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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실업 막고 안보 강화한다지만 비용 더 커질 수도

    자유무역이 생산과 소비를 증가시킴에도 불구하고 수입 상품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국가 전체로는 자유무역이 이득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국민 여론에 따라 보호무역정책을 펼치기도 한다. 사람들이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근거는 매우 다양하다. 매우 설득력 있는 근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 또한 많다. 이번 주에는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이유 중에서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이는 내용과 그러한 주장이 갖는 한계점에 대해 살펴보겠다.실업의 방지보호무역의 주장 근거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자유무역이 국내 실업을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비교우위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이 수입되면 국내 기업의 규모는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실업이 증가한다. 특히 자유무역으로 위축되는 산업은 주로 사양산업이다. 이 부문에서 발생하는 실업자들은 일반적으로 직업을 바꾸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자유로운 무역을 막아야 할 정당한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교우위의 원칙은 생산성이 낮은 부문을 축소하고 여기에서 나온 자원을 비교우위를 갖는 부문에 재배분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호무역을 통해 실업 증가를 억지로 막을 수는 있겠지만,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이 커지는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된다.국방상의 이유어떤 나라가 비교우위로 서비스산업이나 오락산업에 특화하고 식량산업이나 중화학공업 같은 제조업을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국가의 존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비교우위와 상관없이 식량산업과 중화학공업

  • 경제 기타

    돈은 계속 돈다?…지역화폐에 대한 오해들

    한 여행객이 10만원을 내고 어느 마을의 호텔 방을 예약했다. 이 호텔은 근처 가구점에서 10만원짜리 침대를 샀다.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10만원어치 주문했고, 치킨집은 문구점에서 10만원어치 물품을 구입했다. 이런 식으로 돈이 한 바퀴 돌아 마을 상권에 활기가 돈다는 아름다운 얘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페이스북에 올린 ‘기본소득 그림’의 내용이다. 이 대표가 ‘전 국민 25만원 지역화폐’를 추진하면서 이 그림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시 화제가 됐다. 한 번 뿌린 돈이 계속 돌고 돌아 상권을 살리는 ‘경제의 영구기관’은 가능할까. 무한 동력 창조경제?지역화폐로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아이디어는 승수효과에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승수효과란 정부 재정 지출이 최초 지출 금액보다 큰 폭으로 총수요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여행객이 호텔 방을 예약하면서 지출한 돈 10만원이 호텔에서 가구점으로, 가구점에서 치킨집으로 옮겨 가면서 전체 소비가 20만원, 30만원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승수효과는 한계소비성향, 즉 추가로 얻은 소득 중 소비에 쓰는 금액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승수효과의 크기는 1÷(1-한계소비성향)으로 계산한다. 앞서 든 예시처럼 호텔, 가구점, 치킨집이 추가로 번 돈을 전액 소비에 쓴다면 한계소비성향은 100%이고, 승수효과는 무한대가 된다.이렇게 돈이 무한히 돌고 도는 경제는 외부에서 한 차례 동력을 전달받으면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도 영원히 작동할 수 있다는 영구기관을 연상시킨다. 실제 물질계에서 영구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 기관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마찰열 등으로 열 손실이 발생해 처

  • 경제 기타

    컴퓨터가 1백만년 걸릴 계산, 양자컴은 하루 만에

    양자역학과 관련된 지문은 수능 모의고사에 종종 등장해왔어요. 2018년 9월인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인 ‘중첩’과 ‘얽힘’에 대해 설명하고 양자컴퓨터의 등장 가능성을 다루는 지문이 나왔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술 관련 비문학 지문이 수능에 출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양자컴퓨터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컴퓨터는 0과 1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이진법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bit)라는 단위를 사용해 정보를 처리하는데, 이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 상태가 가능하죠. 예를 들어 미로를 찾는다고 해요. 일반 컴퓨터는 길을 하나하나씩 찾아가야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수많은 길을 탐색합니다. ‘얽힘’은 서로 멀리 떨어진 큐비트가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특성이죠. 데이터 공유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산 속도가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어떤 암호를 해독할 때 일반 컴퓨터로 수년이 걸릴 문제를 양자컴퓨터로는 수초 내에 해결할 수 있죠. 예를 들어 300자리 정수로 이루어진 1000비트의 숫자를 소인수 분해할 때, 기존 컴퓨터는 약 100만 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양자컴퓨터는 성능에 따라 1초에서 1일 이내 계산이 가능해요.데이터베이스 탐색 속도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집니다. 인공지능 속도 또한 비약적으로 빨라진다는 뜻이죠. 구글은 자신들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연산을 200초 만에 해냈다고 발표하기도 했어요.양자컴퓨터의 연산은 큐비트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많은 기관에서 큐비트 생성 방법

  • 경제 기타

    보호무역 강화땐 생산·소비 줄어 후생 감소

    무역은 국가의 개입 여부에 따라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으로 나눌 수 있다. 자유무역은 국가가 무역에 간섭하지 않고 수출입 기업 간에 자유롭게 거래하는 것이며, 보호무역은 국가가 개입해 두 나라 사이의 교역에서 수출량과 수입량을 조정하는 무역 형태다. 지난주까지는 무역을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으로 구분하지 않고, 교역을 하면 이득이 생긴다는 점에서 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무역으로 발생하는 이득은 자유무역을 하는지, 보호무역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번 주부터는 이 두 가지 무역 방식을 구분해 현실에서 발생하는 무역의 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 자유무역의 장점자유무역을 하면 무역 이전보다 소비가 증가해 무역의 이득을 최대로 누릴 수 있다. 또한 각국의 기업들이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국가의 간섭 없이 무역하면 이윤 극대화를 위한 생산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의 자원 수준에서 세계경제 전체의 생산량이 최대로 증가하기 때문에 소비량 역시 최대로 늘어나 모든 나라의 경제적 후생이 최대가 된다. 자유무역은 희소한 전 세계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그 밖에도 자유무역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비용 절감이나 경쟁을 통한 기술 발전 등과 같은 효과도 가져다준다. 보호무역의 등장자유무역의 장점이 많지만 보호무역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보호무역을 처음 주장한 국가들은 후발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과 독일이었다. 지금은 선진국이 되어 자유무역을 옹호하면서 자유무역의 이득을 크게 누리고 있지만, 자본주의 초기만 하더라도 영국을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에 비해 낙후된 국가였

  • 경제 기타

    놀이공원 매직패스, 소비자 위한 '가격 차별'

    롯데월드에 입장하려면 6만4000원짜리 종합이용권을 사야 한다. 말이 종합이용권이지 뭐라도 타려면 한 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기다리는 수고를 덜려면 매직 패스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5만4000원을 내면 다섯 가지를, 7만5000원을 내면 일곱 가지를 5~6분만 기다렸다 탈 수 있다. 이런 ‘패스트 트랙’은 종종 논란을 낳는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한 방송에서 “(매직 패스는) 새치기할 권리를 돈 주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매직 패스와 비슷한 ‘가격 차별’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새치기처럼 나쁜 것도 아니다. 고깃집 손님들이 말하지 않는 것고깃집을 예로 들어 보자. 서울 마포구에 있는 T식당의 돼지갈비는 1인분에 1만8000원이다. 식당이 손해 보지 않으려면 1인분에 최소 1만5000원은 받아야 한다고 가정하자.손님 중에는 돼지갈비가 2만원이어도 먹을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돼지갈비를 아주 좋아하거나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돼지갈비에 기꺼이 내고자 하는 금액, 즉 지불 용의가 높은 소비자다. 반대로 돼지갈비가 1만6000원이면 사 먹을 텐데 1만8000원은 너무 비싸다며 안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불 용의가 낮은 소비자다.식당 주인 입장에선 손님 개개인의 지불 용의에 따라 가격을 달리 매길 수 있다면 이상적이다. 2만원을 내고도 먹겠다는 사람에겐 2만원에 팔고, 1만6000원이면 먹겠다는 사람에겐 1만6000원에 판다면 매출과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처럼 동일한 상품에 대해 구입자에 따라 각각 다른 가격을 받는 것을 가격 차별이라고 한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모든 소비자의 지불 용의를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

  • 경제 기타

    비교우위 낮아도 '상품차별화'로 수출할 수 있죠

    비교우위는 국제무역을 발생시키는 가장 중요한 근간이다. 많은 경제학자가 비교우위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무역의 발생을 설명하려고 시도했지만 대부분 비교우위의 큰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무역을 일으키는 원인보다는 비교우위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만 설명한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비교우위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국제무역의 발생과 패턴을 얘기한 경우도 있다. 산업내 무역두 나라가 보유한 자원과 소비패턴이 비슷하다면 비교우위가 있는 상품이 서로 유사할 것이므로 무역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무역은 서로 다른 여건을 가진 나라들 사이에서 비교우위가 크게 나타나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무역은 이와 같은 예상과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무역보다는 여건이 비슷한 선진국 상호 간의 무역이 세계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이 수출하고 수입하는 품목에도 컴퓨터나 옷과 같은 다른 재화가 아니라 자동차와 자동차 같은 동일한 재화를 수출하면서 동시에 수입하는 경우도 많다.어떤 나라가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자동차에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면 모든 차종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차종을 수입하는 이유는 독점적 경쟁시장에서 살펴본 상품차별화(product differentiation)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오늘날 소비자들의 선호가 매우 다양해지면서 자동차뿐만 아니라 소비재로 사용되는 모든 공산품은 상품차별화가 매우 광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을 한 나라에서 모두 만들게 되면 생산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비교우위를 가지지 않는 나라에서도 일부 차별화된

  • 경제 기타

    인구 반영해 지급액 조절…연금제도 유지에 필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 중 하나인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관련해 ‘국회 승인 후 발동’ 조건을 달면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정부와 여당에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자동조정장치에 민주당은 “‘연금 삭감 장치’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해왔지만 이 대표가 조건부 수용 입장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 2025년 2월22일자 한국경제신문 -전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가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전향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그간 답보 상태이던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뉴스가 전해지자 여당인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내비친 반면 민주당이 핵심 지지층인 양대 노총과 참여연대 등 시민 단체들은 “연금 개악”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그간 연금개혁 논의는 ‘내는 돈’을 의미하는 보험료율과 ‘받는 돈’을 좌우하는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많은 전문가가 자동조정장치 도입은 그 하나만으로 중요도가 모수개혁에 맞먹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은 자동조정장치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자동조정장치는 연금이 오랜 기간 지속 가능하도록 재정을 안정화하는 장치입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점점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고 받을 사람만 늘어난다면 그 연금은 오래갈 수 없겠지요. 따라서 가입자 수와 수명 변화 등에 따라 기존 수급자의 연금액을 조정하는 것이 자동조정장치의 핵심 기

  • 경제 기타

    생산 기회비용 적은 상품이 수출에 유리해요

    이번 주에는 비교우위로 무역이 발생하는 과정을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살펴보겠다. 국가는 A국과 B국 두 나라만 있고, 이들 국가에서 생산해 다른 나라와 교역하려는 재화는 컴퓨터와 옷 두 가지밖에 없다. 각 나라에서는 컴퓨터와 옷을 생산하는데, 노동력만 투입하며 양국의 노동 규모는 동일하고 시간당 임금도 같아 노동 투입 시간이 바로 재화의 생산비라 할 수 있다. A국에서 컴퓨터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은 4시간, 의류 1벌은 8시간이다. B국에서 컴퓨터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은 12시간, 의류 1벌은 10시간이다. 이러한 생산과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비교우위와 기회비용A국은 두 상품 모두 B국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으므로 두 재화 모두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로는 두 나라 사이에서 무역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비교우위를 이용하면 절대우위로는 설명되지 않는 두 나라 사이의 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를 찾아낼 수 있다. 비교우위를 통해 어느 나라가 무엇을 수출 또는 수입하게 되는지는 기회비용으로 설명하는 것이 편리하다.A국이 컴퓨터 1대를 더 생산하기 위해서는 의류 0.5(4/8)개를 포기해야 하고, B국에서는 1.2(12/10)개를 포기해야 한다. 의류의 경우 A국이 의류 1벌을 더 생산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2(8/4)개를 포기했지만, B국은 약 0.83개(10/12)를 포기해야 한다. 컴퓨터 생산 측면에서는 A국의 기회비용이 B국보다 더 작고, 의류는 B국의 기회비용이 A국보다 더 작다. 따라서 A국은 컴퓨터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고, B국은 의류 생산에 비교우위를 갖는다. 각 나라에서 생산하는 재화의 기회비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