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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유전자 변이로 세계 인구 1.7%가 제3의 성 가져

    지난 4월 5일,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간성'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의 핵심 내용은 각 나라에 "성적 특성에 선천적 변이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 폭력, 유해한 관행에 맞서 싸우고 그 근본 원인을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조금은 생소한 '간성'에 대해 알아보자.단어를 살펴보면 ‘사이 간(間)’과 성별을 뜻하는 ‘성품 성(性)’으로 이뤄졌다. 영단어 또한 ‘사이에’라는 의미의 접두사 ‘inter’가 성별(sex) 앞에 붙어 있다. 이렇듯 간성이란 흔히 알고 있는 두 가지 성별 ‘남’과 ‘여’ 사이의 중간을 나타낸다. 사전에는 ‘신체 특성상 남성 또는 여성으로 구분할 수 없는 성’으로 정의돼 있다. 염색체, 유전자, 호르몬, 성기 등 성별과 관련된 신체적 특징이 이분법적 구조에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1.7%가 간성인으로 태어나는 걸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간성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이를 규정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있다.과학적으로 살펴보면, 간성은 성염색체 수가 다르거나, 성별에 해당하는 기관이 없거나, 또는 반대로 갖고 있거나,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 선천성 부신 과다 형성 등의 증상으로 알아챌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태어날 때부터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차 성징 때 드러나기도 한다. 심지어 본인이 ‘간성’이라는 사실을 평생 모르고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성염색체가 XYY인 사람은 유전적으로 간성이지만, XY인 사람과 외형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간성은 왜 일어나는 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성별은 언제, 어떻게 정해지는지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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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생물만 있으면 화성에서 장기체류 가능

    미생물은 맨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다. 17세기 중반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 많은 연구를 거쳐 미생물의 다양한 능력이 확인됐다. 미생물은 현재 인간의 질병 치료를 비롯해 농산물 관리, 에너지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 문제를 해결할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성 등 지구 밖 행성에서의 활용성까지 검증되고 있다. 우주에서 미생물 식품을 이용한 자급자족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박테리아, 조류, 진균 등은 대표적 미생물이다. 이들의 크기는 0.1mm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거에는 썩은 고기에 나타난 구더기, 나뭇잎을 갉아 먹는 애벌레는 자연히 생겨난다는 ‘자연발생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현미경이 발명되고도 한동안 시대를 지배하던 자연발생설은 1861년 루이 파스퇴르의 백조목 플라스크 실험으로 완전히 부정됐다. 이후 ‘생물속생설’이 확립되면서 미생물 연구도 가속화했다.미생물은 습기만 있으면 살 수 있으므로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며, 생명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의 몸속에도 잔뜩 살고 있다. 100조 개에 이르는 미생물이 군집을 이루며 살고 있고, 대장에는 1000종의 다양한 미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장내미생물은 체내 소화효소로도 분해되지 않은 성분을 발효시켜 영양소와 에너지 공급을 돕는다.미생물의 유익성과 유용성이 연구를 통해 속속 드러나면서, 2010년 후반부터는 질병 치료에 미생물을 이용하는 연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장내미생물이 치매와 같은 뇌 질환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항암 치료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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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료 떨어져 멈춘 우주선·위성 재활용 길 열릴 듯

    바야흐로 배달의 시대다. 어떤 물건이든 손가락 터치 한 번이면 음식도 디저트도 집 앞으로 배달된다. 지구 반대편 국가에서 시켜도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배달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주로의 배달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우주 배송은 과연 누가 어떤 물건을 시킨 주문일까?지난 4월, 미국 연구개발 기관인 사우스웨스트연구소가 우주 재급유 위성 ‘APS-R’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우주 재급유 위성은 이름 그대로 연료가 부족한 우주선이나 위성에 기름을 공급해주는 위성이다. 다시 말해 기름을 지구에서 우주로 가져다주는 배달 서비스인 셈이다.재급유 위성 APS-R의 목적지는 지구 상공 3만6000km의 정지궤도다. 로켓에 실려 정지궤도에 도달하면, 지구의 자전주기인 24시간에 맞춰 원형궤도를 돌 예정이다. 지구가 도는 속도와 같은 속도인 초속 3.07km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봤을 때 같은 위치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정지궤도’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정지궤도는 우주의 여러 궤도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다. 통신, 방송, 항행, 기상 등의 역할을 하는 위성이 주로 이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만큼 임무가 끝났거나 연료가 부족해서 멈춰 있는 우주쓰레기도 넘쳐난다.우주쓰레기 문제는 지구의 환경오염만큼 중요한 이슈다. 제 역할을 하지 않는 위성들이 우주에 머물며, 현재 작동하고 있는 위성들과 부딪혀 파손시키는 등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중력에 의해 지구로 떨어져 충돌 위험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우주쓰레기가 미국의 한 가정집 천장을 뚫은 일이 있었다. 미국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버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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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년·17년 주기로 성충되는 매미 동시에 나와

    지난 5월 8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매미 김치'가 소개됐다. 한국계 미국인 셰프가 만든 매미 김치는 매미를 통째로 양념과 버무린 형태였다. 이 외에도 기사에는 매미 파스타, 매미 토르티야 등 다양한 매미 요리가 열거됐다. 미국의 일간지에 때 아닌 '매미 레시피'가 나타난 이유는 미국에서 2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미 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예측에 따르면 규모는 최대 1000조 마리다.매미는 생애의 대부분을 땅속에서 보낸다. 성충이 나뭇가지에 낳아둔 알에서 부화한 매미 유충은 땅으로 떨어진 다음 땅속을 파고들어가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산다. 나무뿌리 수액에는 물과 미네랄이 포함돼 있다. 유충 상태로 땅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종마다 다른데, 한국에서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참매미와 말매미, 유지매미는 땅속에서 5년을 사는 ‘5년 주기 매미’다.우리는 여름마다 비슷한 크기의 매미 울음소리를 듣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종의 대부분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2년, 4년 등 주기를 안 지키고 땅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 사는 매미는 13년이나 17년 등 긴 주기를 지니는데, 외부 요인에 상관없이 주기를 엄격하게 지킨다. 그래서 이들을 따로 ‘주기 매미’라고 분류해 부르기도 하는데, 전 세계 3400종 중 9종이 여기에 속하며 이 중 7종이 미국에 서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매미 울음소리가 수년에 한 번꼴로 들린다.올해는 미국에서 13년 주기 매미(Brood XIX)와 17년 주기 매미(Brood XIII)가 동시에 땅 밖으로 나오는 해다. 이 두 매미가 동시에 발생한 것은 13과 17의 최소공배수인 221년 전 1803년으로, 미국의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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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 비슷해 병에 취약…멸종 예방 위한 조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바꾼 바나나를 먹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최근 호주 유전기술규제처(OGTR)는 퀸즐랜드공대 연구팀에 파나마병에 내성을 지닌 유전자변형(Genetically Modified, 이하 GM) 바나나의 상업적 재배를 승인했다. 앞서 호주·뉴질랜드식품기준청(FSANZ)은 이 바나나에 대해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하다며 호주와 뉴질랜드 내 판매를 허가했다. GM 바나나가 세계 최초로 ‘식용’ 인정을 받은 것이다. 유전자변형식품에 관한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GM 바나나를 만들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바나나의 장점 중 하나는 먹다가 씨를 뱉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씹히지 않는다고 해서 씨가 없는 건 아니다. 심지어 야생 바나나는 먹기 힘들 정도로 씨가 굵고 딱딱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바나나는 ‘씨 없는 수박’처럼 교배를 통해 만든, 염색체가 3벌이 있는 3배체 재배종이다. 3배체 종은 사람 같은 2배체 종과 다르게 감수분열할 때 염색체 분리에 이상이 나타나 생식능력을 상실하는데, 이 때문에 씨가 없다. 가끔 보이는 바나나 속 작고 검은 알갱이는 씨앗의 흔적일 뿐 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이런 이유로 바나나는 일반 작물처럼 씨앗을 심어서 재배할 수 없다. 그래서 바나나를 수확한 후 지제부(줄기가 땅에 접한 부분)의 가지를 잘라 옮겨 심는 방식으로 번식시킨다. 필연적으로 새로 자라는 바나나나무는 마치 복사한 것처럼 기존 나무의 유전자를 유지하는데, 이는 곧 비슷한 품종의 바나나는 유전자가 거의 동일하다는 뜻이다. 씨가 사실상 없는 바나나를 계속 재배할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자칫 이 품종에 치명적인 병이 퍼질 경우 일제히 피해를 볼 수 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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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람석과 물 반응으로 생성…"1만년 사용량 매장"

    기후 위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청정연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온실가스를 내뿜지 않는 수소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그런데 자연의 수소를 청정연료로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땅속에서 무한히 꺼내서 말이다. 실제로 지구 곳곳에서는 천연수소 매장지가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다. 과연 천연수소가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 수 있을까.천연수소의 발견은 1987년 말리에서 시작됐다. 말리 부라케부구에서는 한창 시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시추공이 담배를 피우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파낸 구멍에서 바람이 나와 슬쩍 들여다봤다. 그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사이언스>를 통해 “불은 푸른 빛이었고, 검은 연기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폭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발생 후 우물은 틀어막았고, 그곳은 저주받은 장소로 잊히는 듯했다.시간이 한참 지난 2007년, 석유 회사 페트로마(현 하이드로마)의 알리오우 디알로 회장은 “저주받은 곳을 축복의 장소로 바꾸고 싶다”며 우물이 포함된 부지를 사들였다. 실험 결과 우물에서 나온 가스의 98%가 수소였다. 이후 수소를 연소시키는 발전기를 설치해 마을에 전력을 공급했다. 어둡던 마을에는 빛이 들어왔다.이 사건은 전 세계에 천연 수소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이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2022년 10월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전 세계 땅속에 5조 톤에 이르는 천연 수소가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는 수천 년 동안 급증하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양이다.지구에 천연 수소가 가득할 거란 추측은 점점 증명되고 있다. 고농도 수소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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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 받으면 장내 미생물도 불안정해져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혹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해 당장 화장실에 가야 할 만큼 난감한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대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복통과 설사 등이 반복되는 질환을 '과민성장증후군'이라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약 10%가 과민성장증후군을 앓고 있다. 심한 사람의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과민성장증후군을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내장기관의 과민성, 장의 운동성 변화, 유전적 요인, 장내 세균 불균형 등 여러 가지가 이유로 꼽히고 있다. 스트레스도 그중 하나다.뇌에서 느끼는 정신적 긴장감과 부담감이 어떻게 멀리 떨어진 대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걸까. 이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 불리는 이론이다. 장과 뇌는 신경계, 호르몬, 면역체계 등을 통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때 장내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이들의 중개 역할을 한다.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이 신호가 되어 뇌에 변화를 일으키고, 반대로 정신적 스트레스나 기분 변화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장의 활동이 바뀐다.많은 과학자가 스트레스와 과민성장증후군의 관련성을 밝혀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약학대학교 연구팀이 스트레스가 어떻게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주어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냈다. 연구팀은 2주간 생쥐를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한 뒤 대장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쥐에서는 바이러스, 세균 등 병원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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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르기 유발 분자 억제…당뇨·비만에도 효과 기대

    "이 음식에 땅콩 들어 있나요?" 식품 알레르기 환자들의 메뉴 주문은 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입술이 부푸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일어난다. 피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 알레르기 환자들이 외식할 때마다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줄 소식이 나왔다. 식품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한 것이다.몸은 해로운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이를 항원으로 인식하고 항체를 만들어내면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식품 알레르기는 면역계가 해가 없는 특정 음식 성분을 항원으로 인식하면서 비정상적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식품 알레르기는 성인보다 소아 유병률이 높으며, 일반적으로 소아의 6~8%, 성인의 1~2%가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은 다양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우유, 달걀, 땅콩, 견과류, 생선, 갑각류, 콩, 밀, 참깨 등 아홉 가지를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미국과 영국은 땅콩·갑각류 알레르기가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우유·달걀이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이다. 과학자들은 국가마다 유전적·환경적 이유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에 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다.식품 알레르기 반응은 피부가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나고, 입술이 부풀어오른다. 구토와 설사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심하면 호흡곤란과 어지럼증, 혈압 저하 등 아나필락시스까지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 환자의 약 35%는 식품 알레르기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