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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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13년·17년 주기로 성충되는 매미 동시에 나와
지난 5월 8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매미 김치'가 소개됐다. 한국계 미국인 셰프가 만든 매미 김치는 매미를 통째로 양념과 버무린 형태였다. 이 외에도 기사에는 매미 파스타, 매미 토르티야 등 다양한 매미 요리가 열거됐다. 미국의 일간지에 때 아닌 '매미 레시피'가 나타난 이유는 미국에서 2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미 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예측에 따르면 규모는 최대 1000조 마리다.매미는 생애의 대부분을 땅속에서 보낸다. 성충이 나뭇가지에 낳아둔 알에서 부화한 매미 유충은 땅으로 떨어진 다음 땅속을 파고들어가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산다. 나무뿌리 수액에는 물과 미네랄이 포함돼 있다. 유충 상태로 땅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종마다 다른데, 한국에서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참매미와 말매미, 유지매미는 땅속에서 5년을 사는 ‘5년 주기 매미’다.우리는 여름마다 비슷한 크기의 매미 울음소리를 듣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종의 대부분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2년, 4년 등 주기를 안 지키고 땅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 사는 매미는 13년이나 17년 등 긴 주기를 지니는데, 외부 요인에 상관없이 주기를 엄격하게 지킨다. 그래서 이들을 따로 ‘주기 매미’라고 분류해 부르기도 하는데, 전 세계 3400종 중 9종이 여기에 속하며 이 중 7종이 미국에 서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매미 울음소리가 수년에 한 번꼴로 들린다.올해는 미국에서 13년 주기 매미(Brood XIX)와 17년 주기 매미(Brood XIII)가 동시에 땅 밖으로 나오는 해다. 이 두 매미가 동시에 발생한 것은 13과 17의 최소공배수인 221년 전 1803년으로, 미국의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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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비슷해 병에 취약…멸종 예방 위한 조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꾼 바나나를 먹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최근 호주 유전기술규제처(OGTR)는 퀸즐랜드공대 연구팀에 파나마병에 내성을 지닌 유전자변형(Genetically Modified, 이하 GM) 바나나의 상업적 재배를 승인했다. 앞서 호주·뉴질랜드식품기준청(FSANZ)은 이 바나나에 대해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하다며 호주와 뉴질랜드 내 판매를 허가했다. GM 바나나가 세계 최초로 ‘식용’ 인정을 받은 것이다. 유전자변형식품에 관한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GM 바나나를 만들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바나나의 장점 중 하나는 먹다가 씨를 뱉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씹히지 않는다고 해서 씨가 없는 건 아니다. 심지어 야생 바나나는 먹기 힘들 정도로 씨가 굵고 딱딱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바나나는 ‘씨 없는 수박’처럼 교배를 통해 만든, 염색체가 3벌이 있는 3배체 재배종이다. 3배체 종은 사람 같은 2배체 종과 다르게 감수분열할 때 염색체 분리에 이상이 나타나 생식능력을 상실하는데, 이 때문에 씨가 없다. 가끔 보이는 바나나 속 작고 검은 알갱이는 씨앗의 흔적일 뿐 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이런 이유로 바나나는 일반 작물처럼 씨앗을 심어서 재배할 수 없다. 그래서 바나나를 수확한 후 지제부(줄기가 땅에 접한 부분)의 가지를 잘라 옮겨 심는 방식으로 번식시킨다. 필연적으로 새로 자라는 바나나나무는 마치 복사한 것처럼 기존 나무의 유전자를 유지하는데, 이는 곧 비슷한 품종의 바나나는 유전자가 거의 동일하다는 뜻이다. 씨가 사실상 없는 바나나를 계속 재배할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자칫 이 품종에 치명적인 병이 퍼질 경우 일제히 피해를 볼 수 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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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람석과 물 반응으로 생성…"1만년 사용량 매장"
기후 위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청정연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온실가스를 내뿜지 않는 수소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그런데 자연의 수소를 청정연료로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땅속에서 무한히 꺼내서 말이다. 실제로 지구 곳곳에서는 천연수소 매장지가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다. 과연 천연수소가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 수 있을까.천연수소의 발견은 1987년 말리에서 시작됐다. 말리 부라케부구에서는 한창 시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시추공이 담배를 피우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파낸 구멍에서 바람이 나와 슬쩍 들여다봤다. 그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사이언스>를 통해 “불은 푸른 빛이었고, 검은 연기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폭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발생 후 우물은 틀어막았고, 그곳은 저주받은 장소로 잊히는 듯했다.시간이 한참 지난 2007년, 석유 회사 페트로마(현 하이드로마)의 알리오우 디알로 회장은 “저주받은 곳을 축복의 장소로 바꾸고 싶다”며 우물이 포함된 부지를 사들였다. 실험 결과 우물에서 나온 가스의 98%가 수소였다. 이후 수소를 연소시키는 발전기를 설치해 마을에 전력을 공급했다. 어둡던 마을에는 빛이 들어왔다.이 사건은 전 세계에 천연 수소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이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2022년 10월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전 세계 땅속에 5조 톤에 이르는 천연 수소가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는 수천 년 동안 급증하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양이다.지구에 천연 수소가 가득할 거란 추측은 점점 증명되고 있다. 고농도 수소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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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으면 장내 미생물도 불안정해져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혹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해 당장 화장실에 가야 할 만큼 난감한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대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복통과 설사 등이 반복되는 질환을 '과민성장증후군'이라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약 10%가 과민성장증후군을 앓고 있다. 심한 사람의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과민성장증후군을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내장기관의 과민성, 장의 운동성 변화, 유전적 요인, 장내 세균 불균형 등 여러 가지가 이유로 꼽히고 있다. 스트레스도 그중 하나다.뇌에서 느끼는 정신적 긴장감과 부담감이 어떻게 멀리 떨어진 대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걸까. 이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 불리는 이론이다. 장과 뇌는 신경계, 호르몬, 면역체계 등을 통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때 장내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이들의 중개 역할을 한다.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이 신호가 되어 뇌에 변화를 일으키고, 반대로 정신적 스트레스나 기분 변화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장의 활동이 바뀐다.많은 과학자가 스트레스와 과민성장증후군의 관련성을 밝혀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약학대학교 연구팀이 스트레스가 어떻게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주어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냈다. 연구팀은 2주간 생쥐를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한 뒤 대장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쥐에서는 바이러스, 세균 등 병원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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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유발 분자 억제…당뇨·비만에도 효과 기대
"이 음식에 땅콩 들어 있나요?" 식품 알레르기 환자들의 메뉴 주문은 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입술이 부푸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일어난다. 피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 알레르기 환자들이 외식할 때마다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줄 소식이 나왔다. 식품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한 것이다.몸은 해로운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이를 항원으로 인식하고 항체를 만들어내면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식품 알레르기는 면역계가 해가 없는 특정 음식 성분을 항원으로 인식하면서 비정상적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성인보다 소아 유병률이 높으며, 일반적으로 소아의 6~8%, 성인의 1~2%가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은 다양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우유, 달걀, 땅콩, 견과류, 생선, 갑각류, 콩, 밀, 참깨 등 아홉 가지를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미국과 영국은 땅콩·갑각류 알레르기가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우유·달걀이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이다. 과학자들은 국가마다 유전적·환경적 이유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에 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다.식품 알레르기 반응은 피부가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고, 입술이 부풀어오른다. 구토와 설사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심하면 호흡곤란과 어지럼증, 혈압 저하 등 아나필락시스까지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환자의 약 35%는 식품 알레르기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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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같이 정교한 영상…개방 앞두고 우려 목소리 커
지난 2월 챗GPT를 개발한 미국 기업 오픈AI가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소라(Sora)’를 공개해 관심이 뜨겁다. 소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동영상을 생성하는 AI로, 현재는 제한된 수의 창작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지난 2월 챗GPT를 개발한 미국 기업 오픈AI가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소라(Sora)를 공개해 관심이 뜨겁다. 소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동영상을 생성하는 AI로, 현재는 제한된 수의 창작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챗GPT를 필두로 글 쓰는 AI, 이미지를 제작하는 AI, 번역하는 AI, 코딩하는 AI 등 고유한 능력을 지닌 AI가 속속 등장했지만, 유독 소라의 등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소라 이전에도 영상을 만들어주는 AI는 있었다. 하지만 이전의 AI들이 만든 영상은 총길이가 20초를 넘지 못했고 품질도 떨어졌다. 반면 오픈AI의 발표에 따르면 소라는 최대 1분 길이의 고화질 영상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더 놀라운 것은 소라가 생성한 영상의 내용이다. 소라가 만든 영상은 굉장히 생생하고 정교해 미국의 기술 전문 매체 테크노피디아는 소라가 세상에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며 ‘할리우드의 종말’이라는 말을 기사에 실었다. 영상에는 강아지 털에 하얀 눈이 덮여 있는 모습이나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거리에서 한 여자가 걸어가는 모습, 멸종된 털매머드가 털을 휘날리며 눈 덮인 들판을 밟으며 다가오는 모습 등이 담겼는데, 그야말로 실제보다 더 실제 같았다. 오픈AI의 발표에 따르면 이 모든 영상은 오직 텍스트 몇 문장만으로 탄생했다.오픈 AI는 소라 공개 이후 반나절 뒤 기술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적힌 바에 따르면 소라의 핵심 기술은 &ls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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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궤적·선수 키 등 반영…판정 정확도 99.9%
지난달 3월 23일, 2024년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올해는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류현진 선수가 친정 팀인 한화이글스로 복귀하면서 정규 리그가 시작되기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올해 프로야구에 류현진 선수만큼 팬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다.ABS는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투구를 추적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자동으로 판정해주는 시스템이다. 구장에 설치된 여러 대의 고해상도 카메라가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나간 순간부터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할 때 공의 위치와 속도를 계산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판단한다.간단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우선 마운드, 홈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그라운드와 투수 및 타자의 위치 정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또 선수마다 신장이 다른 만큼 각 타자의 데이터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을 달리 설정해야 한다. KBO에 따르면,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27.64%인 위치가 스트라이크존의 기준이다. 공이 홈플레이트의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맞춰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판정 결과는 음성으로 변환돼 주심이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으로 전달된다. 주심은 수신호로 스트라이크 또는 볼 판정을 내린다.ABS는 2019년 미국의 독립 리그인 애틀랜틱리그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20년부터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하다 올해 세계 최초로 1군 리그에 도입했다. ABS를 도입된한 가장 큰 이유는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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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가능성에 무게…우주신호 등 분석 활동
매년 4월 1일이 되면 세계인들은 피오키오가 된다. 만우절!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즐길 수 있는 날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계에서 역대급 거짓말이 들통났다. 만우절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조금은 식상한 말, ‘외계인이 나타났다!’. 멕시코에서 벌어진 때아닌 외계인 논란,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2023년 가을, 멕시코 의회에 이상한 물체가 나타났다. 오래된 미라 같은 시체 한 구였다. 납작한 얼굴에 한껏 위로 올라간 눈, 지나치게 앙상한 팔다리와 몸뼈, 손가락은 3개인 데다 머리뼈가 뒤쪽으로 뻗어나온 것이 마치 영화 를 연상케 했다.역시나 이 시체를 내보이며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멕시코 언론인이자 자칭 ‘UFO 연구가’인 하이메 마우산은 “지금으로부터 한 6년 전인 2017년, 페루 나스카 인근 모래 해안 깊은 곳에서 이것을 포함한 시체 여러 구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사실 이 지역은 이미 외계인 출현과 연관성이 높은 곳이다. 넓다란 대지에서 미스터리한 문양이 발견된 곳이기 때문이다. 거미와 고래, 원숭이 등의 그림은 물론 소용돌이, 직선 같은 기하학 무늬까지 다양한데, 그림 하나의 크기가 약 100~300m에 달할 정도로 커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종종 실제 인간 미라가 발견되기도 한 곳이었다.그래서일까. 일단 ‘나스카 지역에서 발견한 미라’라는 점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으로 계산했을 때 이 시체가 약 1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지구상에 알려진 어떤 종과도 관련 없는, 인간이 아닌 존재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 중 1구는 암컷으로, 몸 안에 알이 있었다는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