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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피같은 내 돈 날릴라"…경제 위기때마다 '뱅크런'

    오는 9월 1일부터 예금 보호 한도가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된다. 예금 보호 제도는 은행이 파산했을 때 고객의 예금을 정부가 대신 지급해 주는 제도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즉 뱅크런을 막기 위한 핵심 장치다. 역사를 돌아보면 경제가 불안해지고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뱅크런이 데자뷔처럼 반복됐다. 합리적 선택의 비합리적 결과뱅크런은 금융시장 충격이나 은행 건전성 악화 등으로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황급히 예금을 인출하려고 할 때 발생한다. 뱅크런이 일어나면 은행은 지급준비금이 바닥나 파산에 이를 수 있다. 요즘에는 은행(bank)에 달려가지(run) 않아도 모바일 뱅킹으로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2023년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때 이런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스마트폰 뱅크런’ 혹은 ‘뱅크탭(tap·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리다)’이라는 말이 나왔다.뱅크런은 은행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실제 은행 파산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자기실현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예금자는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돈을 꺼내고 나머지는 은행에 넣어둔 채 이자를 받는 것이 합리적이다. 은행이 부실 징후를 보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둘러 예금을 인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머뭇거리다가는 돈을 못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뱅크런이 일어나고 은행은 파산으로 치닫는다. 자신의 예금을 지키려는 개인의 합리적 행동이 집단적으로는 불합리한 결과를 낳는 구성의 오류다.뱅크런의 또 한 가지 무서운 점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A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하면 그 여파는 A은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B은행

  • 키워드 시사경제

    새 불황 돌파법…"값부터 정하고 원가 맞춰라"

    롯데마트는 지난 4월 1000원짜리 두부와 콩나물을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출시했다. 용량은 모두 300g으로, 일반 대기업 브랜드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다. 이들 제품은 각 상품군에서 판매량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1000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은 시대에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한 걸까. 얇아진 지갑에…쇼핑객, 가격부터 본다고물가와 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상품값에 한층 민감해지면서 유통업계에 ‘가격 역설계’ 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 역설계란 상품을 기획할 때 판매가부터 먼저 정하고, 원가와 이윤은 정해진 판매가에 맞춰 조정하는 방식을 뜻한다. 통상 기업들이 원가와 이윤을 반영해 판매가를 정하는 것과 반대 개념이다. 이익을 줄이는 대신 박리다매식으로 판매량을 늘리거나, 이윤은 포기하고 모객에 집중하는 ‘불황 타개 전략’인 셈이다.맛은 물론 겉까지 멀쩡한 A급 과일만 진열하던 대형마트에서 크기가 작은 B+급 상품을 내놓는 대신 값을 20% 이상 낮추기도 한다. 쇼핑객들이 제품을 살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가격이 되고 있어서다. 이마트는 5980원짜리 하이볼용 위스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음식점에서 파는 소주 한 병 가격(5000~7000원)을 감안한 역설계 상품으로, 시판 중인 위스키 원액 중 최저가에 속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눈에 띄게 저렴하다 보니 손님을 끌어모으는 효자 상품 역할을 한다”며 “이걸 사는 김에 다른 제품도 함께 집어 드는 연계 구매 효과까지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가격 역설계의 원조 격인 이랜드 킴스클럽의 ‘델리 바이 애슐리’는 지난해 초 출시 이후 1년

  • 경제 기타

    환율 오르면 가격경쟁력 향상, 판매수입 증가

    앞서 수출과 수입을 중심으로 경상거래가 환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변동환율제도에서 수출이 증가하면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가 늘어 환율이 하락하고, 수입이 증가하면 해외 상품을 구입하기 위한 달러의 수요가 커져 환율이 상승한다는 점을 배웠다. 이번에는 반대로 환율의 변동이 수출과 수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다. 좀 더 정확히 구분하면 앞서 수출과 수입이 원인이 되어 환율 변동이라는 결과를 만드는 것에 대해 알았다면, 이번 주부터는 환율 변동이 원인이고 수출과 수입의 변동이 결과가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원인과 결과만 바뀐 상황이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므로 수출과 수입이 원인이 되는 상황과 환율 변동을 원인으로 하는 상황을 잘 구분해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환율상승과 상품 수출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의 판매 수입은 증가한다. 수출하고 외국에서 달러로 받는 돈은 같지만, 원화 가치는 하락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원화로 환전할 때의 판매 수입은 그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품의 가격이 하락해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율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오르면 만 원짜리 국내 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은 10달러에서 5달러로 낮아져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출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환율상승은 수출량을 증가시키는 기회가 된다. 환율상승과 원자재 수입그런데 환율이 올라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가하므로 상품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예컨대 원유의 국제가격이 1배럴에 100달러인데 환율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상승한다면 기업들은 원유 1배럴을 수입하기

  • 학습 길잡이 기타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스마트폰을 들어보자. 그 모서리를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며 개수를 세어보면, 당신은 18세기 수학자 오일러가 발견한 우주의 비밀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스마트폰은 직육면체 모양이다. 이제 그 면, 모서리, 꼭짓점의 개수를 차례로 세어보자. 면은 앞면, 뒷면, 위아래, 좌우로 총 6개다. 모서리는 12개, 꼭짓점은 8개다. 이제 면의 개수를 F, 모서리의 개수를 E, 꼭짓점의 개수를 V라고 했을 때, V−E+F의 값을 구해보자. 8−12+6=2가 된다.이것이 바로 오일러의 정리이다. 놀랍게도 이 관계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면, 모서리, 꼭짓점으로 이루어진 모든 볼록한 다면체에서 성립한다. 정육면체든, 피라미드든, 심지어 울퉁불퉁한 감자 모양이든 상관없이 말이다.1750년경,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한 가지 이상한 현상에 사로잡혔다. 그가 책상 위에 놓인 다양한 입체 모형을 하나씩 살펴보며 면, 모서리, 꼭짓점을 세어보는데 매번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었다. 정사면체든, 정육면체든, 심지어 복잡한 모양의 다면체든 상관없이 V-E+F는 항상 2였다.처음에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다른 형태의 다면체를 가져와 계산해도 결과는 같았다. 정사면체(V=4, E=6, F=4), 정육면체(V=8, E=12, F=6), 정팔면체(V=6, E=12, F=8)... 심지어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찌그러뜨린 다면체에서도 마찬가지였다.이때 오일러는 전율을 느꼈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형태와 크기, 심지어 정확한 각도와도 무관하게, 모든 볼록한 다면체가 하나의 동일한 수학적 법칙을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우주에 새겨진 숨겨진 암호를 발견한 듯한 순간이었다.이 발견이 혁명적 이유는 그 보편성에 있었다. 지금까

  • 스도쿠 여행

    스도쿠 여행 (905)

  • 대학 생글이 통신

    종교를 학문으로 탐구하는 기독교학과

    기독교학이라고 하면 생소하게 느끼는 수험생이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기독교학이라는 학문에 익숙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간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독교학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기독교학은 신앙인이 아닌 학자의 시각에서 기독교라는 종교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기독교의 탄생과 기독교가 인류 사회에 자리 잡아온 과정을 특정 종교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학문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철학, 사학, 생태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과 연계해 기독교를 연구합니다.기독교학과의 전공과목으로는 ‘기독교 신학과 현대 사상’, ‘성서 희랍어’, ‘인간관계와 자아 발달’ 등이 있습니다. 이런 과목을 들으며 저는 포스트휴머니즘과 생태 신학을 연결해 신과 세계를 공부하기도 했고, 신약성서의 원어인 고대 그리스어를 익혀 성서 원문을 읽으며 고대 서양 사상과 문화를 탐구해보기도 했습니다. 또 발달 심리와 인간관계 이론을 통해 하느님과 나, 그리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내면적으로 성숙해지는 경험도 해봤습니다.고등학교 시절 저는 철학과 미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등의 과목을 열심히 공부했고, 관련 서적도 찾아 읽었습니다. 이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종교학이라는 분야까지 이어졌습니다.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해온 종교를 단순히 종교인이 아닌 학자의 시각에서 탐구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인류학, 심리학, 철학, 생태학 등과 연계해 학제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져 기독교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기독교학을 공부하려면 가톨릭이나 개신교

  • 과학과 놀자

    실험실에서 배양된 연어살, 식탁 위에 올랐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저녁 특선 메뉴로 딸기와 토마토를 곁들인 생선 요리가 나온다. 선홍빛 생선 살과 흰 지방이 줄무늬처럼 늘어져 있는 이 요리를 보면 누구나 연어를 떠올린다. 그러나 요리를 한 주방에는 생선 뼈도, 비늘도 남아 있지 않다. 요리에 쓰인 생선은 바다가 아닌 실험실에서 왔다.전 세계적으로 육류와 생선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61년부터 2015년까지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3kg에서 42kg으로 83% 상승했고, 생선 소비량은 9kg에서 20.2kg으로 124% 증가했다. 이에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생선 소비량이 1998년 대비 약 80%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육류와 생선 소비 증가는 식량 공급에 문제를 일으킨다. 실제로 해양 어획량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졌다. 동물 도축을 둘러싼 윤리적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대체 단백질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대체 단백질은 환경 부담이 적고, 식량 공급을 원활하게 조절할 수 있어 미래 식량를 확보하는 대안으로 꼽힌다.대체 단백질은 ‘대체육’과 ‘배양육’이 대표적이다. 대체육은 콩과 같은 식물성 원료로 고기와 유사한 맛을 낸 식품이다. 한편 배양육은 동물세포를 추출해 배양액에서 키워 만든 식품이다. 배양육은 동물세포를 사용하지만 동물을 도축할 필요가 없다. 또한 기존 고기의 맛, 질감, 영양 성분 등이 거의 유사해 식물성 대체육의 한계를 보완한다.배양육은 동물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다. 줄기세포는 자가복제 능력이 있는, 아직 분화되지 않은 세포다.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

  • 국가공인 경제이해력 검증시험 맛보기

    애그플레이션

    [문제] (가)와 (나)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경제용어를 순서대로 알맞게 짝지으면?(가)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가뭄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다. 농산물에서 시작된 물가상승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나) 낙후된 구도심에 특색 있는 풍경을 만들었던 독립 상점과 문화 시설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지역을 떠나게 되었다. 그 자리를 프랜차이즈 상점들이 차지하고 있다.① 애그플레이션 - 카니벌라이제이션② 애그플레이션 - 젠트리피케이션③ 스태그플레이션 - 카니벌라이제이션④ 스태그플레이션 - 젠트리피케이션⑤ 하이퍼인플레이션 - 글로컬라이제이션[해설] (가)는 애그플레이션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용어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한 구도심이 개발돼 상권이 활성화하면서 원래 거주하던 주민이나 자영업자들이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는 현상이다. 카니벌라이제이션이란 새로 내놓는 제품이 기존 자사 주력 상품의 고객을 빼앗아가는 현상을 뜻한다. 정답 ②[문제] 공동 목초지처럼 소유권이 분명하지 않은 공유자원에서 나타나는 현상은?① 쿠즈네츠 곡선② 투키디데스 함정③ 스미스 역설④ 피터팬 증후군⑤ 공유지의 비극[해설] 공유자원은 경합성과 비배제성을 지닌 자원이다. 그래서 공유자원은 소유권이 설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과다하게 사용돼 고갈되는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공동으로 사용하는 목초지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