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글을 아프게 하는 '가지다'병
우리말에서 ‘가지다’ 가 쓰이는 용례는 너무나 다양하다. ‘가지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열 가지 이상 의미용법이 나온다. 그만큼 쓰임새가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뒤집어 말하면 뜻하는 바를 드러내는 적확한 말이 아니라는 뜻도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휴양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우리 언론들은 이를 ‘세기의 담판&...
-
학습 길잡이 기타
다행히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습니다. -일성록-
▶ 정조는 1779년 7월8일 우암 송시열의 현손(玄孫)인 송덕상을 만난다. 정조가 묻는다. “올해는 더위가 전에 없이 심한 것 같은데, 경은 여관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송덕상이 아뢴다. “다행히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습니다.” 정조가 말한다. “내가 감기를 앓는 데다 능행을 하기로 정하여 자연 어지러운 일이 많아 오랫동안 강연을 하지 않았으니 진실로 매우 걱정스럽다. 그 때문에 며칠 ...
-
학습 길잡이 기타
A Letter to God…신에게 보내는 편지
편지는 letter 라고 합니다. 하지만 원래 이 단어는 ‘글자’라는 뜻이 있어, capital letter 라고 하면 ‘대문자’라는 뜻이 되고, 같은 이유로 to the letter 란 표현은 ‘글자 그대로, 정확히’란 의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The moment that the letter fell into the mailbox the postmaster went ...
-
경제 기타
최초의 은행은 사원이었다?
생각해봅시다 강력한 중앙정부가 형성되지 않았던 고대 도시국가들은 빈번히 다른 국가들과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재산을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자 하는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때 고대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공간이 사원이었다. 오늘날 은행이 없는 일상생활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은행이 없다면 월급을 보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소소한 지출은 모두 현금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요금, 휴대폰 요금, ...
-
경제 기타
시장 독점이 나쁜데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는 공급자가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경우를 ‘독점(Monopoly)’이라고 한다. 즉, 독점시장은 공급자 간 경쟁이 나타나지 않는 시장으로, 이로 인해 생산량의 조절이 가능해 독점시장의 산출물은 경쟁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 또한 비싼 경우가 많다. 각국이 독점의 폐해를 규제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독점금지법을 운용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먼지는 터는 게 아니라 떠는 거죠"
‘ 먼지떨이식 수사 ’에서 ‘-식’은 ‘방식’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그러니 도구(사물)인 ‘먼지떨이’에 붙는 것은 어색하다. 행위(동작)를 나타내는 ‘먼지떨기’에 붙을 때 자연스럽다. 정리하면 ‘먼지털이식 수사’는 다 틀린 말이다. ‘ 먼지떨기식 수사 ’라고 해야 바른말이다. 언론에서...
-
학습 길잡이 기타
경첩·가금·복마전…우리말을 알아야 영어도 잘한다
hinge 는 ‘경첩’이란 뜻인데, 경첩은 ‘문짝과 문틀을 연결하는 철물’로, ‘ hinge on ’은 ‘~에 달려 있다’는 뜻이에요. hinge가 없으면 문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접촉전치사 on과 함께 쓰여 ‘~에 따라 결정하다’라는 뜻이 된 것이죠.^^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한자어로 된 단어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
학습 길잡이 기타
군자는 항상 후함으로 잘못되고, 소인은 항상 박함으로 잃는다. - 근사록-
▶ 《근사록(近思錄)》 ‘경계(警戒)’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이천 선생이 말했다. “사람의 과실은 각각 그 부류에 따르니,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서 공자가 말했다. ‘사람의 과실은 각기 그 종류대로 하니, 과실을 보면 인(仁)을 알 수 있다.’ 군자는 항상 후함으로 잘못되고, 소인은 항상 박함으로 잃으며, 군자는 사랑에 지나치고 소인은 잔인함에 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