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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연인보다 '자식 사랑'이 더 강렬…뇌과학이 밝혔다

    사랑은 인간이 느끼는 근원적 감정 중 하나로, 사전적 뜻은 '타인을 사랑하거나 특정 대상을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대상에 따라 사랑을 가족 간 사랑, 연인 간 사랑, 친구나 동료와의 우정, 동물이나 자연을 향한 사랑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종류야 어찌 됐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사랑이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똑같다.이렇게 숭고한 감정인 사랑에 감히 순위를 매길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강도의 차이는 있어 보인다. 예컨대 친구와의 우정은 만남이 소원해지거나 더 친한 친구가 생기면 사그라들지만,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는 부모는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유형에 따라 강도도 다를까? 오랜 시간 사람의 감정과 신체 반응의 관계를 연구해온 핀란드 알토대 연구팀이 최근 사랑의 유형에 따른 뇌 활동 강도와 영역을 분석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놨다. 국제학술지 <대뇌피질(Cerebral Cortex)> 8월호에 실린 연구다.연구팀은 먼저 1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28~53세 사이의 성인 남녀 55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모두 평균 연애 기간이 11.9년인 연인이 있었으며, 27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뇌 활동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fMRI는 활성화된 뇌 부위에 혈류의 양이 증가하는 원리를 이용해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됐는지 측정하는 기술로 혈류량이 적을수록 파랗게, 많을수록 붉게 나타난다.연구에서 살펴본 사랑의 유형(대상)은 연인, 자녀, 친구, 낯선 사람, 반려동물, 자연 등 총 여섯 종류다. 연구팀은 피실험자에게 각 유형에 관한 짧은 이야기와 사랑과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를 오디오를 통해 들려주며 뇌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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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난화의 주범 '비행운' AI로 지운다

    푸른 하늘을 가르며 비행기는 때때로 하얀 구름 같은 흔적을 남긴다. 그런데 이 비행운은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다. 최근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비행운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비행경로를 조금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하늘을 더 맑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항공기가 비행하면서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행기가 특정 대기에서 형성하는 비행운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2011년 독일 과학자들은 비행운이 비행기 엔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보다 더 강력한 온난화를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했다. 이는 항공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을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2020년에 발표된 영국 서식스 대학의 연구 역시 비행운이 항공산업의 전체 환경 영향 중 약 60%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비행운은 주로 비행기가 대기 상층부를 비행할 때, 엔진에서 나온 미세입자가 대기 중 수증기와 결합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비행운은 차갑고 습한 기후에서 더 쉽게 형성되며,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대기 온도가 영하 40℃ 이하, 상대 습도가 60% 이상인 고도 8000~1만2000m에서 주로 형성된다.비행운은 ‘권운(새털구름)’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낮은 고도에서 권운은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효과는 일시적이며, 주로 낮에만 나타난다. 반면 밤에는 복사열을 가둬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때문에 비행운은 온실가스와 비슷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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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 아프리카서 남미까지 쉬지 않고 날아

    곤충은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멀리 날 수 있을까. 새들의 장거리 비행에 대해서는 비행거리는 물론 출발지, 목적지, 경로까지 정확히 밝혀진 데 반해 곤충은 비교적 알려진 바가 적었다. 새들은 몸에 GPS 추적기를 부착할 수 있지만 곤충은 무게가 너무 가벼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여러 기술을 종합해 곤충의 장거리 비행에 관한 미스터리가 밝혀졌다.2013년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식물학연구소 제라르 탈라베라 연구원은 남아메리카 대륙의 기아나(프랑스령)에서 작은멋쟁이나비(Vanessa cardui) 무리를 발견했다. 이 나비들은 날개가 찢겨 있었으며, 모래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제라르 탈라베라 연구원은 이 나비가 오랜 비행을 한 직후일 것으로 추측했다. 작은멋쟁이나비는 대륙 간 이동을 하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고, 남아메리카에서는 개체군을 안정적으로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대륙에서 날아온 나비라는 가설을 세운 것이다. 제라르 탈라베라 연구원이 이끄는 스페인, 폴란드, 캐나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무리 중 세 마리를 포획해 여러 가지 분석을 진행했다.먼저 연구팀은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포획한 작은멋쟁이나비의 유전자와 이번에 포획한 나비의 유전자를 모두 분석·비교했다. 그 결과 북아메리카와 유럽-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나비는 집단 간 유의미한 유전자 차이가 있었고, 이번에 포획한 나비는 둘 중 유럽-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개체였다. 이로써 포획한 나비가 대서양을 건너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연구팀은 나비의 비행 출발지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포획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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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서 가장 많은 독일바퀴, 고향은 아시아

    깜깜한 밤,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검은 그림자가 보인다. 혼비백산하며 급하게 불을 켜니, 번개처럼 빠르게 도망가 숨어버린다. 바로 해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극혐'의 대명사 바퀴벌레다. 바퀴벌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곤충 중 하나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에 따르면, 약 3억 2000만 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부터 이미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바퀴벌레는 환경 적응 능력이 매우 뛰어나 공룡이 사라진 백악기의 대멸종 시기에도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번성하고 있다. 전 세계에 바퀴벌레 4600여 종이 서식하며, 열대지방부터 북극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이렇게 많은 바퀴벌레 중 인간의 거주지에서 발견되는 바퀴벌레는 약 30종 정도다. 한국에는 약 10종의 바퀴벌레가 서식하는데, 이 중에서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바퀴벌레는 ‘독일바퀴(Blatella germanica)’라고 불리는 종이다.독일바퀴는 1756년부터 1763년까지 일어난 7년 전쟁 중 군대의 식량 저장고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때는 서로 상대의 이름을 따 ‘러시아 바퀴벌레’ 혹은 ‘프로이센 바퀴벌레’로 불렸다. 그러다 1767년 ‘생물 분류학의 아버지’라 일컫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가 ‘바퀴’라는 종을 명명하면서 독일바퀴라는 이름을 얻었다.그런데 이름과 달리, 독일바퀴는 독일과 크게 관련이 없다. 린네도 채집된 표본이 독일에서 온 것이라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게다가 독일바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번성한 종이지만, 야생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오직 인간의 거주지에서만 볼 수 있다. 아무도 원하지 않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키우는 ‘반려벌레’가 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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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땅속에 묻는다

    역대급 더위였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34일 연속으로 발생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절실할 때! 지구 반대편 유럽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대형 포집기가 가동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매머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 공기를 빨아들인다. 원리는 공기청정기와 유사하다. 대기는 질소가 78%, 산소 21 %, 아르곤 0.9%, 이산화탄소 0.03%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필터를 이용해 이 중 0.03%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만 걸러내는 기술이다.먼저 거대한 벽에 설치된 선풍기 수백 대가 작동하면서 대기 중 공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시설 안으로 들어온 공기는 연결된 파이프를 따라 이동해 화학 필터를 통과한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만 모이고, 나머지는 다시 시설 밖으로 내보내진다. 필터를 통해 분리된 이산화탄는 물과 섞여 탄산수로 변신한다. 우리가 먹는 탄산음료와 같은 형태다. 이산화탄소를 머금은 탄산수는 다시 파이프를 통해 이동한다. 파이프의 끝은 지하 800~2000m 현무암 지층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니까 이산화탄소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땅속이다.매머드가 위치한 헬리셰이디는 대표적 화산 지대로 이 지역의 지층은 주로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다. 현무암은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지는데, 용암에서 가스가 빠져나간 흔적 때문에 구멍이 많다. 큰 압력을 가해 탄산수를 현무암층에 밀어 넣으면 현무암의 빈 공간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이후 탄산수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현무암 속 칼슘, 마그네슘, 철과 화학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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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역 앞둔 허블…제임스웹으로 '세대교체'

    빛은 파장에 따라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로 나뉜다. 사람의 눈은 파장이 400~700μm인 가시광선만 지각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천체가 내뿜는 빛의 파장이 이 범위를 벗어난다면 해당 파장을 포착해 분석하는 특수 장치가 있어야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지구에서는 이런 장치가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지구 대기가 가시광선과 전파 이외에 빛을 대부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46년 미국의 천문학자 라이먼 스피처는 망원경을 우주에 보내 천체를 관측하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고, 1977년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그의 제안에 따라 ‘우주망원경’ 개발에 착수했다.우주망원경은 천체 관측 장비를 갖춘 일종의 인공위성이자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천문대다. 지구 대기 밖에서 활동하므로 모든 파장의 빛을 마주할 수 있고, 가시광선 파장 범위의 빛도 지구에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낮과 밤, 날씨에 제약 없이 1년 내내 관측할 수 있는 점과 도시의 조명, 가로등 같은 광공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지상에 설치된 망원경보다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우주에 떠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어려우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또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아 가동 기간 역시 짧다.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우주망원경은 1990년 발사된 이후 34년째 임무를 수행 중인 ‘허블 우주망원경’(이하 허블)이다. 허블은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을 포착할 수 있는 망원경으로, 길이는 13.2m, 주경(primary mirror)의 지름은 2.4m에 달한다. 웬만한 인공위성보다 크기가 커서 일반 발사체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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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표면의 '준액체층'이 윤활유 역할

    33℃가 넘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얼음 동동 띄운 음료로 더위를 달래며 겨울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차가운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며 스케이트를 타는 상상만 해도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얼음은 왜 미끄러울까?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놀랍게도 우리는 아직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과학자들은 150년간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19세기 중반, ‘켈빈 경’으로 유명한 윌리엄 톰슨은 압력으로 인해 얼음이 녹아 미끄러운 층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탈 때 스르륵 미끄러지는 이유는 우리의 체중과 면적이 좁은 스케이트 날 때문에 얼음 표면에 큰 압력이 가해지고, 이로 인해 얼음이 녹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학 시간에 배운 물의 상평형 그래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고체에 온도를 높이거나 압력을 가하면 액체로 바뀐다.이 가설은 오랜 시간 가장 널리 받아들여졌지만, 이후 연구를 통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가설대로라면 -10℃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얼음이 녹지 않아 스케이트를 탈 수 없어야 하고, 일반 신발을 신고 얼음 위를 걸어도 미끄러지지 않아야 한다. 얼음에 가해지는 압력이 1기압 올라가도, 얼음의 녹는점은 겨우 0.01℃만 내려갈 뿐이기 때문이다. 낮은 온도에서 스케이트를 타려면 수백 kg의 무게가 나가는 코끼리 발에 스케이트를 신겨도 불가능할 만큼 엄청난 압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압력만으로는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그래서 과학자들은 다른 가설을 생각해냈다. 얼음 위를 움직이면 마찰이 생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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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가 부른 모기의 역습…1년 내내 위협?

    지난 8월 8일,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이와 함께 감염병을 전파하는 매개모기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연중 높은 기온이 지속되면서 모기의 발생 시기는 더욱 빨라지고, 개체수도 증가하고 있다. 모기가 전파하는 질병의 위험성이 한층 높아지는 상황에서 계절에 상관없이 모기를 볼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입추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기다. 입추가 지났지만, 폭염은 여전하다. 기후변화로 예년보다 뜨거운 날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기후는 폭염에 기습 폭우까지 동반하고 있다. 높은 기온과 습한 환경은 모기의 활동도 덩달아 부추기고 있다.모기의 최적 활동 온도는 25~30℃다. 13℃ 아래에서는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이는 반대로 15℃만 돼도 모기가 활발히 흡혈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습도가 60% 이상이면 모기의 활동량은 더욱 늘어난다. 최근 기후변화로 연간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비정상적인 강수가 잦아지면서 모기 생태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모기의 출현 속도가 빨라지고, 활동 기간이 길어졌으며 서식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여름에만 모기가 극성을 부렸다면, 이제는 봄과 가을, 심지어 겨울에도 모기가 활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여름철 모기’라는 말이 옛말이 된 셈이다.광주시 보건환경원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채집기 1대당 평균 모기 개체수는 131.5마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17)의 7.7배에 해당하며, 지난해 최대 개체수를 기록한 6월(93)보다 높은 수치였다. 또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도심 모기 트랩 지수는 90.7로, 전년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