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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생글이 통신

    학과 알짜 정보 원하면 대학행사 참여해보세요

    대입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입니다. 9월 초부터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돼 수시전형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지금부터 지원 대학과 학과에 대한 윤곽을 잡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수시지원을 현명하게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예체능계열 입시 준비생을 위한 수시지원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예체능 학과는 실기 수업과 프로젝트 비중이 높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대학 서열이나 합격 점수만으로는 그 학과의 참모습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학과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실습을 비롯한 수업의 수준, 선후배 관계, 학과 분위기 등입니다. 이 모든 것이 입학 후 여러분의 대학 생활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와도 연결됩니다.대학과 학과에 관한 알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우선 진학을 희망하는 학과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성균관대를 예로 들면 영상학과는 졸업 영화제, 연기예술학과는 졸업 연극, 미술과는 졸업 전시회, 의상학과는 졸업 작품 패션쇼를 개최합니다. 이런 행사에 가 보면 그 학과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하는지,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지, 학생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학과 분위기는 어떤지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나 합격 수기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면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죠.두 번째로는 학교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재학생들과 직접 소통해보는 것입니다. 이때 내신 커트라인, 수능 등급 컷 같은 것을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 학과의 실습 분위기와 선후배 간 관계에 대해서도 질문해보면 좋습니다. 재학생들의 솔직한 답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見指忘月 (견지망월)

    ▶한자풀이見: 볼 견 指: 손가락 지 忘: 잊을 망 月: 달 월달은 잊어버리고 손가락만 쳐다본다말단만 보고 핵심을 놓쳐버림을 이름-<능가경>한 불자가 명성 높은 스님을 찾아와 가르침을 전해달라고 청하였다. 하지만 스님이 “나는 글을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하자, 불자가 크게 실망했다. 불자의 표정을 보고 스님이 말했다.“진리는 하늘에 있는 달과 같고, 문자는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습니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지만, 손가락이 없어도 달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들었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대승불교의 경전인 <능가경>에 전해오는 이야기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은 ‘손가락만 쳐다보고 달은 잊는다’는 뜻으로, 말단만 보고 정작 사물의 핵심은 놓쳐버리는 것을 이른다.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것은 본질은 도외시하고 형식과 수단에만 치우친다는 말이다.선종의 주요 가르침 중에 불립문자(不立文字)가 있는데, 이는 언어 문자의 형식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법을 전하고 깨닫는다는 말로, 견지망월과 뜻이 비슷하다. 마음과 마음으로 뜻이 전해지므로 말과 문자가 필요 없다는 이심전심(以心傳心)도 불립문자와 가르침이 같다. 깨달음을 말이나 글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견월망지(見月忘指)로 쓰면 형식과 수단보다는 본질을 본다는 뜻으로 의미가 정반대로 바뀐다.‘말꼬리 잡는다’는 우리말은 달은 안 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사람과 함의가 이어져 있다. 문맥을 보지 않고 문자 하나에 너무 집착하면 산은 보지 못하고 자잘한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민주주의의 꽃? 형식적 절차?…선거를 다시 묻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이라 불리는 ‘선거’는 단지 대표자를 뽑는 절차일까요? 선거가 실질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인지, 아니면 그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한지는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와 실제 기능 사이의 간극을 비판적으로 성찰해보고자 합니다.먼저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선거가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제도임을 역설합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질 때 발생하는 불신의 결과는 마피아나 카르텔과 같은 사적 네트워크의 팽창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며, 이것은 사회의 예측 가능성과 안전을 위협합니다. 이런 점에서 신뢰받는 선거제도는 단지 정치적 대표자를 고르는 도구가 아니라, 공적제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기제이며, 정치적 통합과 사회 안정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릴 만큼 선거는 시민의 정치적 권리를 실현하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심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선거제도가 과연 실제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선거라는 형식은 유지되지만 그 실질이 정치 엘리트에 의해 독점되거나 특정 계층의 접근만이 가능해지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게 됩니다. ‘국민의 지배’라는 이름 아래 정치적 결정권이 소수에 집중되고, 유권자는 제한된 후보 중 수동적으로 선택하는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이죠. 이는 선거가 본래 취지와 달리,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형식 논리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당 공천, 선거자금, 후보자 난립 등의

  • 학습 길잡이 기타

    0 '부재' 1 '존재'…이 사이서 수많은 수학적 사유 시작

    오늘은 수학에서 가장 작고 단순한 두 수, 0과 1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수인 0과 1은 수학적 사고의 출발이자 끝입니다.먼저 1을 살펴봅시다. 1은 우리가 처음 배우는 수이면서 셈의 출발점입니다. 하나의 사과, 하나의 의자처럼 현실 세계에서 ‘하나’라는 개념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수학에서 1은 단순히 ‘하나’라는 양을 넘어 기준이 되는 수입니다. 어떤 수에 1을 곱해도 그 수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연산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죠. 수학에서는 이처럼 어떤 수의 본질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수를 특별히 주목합니다.단위의 정의에서도 1은 중심이 됩니다. 1m, 1초, 1g처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재는 수많은 방식은 이 ‘1’에서 출발합니다. 즉 1은 단지 ‘하나’를 넘어 세상의 구조를 형성하는 기본 단위입니다. 1이라는 수는 어떤 사물의 수량을 셈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개념의 기준을 세우는 도구로도 작동합니다. 모든 수가 1을 몇 번 더한 것이냐는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1은 자연수 체계의 뼈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0은 어떨까요? 0은 ‘없음’을 뜻하는 수입니다. 하지만 이 ‘없음’은 단순히 비어 있다는 의미를 넘어, 수학적으로는 매우 정교하게 다뤄지는 개념입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자리 표시용 기호로 비어 있는 공간을 표현했지만, 정수 체계 속에서 ‘없음’을 하나의 수로 인정한 것은 7세기 인도에서였습니다. 분수 개념도 고대 이집트에서 이미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0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매우 늦은 시기였죠. 이는 그만

  • 대학 생글이 통신

    고교수학과 대학수학의 차이점은 '증명의 중요성'

    저는 경제학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해 수리과학을 부전공하고 있습니다. 수리과학을 부전공하면서 느낀 중고등학교 수학과 대학 수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증명의 중요성’입니다.중고등학교에서 수학 공부는 문제 풀이와 채점의 연속입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공식을 활용해 계산할 것을 요구하죠. 대학에서 수학은 공식 활용보다 공식과 명제를 증명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증명의 한 방법인 귀류법과 수학적 귀납법을 배우기는 하지만, 관련된 문제는 수능에서 고작해야 4점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대학에서는 산수의 중요성이 100점 만점에 4점 정도로 낮아지고, 증명 능력의 비중이 96점으로 높아집니다.따라서 수학 문제 풀이가 재미있어서 적성에 맞는다고 느껴 수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한 번쯤 다시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식을 활용한 문제 풀이를 즐거워하는 성향은 수학자보다 공학자의 자질에 더 가깝습니다. 공학 계열 학과에서 개설하는 수학 과목이나 수학과의 비전공생용 수업을 수강하면 고등학교 때와 비슷하게 문제 풀이에 치중한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수리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해석개론을 미리 공부해보기를 추천합니다. 해석개론은 서울대 기준 2학년 과목이고, 졸업하기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 과목 중 하나입니다. 사전 지식이 비교적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수학 공부를 해나가는 데 필수적인 핵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이 과목은 ‘1과 0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자연수란 무엇일까’와 같이 수학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필요한 기초적 정의와 증명을 다룹니다. 중고등학교 수

  • 대입전략

    의약학계열 합격선 전반적 상승…쏠림 뚜렷, 하락 예상됐던 일반학과, 수시도 올라 이례적

    고려대가 4월 말 2026학년도 입학설명회를 통해 2025학년도 입시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학입시 최상위 그룹인 연세대와 고려대 두 곳의 올해 신입생 입시 결과(70%컷)가 공개됐다. 연세대는 먼저 3월 중 입시 결과를 발표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최상위 입시 판도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종로학원이 연세대와 고려대의 2024~2025학년도 입시를 분석한 결과, 수시는 합격선의 전반적 상승이, 정시는 유지 및 하락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례적 양상이다. 당초 의약학 쏠림으로 자연계 일반학과에 대한 합격 기대감이 커지면 틈새를 노린 상향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래서 의약학을 제외한 곳의 합격선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수시에선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의약학뿐 아니라 타 학과도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가 뚜렷했다.수시를 먼저 살펴보면, 학생부교과 전형에서 연세대 추천형 인문계열은 2024학년도 평균 1.56등급에서 2025학년도 1.47등급으로 0.08등급이 상승했고, 자연계열은 같은 기간 1.46등급에서 1.28등급으로 0.18등급이 올랐다. 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전형은 인문은 2.21등급에서 2.16등급으로, 자연은 1.86등급에서 1.76등급으로 합격선이 올랐다.고려대 수시도 이와 유사한 모습이다. 학생부교과 학교장추천 전형에서 인문은 평균 1.54등급에서 1.49등급으로 0.05등급이 상승했고, 자연은 1.50등급에서 1.38등급으로 0.12등급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부종합 학업우수전형의 상승 폭은 인문, 자연 각각 0.24등급, 0.04등급 수준을 나타냈다.수시 의약학계열의 상승세는 더 뚜렷하다. 의약학은 연세대와 고려대 내에서도 이미 최상위권을 형성

  • 영어 이야기

    독창적 아이디어, 발명품을 말할 땐 'brainchild'

    A delicate, melancholic love story was set not in New York, London or Paris, but in a crumbling apartment in late 21st-century Seoul. It packed Belasco Theatre’s 1,000-seat house with a tale of two outdated helper robots searching for connection in a disconnected world.The musical, “Maybe Happy Ending,” didn’t just win over Broadway audiences. It earned 10 Tony Awards nominations, including for Best Musical, Best Direction and Best Actor.The seven other nominated categories are Best Screenplay, Best Original Score (Composition and Lyrics), Best Orchestrations, Best Stage Design, Best Costume Design, Best Lighting Design and Best Sound Design.Maybe Happy Ending is the brainchild of Korean playwright Park Chun-hue, also known by his English name Hue Park, and US composer Will Aronson - the two colloquially known in Korea as the “Will-Hue duo.”섬세하고 서글픈 사랑 이야기는 뉴욕도, 런던도, 파리도 아닌, 21세기 후반의 낡아가는 서울의 허름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펼쳐졌다. 이 작품은 서로 단절된 세상 속에서 연결을 갈망하는 고물이 된 두 로봇의 이야기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있는 벨라스코 시어터 1000석을 가득 채웠다.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단지 브로드웨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그치지 않고, 뮤지컬 부문 작품상, 연출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에서 토니상 후보에 올랐다.후보로 오른 다른 7개 부분은 각본상, 음악상(작곡 및 작사), 편곡상, 무대 디자인상, 의상 디자인상, 조명 디자인상, 음향 디자인상 등이다.‘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에서 ‘윌-휴 콤비’로 알려진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해설 ‘Maybe Happy Ending’으로 해외에 알려진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관점의 언어 : '고객'과 '손님'의 차이

    “SK텔레콤은 최근 대규모 유심 정보 해킹 사태로 인해 예상치 못한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되었다. … 고객뿐 아니라 기업도 해킹의 피해자라는 측면에서 초기에 보다 빠르고 투명하게 대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난달 터진 SK텔레콤의 유심 정보 해킹 사태가 일파만파의 후유증을 낳았다. 사태 배경과 향후 추이를 분석한 이 기사 한 대목에는 눈여겨봐야 할 말이 하나 있다. ‘고객’은 공급자 중심으로 쓰는 말힌트는 ‘관점의 언어’다. 글쓰기에서 ‘누구의 관점’에서 서술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관점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누군가 “쓰레기 분리수거”라고 한다면 이는 쓰레기를 거둬가는 업체의 말이고, “분리배출”이라고 하면 주민의 관점에서 하는 말이다. 1953년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이다. 우리는 그것을 ‘정전기념일’이라고 한다. 남침으로 참혹한 전쟁을 일으킨 북한에서는 이를 미화해 스스로 ‘전승절’이라고 부른다. 역사적 배경을 모르고 누군가 이날을 두고 자칫 ‘전승절’ 운운한다면 이는 망발이 된다.예문에서는 ‘고객’이 눈에 띈다. ‘고객’은 어떤 때 쓰는 말일까? 누구나 아는 말 같지만, 의외로 이 말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 ‘고객’은 보통 두 가지로 쓰인다. ‘① 상점, 식당, 은행 따위에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는 사람 ② 단골로 오는 손님’, 특히 ②의 의미로 이 말을 쓸 때 제격이다. 즉 ‘판매자 관점’의 말인 셈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고객’이겠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고객’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