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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아킬레우스가 거북이를 못 이기는 이유 '제논의 역설'

    무한이라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 것인지 수식어를 고르려다 결국은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학생들 중 얼마나 제 마음을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무한이란 그런 것입니다. 무한이 수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적용되는 결과들은 인간의 직관과 다르게, 어떨 때는 반대로 도출됩니다. 무한이 흥미로운 이유는 많지만 그러한 이유를 종합한다면 결국 이 이유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인간의 인식이란 기본적으로 유한하며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수 자체도 많지 않습니다. 조금씩 다르게 느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5개를 넘어가는 물건은 한 번에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책상에 놓인 6개의 볼펜을 볼 때 자신의 인식을 잘 더듬어보면 3개와 3개로 묶어 인식하거나, 2개짜리 묶음 3개로 인식하고 있는 걸 떠올릴 수 있습니다.볼펜을 세기 쉽게 잘 늘어놓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아주 당연한 듯이 직관적으로 그 개수가 찍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이 과정이 워낙 익숙하고 빠르기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뿐이죠. 컴퓨터가 아무리 복잡한 계산할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1+1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간극이 워낙 짧아 우리가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그래서 어떤 것이 무한히 많다거나 어떤 계산을 무한하게 해나간다는 것은 우리의 직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한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은 10개 다음에 또 10개가 있고, 그다음에 10개가 있는데 이것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뤄지는 과정입니다.무한 자체가 인식되는 것이 아닌, 유한적 확장을 그저 마무리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280>中原逐鹿중원축록

    ▶ 한자풀이 中: 가운데 중原: 근원 원逐: 쫓을 축鹿: 사슴 록중원의 사슴을 쫓는다는 뜻으로치열한 자리다툼을 비유하는 말                     -<사기(史記)>한신(韓信)은 한나라를 세운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천하를 통일한 고조(유방)은 숙적이던 항우의 심복 장수를 숨겨주었다는 이유로 그를 모살했다. 다다익선(多多益善), 토사구팽(兎死狗烹)은 한신과 연관된 고사성어다.죽음을 앞둔 한신이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진작 괴통(通)의 계책을 따를 걸 그랬구나.”한신이 죽을 당시 반란을 몸소 진압하느라 조정을 비운 고조가 장안에 돌아와 여황후에게 물었다.“한신이 죽으면서 뭐라고 한 말이 없었소?”“괴통의 말을 들을 걸 그랬다며 분해하더이다.”고조는 괴통을 즉시 불러들여 물었다.“네가 한신에게 모반하라고 했느냐?”“그런 적이 있었으나, 한신이 듣지 않았습니다.”고조가 이성을 잃고 명했다. “이놈을 당장 삶아 죽여라!”그러자 괴통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항변했다.“신이 무슨 죄를 범했습니까. 진나라의 사슴(鹿, 제위를 이름)이 중원(中原)으로 달아났을 때 누구나 이것을 쫓았고(逐), 그중 키 크고 발 빠른 영웅이 그걸 붙들었던 것 아닙니까. 그 옛날 대악당 도척의 개가 요(堯)임금을 보고 짖었다지만, 그게 어디 요임금이 악당이기 때문이었겠습니까. 개는 원래 주인밖에 모르는 짐승이라 상대가 비록 임금이라도 주인이 아닌 이상 짖는 법입니다. 신 역시 당시에는 한신만 알고 폐하는 잘 몰랐기에 짖은 것입니다. 그런데 천하가 평정된 지금에 와서 난세에 폐하처럼

  • 대입전략

    서울권 4만7978명 수시 선발…53%가 종합전형, 통합선발 늘린 대학, 기존 학과 정원 줄어 합격선 '변수'

    대학별 2025학년도 전형 요강을 취합한 결과, 정원 내외 기준 수시 선발 인원은 27만2305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8%(4758명) 늘었다. 서울 소재 대학은 수시로 전체 4만7978명을 선발한다. 이 중 종합전형 53.1%(2만5477명), 교과전형 25.6%(1만2259명), 논술전형 13.0%(6253명), 실기/실적 위주 전형 8.3%(3989명)순으로 뽑는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수시 전형이 집중됐다.경인권 대학에서는 4만56명 중 교과전형 45.7%(1만8316명), 종합전형 32.9%(1만3178명), 실기/실적전형 10.7%(4300명), 논술전형 10.6%(4262명) 순으로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전형 선발 비중이 높다.지방권 대학은 수시 교과전형이 68.1%(12만5501명), 종합전형 23.6%(4만3463명), 실기/실적 7.4%(1만3621명), 논술 0.9%(1686명) 순으로 선발한다. 지방권 전체 선발 인원은 18만4271명이다. 지방권은 학생부 교과전형에 몰렸다. 경인권과 지방권은 서울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생부 교과전형의 수시 선발 비중이 높다.수시 전체 선발 인원 중 서울은 인문계열이 2만1335명으로 자연계열 1만9201명보다 많다. 경인(인문계 1만4209명, 자연계 1만8602명)과 지방(인문계 6만471명, 자연계 9만2391명)은 자연계열이 더 많다.인문자연통합 선발은 전국 1만1222명으로 지난해 4846명보다 131.6%나 늘었다. 특히 서울권은 지난해 490명에서 2174명으로 약 400명 이상 증가했다. 교과전형 46.5%, 종합전형 35.1%, 논술전형 16.5%, 실기/실적전형 2.0% 순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경인권은 교과전형이 58.1%다. 지방권도 교과전형에서 74.8%를 뽑는다.수험생들은 특정 학과를 택해 지원할 것인지, 무전공선발 전형으로 도전할 것인지 등 세심한 전략 짜기가 필요하다. 또 대학들이 통합선발 인원을 늘린 만큼 기존 학과별 모집 정원은

  • 영어 이야기

    화려하지 않은 상류층 스타일 'old money look'

    The fad for licensed casual fashion brands appears to be cooling in South Korea, where American sports clubs, broadcasting networks and documentary channels were reborn as apparel brands.The US Major League Baseball (MLB) reinvented itself into a fashion brand in Korea in 2017 after F&F Co. signed a licensing agreement with the MLB brand. The MLB apparel brand reported a 13% drop to 66.2 billion won in sales in the fourth quarter of 2023 from the same period of last year. The rise of the so-called old money aesthetic, often characterized by not showing brand labels, also dealt a blow to the crowded market.As the number of licensed clothing brands in Korea exceeded 600, the competition has intensified. Moreover, the consumption pattern is changing to hiding logos, so licensed brands are likely to continue to struggle for the time being.미국의 스포츠 구단과 방송사, 다큐멘터리 채널 등이 의류 브랜드로 재탄생한 한국에서 최근 라이선스 캐주얼 패션 브랜드 열풍이 식은 듯하다.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은 2017년 F&F(주)와 브랜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의류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MLB 브랜드 의류 매출은 2023년 4분기 6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브랜드 라벨을 보여주지 않는 이른바 ‘올드머니 미학’의 부상도 라이선스 브랜드 의류 시장에 타격을 입혔다. 국내 라이선스 의류 브랜드 수가 600개를 넘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로고를 숨기는 쪽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어 라이선스 브랜드들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해설루이 비통, 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는 한때 소득수준이 높은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득수준이 오르면서 명품은 특정 계층만이 아닌 더 많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과시욕을 채워주는

  • 대학 생글이 통신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 대학 합격 만은 아니다

    여러분은 지금 왜 공부를 하고 있나요? 몇 달 뒤 ‘합격’이라는 결과를 두 글자만을 위해 공부하고 있지는 않나요? 더운 날씨 속 오랜 수험 생활에 지치기 쉬운 지금, 자신이 공부를 하는 진짜 이유를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우리가 수험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단지 점수나 합격 혹은 불합격이라는 결과만은 아닙니다. 저는 국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국어에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수능을 3주 앞두고 있을 때 고3 초반에 끈질기게 붙잡고 있던 지문을 복습도 할 겸 다시 보았습니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글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왔고, 내용이 정말 잘 이해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경험을 토대로 아무리 어렵게 느껴지는 일이라도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수험생 시절은 나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는 시기기도 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뭔가를 생각해볼 시간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국어 지문을 읽으면서 ‘내가 의외로 과학에 흥미를 느끼는구나’ 또는 ‘내가 경제 지문을 잘 이해하는구나’ 등 나도 몰랐던 면을 알게 될 수 있습니다.수험 생활을 하면서 나 자신을 믿고 여러 가지를 결정해보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온전히 내 의지대로 뭔가를 선택해본 경험, 그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고뇌했던 경험은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수험 생활을 통해 우리는 어휘력, 독해력, 사고력 등 인생에서 필요한 기초적 역량을 기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려운 국어 지문을 계속해서 읽으며 내가 왜 독해력이 부족한지,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

  • 대학 생글이 통신

    국어영역 독서 정답률 높이는 가채점 공부법

    수능 국어 영역 독서 문항에 대비해 제가 했던 공부법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다른 과목도 비슷하지만, 국어 역시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일 학습량을 정해두고 꾸준히 공부해야 실력이 유지되고, 학습량이 충분해야 점수가 오릅니다.자투리 시간을 독서 문항에 투자해보세요. 점심시간 등 중간중간 애매하게 남는 시간을 다 합치면 하루 4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자투리 시간이 나올 것입니다. 이 시간에 독서 지문과 문학 지문을 3세트씩 푸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문의 난이도도 중요한데, 정답률이 60~70% 나오는 수준의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독서 지문을 공부할 때는 단순히 정답을 찾는 데 집착하지 말고 이해도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문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머리에 담았느냐, 왜 이것이 정답인지를 이해했느냐가 핵심입니다. 저는 지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문제를 푼 뒤 지문 내용을 요약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 선지를 잘 이해하기 위해 선지에 나온 내용을 지문에 있는 단어를 활용해 다시 표현해보았습니다. 모든 선지는 지문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문과 선지를 잘 이해했다면 선지를 재구성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독서 세트를 공부하는 전반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겠습니다. 독서 세트를 공부할 때는 가채점을 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세트 하나를 푼 다음 정답을 확인하기 전에 지문을 다시 읽고 선지를 보면서 내가 푼 답이 맞는지 채점해보는 것입니다. 시간 압박을 받으며 한 번 읽고 문제를 풀었던 지문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으면 처음엔 보지 못했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가채점 후에 실제 답지를 보고 채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출제 빈도 높아진 '공간도형' 눈여겨봐야

    수리논술에서 기하 및 확률과통계의 최근 출제 경향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과목별로 교과서 전반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출제되고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확률과통계에서는 이전에 이항분포, 조건부확률, 정규분포에 출제가 집중되었던 반면에 최근 들어 중복조합, 신뢰구간 등이 자주 다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마찬가지로 기하에서도 정사영과 삼수선의 정리 등 이전에 많이 나오지 않던 공간도형 단원의 주제들이 자주 출제되고 있는데, 이는 대학들이 교과과정을 준수해야 하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따라서 올해도 이러한 출제 경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기하가 출제 범위에 포함된 대학에 응시하고자 하는 수험생은 공간도형을 포함해 기하 교과 전반에 걸쳐 고르게 학습할 필요가 있다. 기하 '공간도형' 대비 포인트1. 기하 교과서 또는 EBS 기하 특강(Level 1,2 위주) 등을 활용하여 공간도형 개념 학습2. 현행 <기하> 교과내용으로 출제된 22’ 이후 출제문항 위주로 학습할 것(위 표 참조).※ 22’이전에 출제된 <기하와 벡터>는 현행 <기하>교과서와 내용 상이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트럼프 대관식'에 숨은 뉴스언어의 오류

    11월 대선에 나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보로 공식 지명한 공화당 전당대회가 지난달 18일 마무리됐다. 나흘 일정의 이번 전당대회는 트럼프의 유세 중 피격이란 극적 장면까지 더해져 시종일관 열광적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그의 당선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그런 까닭인지 우리 언론들 보도에도 그런 분위기가 반영된 듯하다. 대관식은 즉위할 때 왕관 쓰는 의식“막 오른 트럼프 대관식” “‘귀에 붕대’ 트럼프, 감격의 대관식 등판”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공식 지명 … 대관식 된 전당대회”…. 국내 대부분의 언론이 전한 공화당 전당대회 소식이다. 주목해야 할 표현은 ‘대관식’이다. 이 말을 써온 많은 사람은 고개를 갸웃했을 것 같다. 전당대회 분위기가 마치 ‘대관식 같았다’는 데서 나온 말이었을까?‘대관식(戴冠式)’은 세습군주가 왕관을 쓰는 예식을 말한다. 주로 유럽의 군주국에서, 즉위식 때 왕관을 머리에 올려 그 위상과 권력의 발동을 정식으로 공표하는 행사다. ‘즉위식(卽位式)’은 임금 자리에 오르는 것을 백성과 조상에게 알리기 위해 치르는 의식이다. 그러니 즉위식이니 대관식이니 하는 말은 유래로 보면 임금 등이 있는 군주국에서 쓰는 말이다.오늘날엔 영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네덜란드,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만 군주가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이들 국가에서만 ‘대관식’을 볼 수 있다. 군주국에 대비되는 말이 ‘공화국’이다. 한국이나 미국같이 공화제를 택한 대부분의 나라에선 국가원수인 대통령도 ‘대관식’이 아닌 ‘취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