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학생회든 동아리든 어떤 활동이든 '생기부용'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나를 성장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나만의 이야기를 더 알차게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학생회·동아리 활동 '생기부용' 아닌 성장 기회로
고등학교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을 단순히 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위한 도구 정도로 여기는 학생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회와 동아리 활동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긴 안목이 필요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에서 홍보영상부 부장을 맡았습니다.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학생회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더 배우고 싶은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체감했습니다.

학교 내 크고 작은 행사를 알리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이 홍보영상부의 역할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촬영만 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영상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아야 했습니다.

행사 홍보 및 기록 등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며 저는 단순히 결과물을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더 배우며 성장하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행사에 관한 영상을 제작하면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고 소통을 이끌어낼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영상 제작 자체가 아니라 영상 조회 수와 행사 참여율 등 구체적 성과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회의 다른 부서와 협력하고, 참여하는 친구들의 개성을 살리며,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연출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이 시간은 저의 관심 분야인 영상 제작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여러 친구와 협업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홍보 영상에 나온 대사가 교내에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고, 전년보다 높은 행사 참여율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일도 많았습니다. 다른 부서와 회의하는 도중 의견 차이로 다툰 적도 있고, 촉박한 일정 속에서 학교 공부와 영상 제작을 병행하느라 힘든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 관리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값진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익숙한 사람들의 범위를 벗어나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협의하고 더 큰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 또한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학생회나 동아리 어떤 활동이든 ‘생기부용’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나를 성장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생활기록부도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내용으로 더 알차게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유진 성균관대 영상학과 2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