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되 지나치게 크고 많은 공부량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9월 모의고사, 그리고 2개월의 시간을 더 준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기 때문에 반드시 한 달 만에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여름방학, 목표는 높게 잡고 욕심은 적게 부리세요
여름방학은 고3 수험생에게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한 달 남짓 되는 기간인 데다 학교 정규 수업시간 없이 하루 24시간을 모두 학생의 재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1년 중 얼마 안 되는 짧은 기간이기 때문이죠. 1학기 중에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공부를 이때 할 수 있고, 보다 자유로운 공간에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몇 년 먼저 수험생 생활을 겪어본 선배의 입장에서 이 시기에 잊지 말았으면 하는 몇 가지를 말해보고자 합니다. 게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먼저,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자신이 어떻게 방학을 보냈는지 되돌아보세요. 계획 없이 놀기만 하다가 정말 순식간에 방학이 끝나버려 아쉬웠던 경험을 하지는 않았는가요? 한 달이라는 시간은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에 충분한 시간이지만, 신경 쓰지 않으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짧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수험생으로서 알찬 방학을 보내고 싶다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사람마다 1학기까지 공부한 양과 자신의 위치가 각각 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여름방학 계획을 따라 할 것이 아니라 현재 나에게 맞는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죠. 그리고 현재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지표가 바로 지난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평가 결과입니다. 성적을 처음 받았을 당시에는 나의 점수와 대학별 학과별 커트라인을 보고 스스로 만족했거나, 부족함에 좌절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 감정을 뒤로하고 다음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내가 어떤 부분을 더 배우거나 연습해야 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6월 모평에서 확인한 내용을 과제 삼아 여름방학을 통해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 계획일 것입니다. 번아웃과 체력 저하를 주의해야다만,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되 지나치게 크고 많은 공부량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9월 모의고사, 그리고 2개월의 시간을 더 준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기 때문에 반드시 한 달 만에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계획량은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떨어뜨리기 쉽고, 설령 정말 굳은 의지로 모든 계획을 수행한다고 해도 얼마 안 가 지쳐 무기력증이 올 수도 있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번아웃 증후군처럼 말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한 달은 충분히 긴 시간이지만 우리에게는 3개월이 넘는 시간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지금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지금 해야 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문제 푸는 시간을 단축하는 연습의 경우 1회분 모의고사를 주기적으로 풀어 실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는 좋지만, 구체적인 문제 풀이 스킬이나 적중 연계 지문 공부에 몰입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여름방학은 ‘1학기까지 공부한 내용을 기출로 충분히 복습하고 체득하는 시간’이면서 ‘필요하다면 심도 있는 이해를 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본격적인 실전 연습은 9~11월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역시 지금 나의 수준과 상황에 맞춰서 정해야 합니다. 정말 실전 연습만 해도 되는 단계가 아니라면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복습해 체화하는 것이 급선무이죠.

또한 목표한 바를 이루겠다고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체력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운 날씨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운동하기 힘든 요즘이지만, 집에서 하는 맨몸 운동이나 스트레칭, 할 수 있다면 산책이나 조깅 정도는 주기적으로 해서 남은 3개월 동안 지치지 않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말 운동할 여건이 안 된다면 적어도 규칙적인 수면과 건강을 생각하는 식사를 습관화하는 것만으로도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덥고 습하고 날씨도 오락가락하는 상황에 마스크를 쓰고 공부에 집중하기란 매우 힘듭니다. 그럼에도 기왕 수험생의 신분이 되어 수험기간의 절반을 넘게 보낸 지금, 조금만 더 힘내서 각자 목표한 바를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조승호 생글기자 13기, 연세대 경영학과 20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