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대 중간 소득 국가였던 101개국 중 2000년대에 고소득 국가로 올라선 나라는 13개국뿐이었다.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수확체감의 법칙 때문이다. 수확체감의 법칙은 생산 요소 투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적 투입에 따른 산출량 증가분이 감소하는 것을 뜻한다.중진국 함정은 중간 소득 단계에 이른 나라가 지속적 성장에 필수인 경제구조 개혁에 실패한 결과다. 경제개발 초기엔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저부가가치 제조업을 육성해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인건비도 비싸지고, 더 이상 저임금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경제가 이 단계를 넘어 지속 성장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과 지식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많은 나라가 이런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중간 소득에 머물거나 저소득 국가로 되돌아간다.중국의 아

  • 경제 기타

    세계 각국이 '일본화 현상'…탈출구는 혁신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고성장을 이룩한 뒤 낮아진 성장률이 계속되는 현상을 말하죠. 저성장이 이어지면 다양한 사회문제가 따르는데요, 저성장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커지는 만큼 관련 문제를 익혀두면 수능뿐 아니라 논술 등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2022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전 세계는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었죠. 코로나19로 돈을 풀기 시작하고, 그 돈으로 오른 물가를 잡겠다며 다시 금리를 올리면서 표면상으로는 경제가 과열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을 돌이켜보면 여전히 세계는 저성장 국면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중국의 지속적 경기둔화, 유로존의 일본화(Japanification), 그리고 한국도 저출산과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우려가 크고요. 결국 전 세계가 일본화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일본화란 무엇일까요. 일본화는 일본 경제가 겪은 ‘장기 불황 구조’로의 진입을 말합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버블경제가 붕괴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장기 불황에 접어들어요.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생산성 악화 등이 겹치면서 디플레이션(물가하락)까지 겪죠. 온 국민이 가난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 겁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플라자합의’를 꼽기도 해요. 미국 달러의 가치를 일본 엔화 대비 높게 만드는 내용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엔저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일본 기업들은 수출경쟁력을 잃어버립니다. 이 틈에 한국 수출기업들이 덕을 본 것도 사실이죠. 일본 기업들은 1990년대 디지털로의 혁신 과정에서도 뒤처졌어요. 버블경제에 취해 혁신을 이뤄내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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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만원보다 1만9900원이 '훨씬 싸다'고 느끼는 이유

    “8만전자 찍었다 개미들 환호”.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을 다시 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 제목이다. 5만~6만전자에서 헤매던 투자자는 서둘러 차익을 실현했고,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에 나선 투자자도 많다. 그 때문에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8만전자’라는 말은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아니다. 7만9900원과 8만원은 100원 차이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투자자는 7만 또는 8만이라는 맨 앞자리 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투자 결정의 지표로 삼는다.3달러와 2.99달러의 차이삼성전자 주가뿐일까. 우리는 거의 모든 수를 대할 때 앞자리 수에 집착한다. 나이도 30대냐, 40대냐, 50대냐를 따지고, 아침에 올라간 체중계의 앞자리 수에 따라 그날 기분이 달라진다. 이렇게 제일 앞자리, 즉 가장 왼쪽에 있는 숫자를 보고 수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을 ‘왼쪽 자릿수 효과(left digit effect)’라고 한다.왼쪽 자릿수 효과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가 대형마트의 가격정책이다. 대형마트에는 6900원, 9900원, 1만9900원 등 가격이 900원 혹은 9900원으로 끝나는 상품이 유난히 많다. 앞자리만 바뀌게끔 가격을 살짝 낮춰 확 저렴해 보이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그런 얄팍한 상술에는 안 속는다고? 그렇지 않다.타티아나 소콜로바 네덜란드 틸뷔르흐대 교수 등 연구자 3명이 <저널 오브 마케팅 리서치> 2020년 8월호에 게재한 논문이 있다.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먼저 4.01달러짜리 땅콩버터와 3달러짜리 땅콩버터를 보여줬다. 그런 다음 4달러짜리 땅콩버터와 2.99달러짜리 땅콩버터를 보여줬다. 두 실험에서 땅콩버터의 가격 차이는 1.01달러로 같다.그런데 참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