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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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퓰리처상 수상 시인이 발견한 행복 [고두현의 아침 시편]
행복 칼 샌드버그인생의 의미를 가르치는 교수들에게행복이 무엇인지 물었네.수천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유명한 회사 사장들에게도 물었네.모두들 고개를 저으며 마치 내가농담이라도 하는 듯 웃음을 지었네.그러던 어느 일요일 오후데스플레인즈 강을 따라 산책 나갔네.그리고 보았네, 한 무리의 헝가리 사람들이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나무 밑에서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을.미국 시인 칼 샌드버그(1878~1967)의 시입니다. 스페인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어릴 때부터 무척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대장장이인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지요. 그는 11세부터 이발소 급사로 일했고, 우유배달과 벽돌공, 농장 일꾼 등 온갖 밑바닥 일을 다 했습니다.스무 살 때 미국-스페인 전쟁이 터지자 자원해서 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고학으로 대학을 마쳤습니다. 이후 신문 기자가 되어 취재 현장을 누비면서 시를 썼습니다. 문예지에 작품을 활발하게 발표하면서 ‘시카고 르네상스’를 이끌었으며 시집과 링컨 전기로 퓰리처상을 연거푸 받았습니다.이 시는 38세 때 펴낸 첫 시집 <시카고 시편>에 실린 것으로, 행복의 의미를 한가로운 가족의 모습과 함께 묘사한 것입니다. 지식과 명예를 상징하는 교수, 부와 성공을 상징하는 사장이 아니라 휴일 오후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헝가리 이민자들로부터 행복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내용이지요. 이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돈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한껏 누릴 줄 압니다. 행복은 감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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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십자군전쟁, 세계경제의 흐름 바꾸다
“신께서 원하신다(Deus Le Volt).” 1095년 11월 27일. 프랑스 클레르몽에서 교황 우르반 2세의 연설을 듣던 군중은 어느 순간 한목소리로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신의 영광’을 지상에서 구현하기 위한 열정이 운집해 있는 군중을 휘감았다.군중을 자극한 우르반 2세의 연설은 튀르크인들의 침입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동방 기독교도를 도와야 하며, 더는 이교도가 동방의 기독교 영지를 침입해 성지와 교회를 휩쓸고 다니는 상황을 내버려둘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교황의 열변을 들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전체 기독교 세계가 동방을 구원하기 위해 진군해야 한다고 느꼈다.자연스럽게 ‘신이 이끄는’ 전쟁이 시작됐다. 이제 이교도와 싸우다가 죽는 것은 구원받는 길이 돼버렸다. 현생의 삶은 비참하면서도 사악한 것이었고, 가난과 불운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저세상에선 즐겁고 풍요로우며, 진정 신의 곁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었다. 이처럼 십자군전쟁은 종교적·정신적·감성적인 요인으로 촉발됐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을 따져보면 그 배경엔 경제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는 법. 중세 유럽인들이 그처럼 대외적인 공격과 팽창의 목소리에 쉽게 감응하고 공격적 움직임이 오래 지속된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당시 유럽은 인구가 빠르게 늘기 시작하던 때였다. 온난한 기후와 삼포제 등 농업기술의 개선 덕에 농업생산량이 늘어난 영향이었다. 자연스레 11세기 말부터 13세기 말까지 일어난 십자군전쟁의 전 기간은 유럽 인구가 증가하던 때와 겹쳤다. 인구 관련 사료가 상세하게 남아 있는 잉글랜드의 경우, 12세기 하반기 0.2%이던 연평균 인구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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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하늘의 별 따기'와 [하늘에 별 따기]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그래도 괜찮아 난 빛날 테니까.” 황가람이 리메이크한 노래 ‘나는 반딧불’이 역주행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노랫말은 많은 이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어느새 ‘국민 위로곡’이라 불릴 정도로 공감을 얻고 있다. 발음에 이끌려 ‘-의’를 ‘-에’로 잘못 써그런데 노래들 듣고 가사를 익힌 이들에겐 실제 표기와 발음이 달라 주목해야 할 곳이 한 군데 있다. ‘밤하늘의 별들이~’가 그곳이다. 대부분은 여기를 [밤하늘에 별들이~]로 이해했을 것이다. 실제 노래 속 발음도 그렇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말에 “무엇을 얻거나 성취하기가 몹시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있다. ‘하늘의 별 따기’가 그것이다. 흔히 쓰는 말이지만 막상 이를 ‘하늘의 별’인지 ‘하늘에 별’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답부터 말하면 ‘하늘의 별’이 바른 표기다. 이를 발음에 이끌려 ‘-에’로 적는 경우가 흔하다. 조사 ‘-의’를 쓰느냐 ‘-에’를 쓰느냐에 따른 사소한 차이인 듯하지만, 글쓰기에서 의외로 고민에 빠지게 하는 요소다. 우리말에 이런 유형의 표현이 꽤 있다.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거나 좋은 것에 있는 사소한 흠”을 이르는 말은 무엇일까? ‘옥의 티’? ‘옥에 티’? ‘옥에 티’가 바른 표현이다. “눈앞에 닥친 절박한 일이나 어려운 일”을 뜻하는 말은? ‘발등의 불’일까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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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20대 젠더갈등 심각…장기적 해법 찾아야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 젠더 갈등이 첨예해졌다. 특히 20대는 젠더 갈등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세대다. 지난해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87%가 한국 사회의 젠더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40%는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청년들에게 젠더 갈등이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젠더 갈등의 배경 중 하나가 극심한 경쟁이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가운데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며 서로를 경쟁 상대로 인식한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은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에 반감을 표출하고, 여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성차별과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한다.남성과 여성의 인식 차이는 사회적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여성은 일상 속 성차별 경험을 근거로 여성의 권익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남성은 자신들이 역차별당한다고 생각하며 분노를 드러낸다. 이러한 갈등은 남녀 간 단순한 감정적 충돌로 끝나지 않는다. 정치와 미디어를 통해 더욱 증폭된다. 정치인들은 젠더 갈등을 정략적 관점에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악화시키고 있다.그렇다면 심각한 젠더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상대방의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하고 소통의 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교육과 사회 제도 전반에서 진정한 성평등이 이뤄지도록 장기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젠더 갈등을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느냐는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남승현 생글기자 (고려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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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체험학습 사고 책임, 교사에게만 물을 건가
2022년 11월, 강원도의 한 테마파크에서 수학여행 중이던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솔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선고됐다. 이 판결은 큰 논란을 일으켰고, 교사들 사이에선 수학여행 포비아, 즉 현장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겨났다.숙박형 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는 학창 시절의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남는 순간이자 교실 밖 세상을 경험하는 중요한 교육과정이다. 하지만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간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사고 위험에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더구나 체험학습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모든 법적·도덕적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하는 분위기에서 교사들은 업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 결과 다양한 체험학습 기회가 사라져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온다.현장 체험학습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려면 교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과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사고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그 책임을 전적으로 교사와 학교에 지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사고가 일어났을 때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매뉴얼을 체계화하는 한편, 학부모와 학교, 교육 당국이 책임을 분담하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방은혜 생글기자 (대전신일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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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샛 공부합시다
한국 경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 시급
2007년 스마트폰인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했습니다. 웹서핑, 동영상 감상, 문서 작업 등 다양한 기능을 지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휴대폰 시장의 지형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삼성은 개발 능력을 총동원해 갤럭시폰을 내놓으며 애플을 빠르게 추격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분기 삼성의 스마트폰은 출하량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로 1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추격의 역사는 한국 경제의 발전 과정에도 적용됩니다. 선진국을 따라잡자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된 요인에는 선진국의 제품이나 기술을 모방해 빠르게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당시에는 경제개발을 위한 자본도 부족한 시기였기에 투입 대비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야 했습니다.현재 삼성·현대·SK·LG 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한때는 반도체·철강·석유화학·조선 등 선진국이 선점한 산업 분야에서 그들을 따라잡겠다는 일념으로 동분서주했습니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인과 밤낮없이 일하는 근면 성실함, 높은 교육열 등을 바탕으로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 산업들은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방정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래 산업에 뒤처진 한국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습니다. 중국도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제품과 기술을 모방하며 빠르게 추격했습니다. 지금은 ‘레드테크’라 불릴 만큼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을 능가하는 중국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규모의 경제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중국에 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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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7월 14일 (901)
1. ‘이 나라’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지었다. 수도는 하노이, 화폐는 동인 이 나라는?① 베트남 ② 일본③ 스리랑카 ④ 몽골2. ‘주어진 임무를 저버렸다’는 뜻으로 형법상 범죄로 규정돼 있다. 기업인이 경영상 판단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경우도 포함돼 폐지 요구가 나오기도 하는 이것은?① 횡령 ② 배임③ 담합 ④ 내부고발3. 다음 중 유로화를 쓰는 나라 한 곳을 고르면?① 영국 ② 스위스③ 덴마크 ④ 이탈리아4.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상품인 ‘상장지수펀드’의 약어는?① CDS ② ELS ③ ETF ④ ABS5.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인해 회사 재무 상태가 나빠지는 상황을 잘 표현한 용어는?① 유동성의 함정 ② 피터팬 증후군 ③ 승자의 저주 ④ 공유지의 비극6. 평균적인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자산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펀드를 뜻하는 말은?① 액티브펀드 ② 헤지펀드③ 패시브펀드 ④ 국부펀드7.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가장 잘 설명한 투자 격언은?①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라②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③ 밀물이 들어오면 모든 배가 뜬다④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8. 다음 중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표는?① LTV ② DTI ③ DSR ④ PBR▶정답 : 1 ① 2 ② 3 ④ 4 ③ 5 ③ 6 ① 7 ④ 8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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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약자보호" vs "경제부담"…'뜨거운 감자' 알바 임금
새 정부 들어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여러분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일도 있어요. 정부가 추진하는 ‘초단시간 근로자 주휴수당 지급’이 그런 경우입니다.‘초단시간 근로자’란 일주일에 15시간 미만 일하는 근로자를 말합니다. 여러 직업을 가진 이른바 ‘N잡러’가 늘어나고,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줄이려 노력하는 바람에 초단시간 근로자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56만여 명에 달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휴수당(일주일간 근로시간을 채우면 받는 유급휴일 수당)과 유급 연차휴가,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합니다. 이런 ‘복지 사각지대’를 개선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입니다.그런데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영세기업이나 편의점 점주 같은 자영업자는 1개 일자리를 2개로 쪼개 주휴수당 지급을 피해왔습니다. 이는 최저임금이 최근 수년간 급등해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시급 1만30원인 최저임금이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사실상 1만2000원이 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될 ‘노동 약자 보호책’이 등장하면 경제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요?요약하자면 우리 사회는 ‘노동 약자 보호냐, 경제의 수용 가능성이냐’를 놓고 고심하는 형국이 됐습니다. 과연 무엇을 앞세우는 게 이치에 맞을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인류 역사는 '노동약자 보호'의 길 걸어와 플랫폼 근로자 증가는 풀어야 할 과제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도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노동권 보장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