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커버스토리] 벡터·함수·미분·확률…수학과 화해해요
수학을 싫어하게 된 결정적 시기가 여러분에게 있었을 것입니다. 초등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셋 중 하나죠. 수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있었을 것입니다. 100점을 맞았다든가, 좋아한 쌤이 수학쌤이었다든가, 그런 거죠. 전부가 수학을 잘할 필요는 없지만, 수학에 적대적일 필요는 없지요. 수학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애증의 과목이니까요. #1. 결정적 계기 만나기수학자 중에 앤드루 와일즈라는 사람이 있어요. 인류 최대의 난제라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300여 년 만에 증명한 수학자죠.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가 낸 문제는 단순했습니다. [Xn+Yn=Zn.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였죠. 그가 수학을 좋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63년 찾아 왔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우연히 마을 도서관에 들어간 열 살짜리 아이는 《최후의 문제》라는 책 속에서 이 문제를 만났습니다. 아이는 문제 모양이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가 평생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꽂혀서 끙끙거리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앤드루 와일즈는 1993년 6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수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풀었습니다. 마을 도서관, 《최후의 문제》라는 책…, 수학이 좋아지게 되는 계기를 만나면 좋겠습니다. #2. 수학과 화해하기수학을 대하는 마인드와 시각을 바꾸는 첫째 화두는 ‘수학과 화해하기’입니다. 이과생들은 수식이 가득한 책을 줄줄 읽고, 문제를 보면 바로 풀 것이라고 문과생들은 오해하죠. 아닙니다. 이과생도 수학을 싫어하고 잘 못합니다. “수학이 내 적성과 맞지 않구나”라며 지레 겁을 먹고 수학과 담을 쌓는 것은 그래서 옳지 않죠. 정말 수학과 맞지 않는 학생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 탓이 아니라 남 탓입니다. 잘 못 배운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라 잘못 가르친 책과 선생님 탓이라고 합시다. 물론 정신 승리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는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선생님을 찾아볼 수 있어요. 학교에도 계시지만 인터넷이나 유튜브에는 그런 선생님이 정말 많습니다. 자기들이 학생 때 수학을 이렇게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라면서 가르쳐주죠. 초등학교 때 그 어려운(?) 분수를 재미있게 가르치지 않은 선생님 때문에 수포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학생 잘못이 아니죠. ‘벡터’ ‘확률’ ‘미분’도 어렵지 않습니다. 수학과 화해합시다. #3. 수포자에서 수학 예찬론자로초등학생 때 우리는 모두 수학 천재였습니다. 기억나세요? 더하기 척척, 구구단 척척. 중학교 때부터 운명이 완전히 갈렸습니다. 《수학을 읽어드립니다》 저자인 남호성 교수님도 그랬다고 합니다. 문과, 이과로 구분해야 했던 고교 때 수학 스트레스에서 탈피하기 위해 문과를 택했다는군요. “그래 수학 포기다. 오늘부터 난 문과 적성이다. 이왕이면 문과에 가서 점수나 잘 받자.” 문과 계열 대학에 가면 수학을 안해서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수학과 거리가 먼 영문학과에 진학한 그는 음성학을 연구하면서 코딩을 접하게 됐어요. 이것은 고교 수학과 달리 말랑말랑했고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수포자였던 그는 지금 개발자로서 인공지능연구소를 운영 중입니다. 고교 문과생도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수학이 다르게 다가온다고 남 교수님은 말합니다. #4. 미래에 필요한 수학 대세론여러분이 대학에 가고, 취업할 즈음이면 세상은 더욱 더 디지털화될 것입니다. 남 교수님은 다섯 가지 수학영역이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컴퓨터가 인식하는 숫자열 즉 벡터, 데이터를 입출력하는 함수, 함수들의 조립을 쉽게 그리고 제대로 해주는 행렬, 좋은 행렬을 구하는 데 필요한 수학 개념인 미분, 그리고 확률입니다. 고교 때 접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학교는 미래 시대에 꼭 필요한 이런 것들을 친근하게 가르치지 않는다고 남 교수님은 지적합니다. 뭘 먹으면 대변이 나오는 것은 함수관계이고, 미분은 입력이 출력에 끼치는 영향력이라는 거죠. 코딩이 업무용 언어가 된 지 오래됐습니다. 모르면 대화에 적극 참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수학을 대하는 ‘마인드’를 리셋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1. 수학이 어렵게 다가오기 시작한 시기와 계기를 회상해보자.

2.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유튜브 쌤들이 가르쳐주는 수학에 비해 왜 어려운지 알아보자.

3. 《수학을 읽어드립니다》를 읽고 독후감을 쓴 뒤 생글 편집진에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