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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생글이 통신

    한두 번 실수에 좌절하지 마세요

    얼마 전 한 중학교의 진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저를 소개하면서 여러 문장 중 틀린 내용을 고르는 ‘진진가 게임’을 했습니다. 옳은 선지 중 하나는 “유진 멘토는 영어 8등급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장이 거짓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학생이 어느 한 과목에서 8등급을 받았을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실제로 저는 고교 시절 내신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분을 위해 내신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예술고등학교에 다닌 저는 1학년 2학기에 전공 분야에서 슬럼프를 겪었고, 그 때문에 성적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영어에서 8등급을 맞은 것을 비롯해 여러 과목에서 4~6등급을 받았습니다. 그 시절 저는 학교 성적보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분명한 방향을 정하고 다시 공부를 이어갔고, 내신 등급을 대폭 끌어올려 최종적으로 성균관대 영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두 번의 실수가 최종 입시 결과를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시험과 성적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을 맞든 그 상황에서 다시 계획을 세우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다음을 준비해나가는 일입니다.대입 면접에서도 저의 내신 성적에 대해 질문을 몇 번 받았습니다. 그러나 한때 성적이 안 좋았던 점이

  • 대학 생글이 통신

    고3 되기 전 다져놓아야 할 국어·탐구 공부

    고등학교 생활은 굉장히 바쁩니다. 학교 시험을 준비해야 하고, 시험이 끝나면 수행평가에 대비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모의고사도 치러야 합니다. 그래서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쉴 틈이 없습니다. 이제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를 맞으면서 여러분은 입시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등학교 1~2학년이 3학년이 되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1학년과 2학년은 학기 중에 내신을 따기 위해 학교 시험을 공부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따라서 모의고사 형태의 시험에는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서 모의고사 공부, 그중에서도 국어와 탐구 공부를 틈틈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모의고사 과목 중 가장 중요하면서 성적을 올리기 힘든 과목이 국어라고 생각합니다. 국어는 공부하면 할수록 실력이 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미궁으로 빠지는 것 같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것은 국어가 배우는 과목보다는 익히는 과목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고 요지를 파악하는 법, 엇비슷해 보이는 선택지에서 정답을 고르는 법 등 자신만의 요령을 익혀야 합니다. 그 과정에 필연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고3이 되기 전에 그런 연습을 충분히 한다면 국어 점수를 한결 수월하게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탐구 과목 역시 긴 시간을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고2라면 지금부터 탐구 과목을 준비하기를 권합니다. 고3이 되어 수능이 눈앞에 닥치면 더욱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학년 때 탐구 과목을 어느 정도 준비해놓으면 3학년이 됐을 때 시간을 덜 들여도 돼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탐구 과목 공부는 내신

  • 대입전략

    논술전형, 10명 중 7명은 기준 못 맞춰 불합격…의대 합격권 상승 가능성, 최저충족 여부 '변수'

    수시·정시 지원 전략 등 입시 전략을 세워갈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보통 지난 합격선, 경쟁률, 충원율 등을 주로 따져본다. 이때 꼭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은 바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비율이다. 수능최저충족률을 발표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하지만 몇몇 대학을 통해 대략적 흐름을 유추해볼 수 있다. 2025학년도 수능최저충족률을 발표한 30개 대학의 수능최저충족 현황을 분석해본다.수능최저충족률은 지원자 중 대학, 학과가 내건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한 비율을 말한다. 수능최저가 있는 전형에서 수능최저충족은 수시 합격의 첫 번째 허들이다. 동시에 5부 능선쯤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수능최저를 충족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능최저충족률은 실질경쟁률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명목경쟁률이 아닌 수능최저를 충족한 수험생 경쟁 현황을 나타내는 실질경쟁률이다. 실질경쟁률은 명목경쟁률 대비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한다.2025학년도 수능최저충족률을 분석한 결과, 논술전형은 18개 대학 전체 모집단위 기준 평균 34.2%(23만9542명 중 8만1981명)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최저 22.1%(고려대)에서 최고 61.1%(성신여대) 사이 분포를 보였다. 최저를 기록한 고려대 논술전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361명 모집에 지원자 2만3421명 중 22.1%(5182명)만 수능최저를 만족했다. 최종적으로는 5182명끼리만 경쟁했다는 것이다. 지원자 중 나머지 77.9%(1만8239명)는 허수인 셈이다. 실질경쟁률은 14.4%로 명목경쟁률 64.9% 대비 5분의 1에 가까운 수준까지 하락했다.고려대 외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 수능최저충족률을 살펴보면, 중앙대 22.3%(3만61

  • 영어 이야기

    낯선 사람이 전화하거나 방문할 때 'cold call'

    Several Korean cosmetic and beauty medical device brands are receiving offers before their owners even contemplate a sale.“It’s not just beauty. It’s K-beauty. There’s a premium for that now,” said an investment banker. “Even firms without plans to sell are being approached quietly by advisers.”Vaim, a filler and injectables specialist, has also attracted early interest from potential acquirers. PerenneBell, which operates the natural cosmetics brand Some By Mi has just begun its sale process.Seorin, known for its derma skincare lines, was recently sold to a consortium of Goodai Global and Company K Partners.“In some cases, you have advisers cold-calling owners with ‘we already have a buyer lined up’ - it’s that competitive,” said another investment banker.한국 화장품이나 미용 의료기기 회사들은 매각 의사가 없는데도 먼저 인수 제안을 받는 일이 최근 많아졌다.한 투자은행 관계자는“이제는 단순한 뷰티가 아니라 K-뷰티라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붙는다”며 “매각 계획이 전혀 없는 회사에도 자문사들이 조용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필러와 주사 시술 제품을 전문으로 하는 바임은 이미 여러 인수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썸바이미’를 운영하는 페렌벨은 최근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으로 잘 알려진 ‘서린’은 최근 구다이글로벌과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인수됐다.또 다른 투자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자문사가 먼저 연락해 ”이미 사겠다는 쪽이 있다“며 매각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해설최근 영화 홍보차 방한한 배우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兩敗俱傷 (양패구상)

    ▶한자풀이兩: 두 양  敗: 패할 패  俱: 함께 구  傷: 다칠 상양측이 싸워 둘 다 상처를 입다서로 손해만 주는 무의미한 다툼-<전국책>춘추전국시대 때 제(齊)나라가 위(魏)나라를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자 제나라 학자 순우곤이 왕을 찾아가 말했다.“옛날에 천하에서 가장 빠른 사냥개인 한자로(韓子盧)와 천하에 가장 교활한 토끼인 동곽준(東郭逡)이 있었습니다. 한자로가 동곽준을 잡으려고 산을 세 바퀴나 돌고 다섯 번이나 오르내렸습니다. 결국 둘 다 지쳐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고, 그 광경을 보던 농부가 힘들이지 않고 죽은 개와 토끼를 주워갔다고 합니다. 지금 제나라와 위나라는 이미 서로 오랫동안 맞붙어서 병사들은 모두 지쳐 있고 백성들의 생활은 피폐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위나라를 공격하신다면, 강한 진(秦)나라나 큰 초(楚)나라가 그 틈을 타서 마치 그 농부와 같은 공을 얻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순우곤의 말을 들은 제나라 왕은 일리가 있는 생각이라 여겨 공격하려던 계획을 멈추고 병사들을 휴식시키도록 명했다. <전국책> 제책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유래한 양패구상(兩敗俱傷)은 ‘양쪽이 모두 패해 상처를 입는다’는 뜻으로, 서로 손해만 주는 의미 없는 다툼을 이르는 말이다.두 세력이 싸워 양쪽 모두 손해만 보고 엉뚱한 제삼자가 이익을 거저 챙긴다는 어부지리(漁夫之利), 상대와 함께 망하거나 죽는다는 뜻의 동귀어진(同歸於盡)과 뜻이 같다. 어부지리는 어옹지리(漁翁之利), 어인지공(漁人之功)으로도 쓴다. 도요새와 조개가 서로 다투다가 어부에게 둘 다 잡혔다는 방휼지쟁(蚌鷸之爭), 방휼상쟁(蚌鷸相爭)도 의미가 같다. 변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작열하는 태양'에 담긴 문법들

    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 무더위도 막바지 자락에 접어들었다. 특히 건설 등 야외 작업을 하는 곳은 폭염과 싸우느라 더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한낮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선 사고 위험을 줄이려 작업자들의 안전 확보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우리가 글쓰기를 할 때 어려워하는 표기가 하나 눈에 띈다. ‘작열하는 태양’의 ‘작열’이 그것이다. 작열? 작렬? 장렬? 일상에서 흔히 하는 말인데 막상 쓰려다 보면 알쏭달쏭해진다.‘더울 열-찢을 렬’ 자 따라 ‘작열-작렬’이들 비슷한 형태의 말을 둘러싸고 우리말 문법 여러 가지를 엿볼 수 있다. 표기 관련해선 두음법칙을, 발음과 관련해선 ‘ㄴ첨가 현상’을 우선 짚어볼 수 있다. 두음법칙을 알아보기 전에 표기 구별부터 해보자. 작열과 작렬, 장렬… 모국어 화자라면 어려서부터 익혀온 것이라 이들을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의미에 따라 한글 형태를 외우는 수밖에 없다. 한자와 함께 익히면 어느 정도 개념적 구별에 도움이 된다.우선 ‘작열하다’를 보자. ‘불 따위가 이글이글 뜨겁게 타오름’이 작열(灼熱)이다. ‘불사를 작(灼), 더울 열(熱)’로 이뤄졌다. 둘 다 글자에 ‘불 화(火)’ 자가 들어 있음을 염두에 두면 알기 쉽다(熱 자 아래쪽 점 4개가 부수 火의 이체자다). 올여름 내내 입에 오르내렸던 ‘이열치열, 열대야, 열사병’ 같은 말에 모두 같은 ‘열(熱)’ 자가 들어 있다.‘작렬하다’의 ‘작렬(炸裂)’은 ‘터질 작, 찢을 렬’ 자다. 그래서 포탄 따위가 터져서 쫙 퍼지는 것을 뜻

  • 학습 길잡이 기타

    수학 체계도 '증명할 수 없는 참'이 있음을 보여줬죠

    이전 칼럼에서는 수학의 증명이 얼마나 강력하고 아름다운 도구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증명을 통해 우리는 세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어떤 명제가 ‘항상 참’임을 논리적으로 밝힐 수 있다는 점이 수학만의 독특한 힘이었지요.그렇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수학에서 참인 모든 명제는 언젠가 반드시 증명될 수 있을까요?” 20세기 초,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David Hilbert)는 수학의 기초를 완전히 세우고자 하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는 1900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에서 유명한 23가지 문제를 제시했고, 그 중심에는 ‘모든 수학적 진리를 인간의 이성으로 완전히 밝힐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힐베르트는 수학이 논리적으로 완전하고 일관되며, 기계적 방식으로 모든 참을 판별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를 수 없다!”라는 그의 말은 그 시대의 낙관적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그러나 1931년, 오스트리아의 수학자 쿠르트 괴델(Kurt Gödel, 1906~1978)은 수학계에 충격적 결론을 발표합니다. “어떤 체계가 충분히 강력하다면, 그 안에는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반드시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괴델의 제1 불완전성 정리입니다.이를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문장은 증명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상상해보세요. 만약 이 문장이 참이라면, 정말로 증명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이 문장이 거짓이라면, 즉 증명할 수 있다면 그 순간 모순이 발생합니다.괴델은 이런 자기언급적 구조를 수학 안에서 정교하게 구성해 실제 수학 체계 안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예체능도 논술 도입…신설학과 등 미리 확인을

    올해 논술전형의 전략적 지원을 위해 논술전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모집인원이 늘어난 2026학년도에 신설되는 학과들, 그리고 계열확대 등의 양상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올해에는 국민대, 강남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하여 전년보다 2개교가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인문계열에서만 인문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체능계열과 자연계열도 인문논술(서술형 글쓰기, 혹은 약술형)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예체능계열에서도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은 경희대(국제), 고려대(세종), 동덕여대, 상명대, 수원대, 한국공학대, 한양대, 홍익대의 8개교입니다. 그 외에 성균관대학교는 2026학년도 인문논술 전형으로 자연계 및 융합전공 지원의 기회를 부여하였습니다.진로를 고려하여 다양한 계열과 전공을 탐색해 볼 것인문계열의 학과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모든 특성화학과를 전부 소개하기는 지면 관계상 어렵습니다. 각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학과 소개 등에 대하여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입시 정보는 관심을 갖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자기 미래를 위하는 마음으로, 관심을 갖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면 더욱 좋겠습니다. 일부의 예를 들어보자면, 새롭게 논술을 실시하는 동덕여대는 문화지식 융합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개설하고 있습니다.또 다른 예로, 고려대학교 세종대학은 문화스포츠 대학과 글로벌비지니스 대학, 공공정책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보유하고 있으며, 탄탄한 커리큘럼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한편 예체능계열에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곳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