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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문익점의 애민정신이 낳은 '의복 혁명'

    대학 시절 교수님 한 분이 퀴즈 하나를 내신 적이 있다. 학생들의 실물 경제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 보겠다는 의도였다. 교수님은 영화 산업, 의류 산업, 의약품 산업, 휴대폰 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열거하고는 이 중 어느 산업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클 것 같으냐고 물으셨다. 당시 많은 학생들이 저마다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제작비용이 투여되는 영화 산업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클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는가 하면,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질병으로 인해 상시 복용하는 약의 특성을 들어 의약품 산업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클 것이라는 의견, 한 달 동안 지불하는 통신요금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동통신 산업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클 것이라는 의견 등등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당시 열거한 산업 중에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산업은 다름 아닌 의류 산업이었다.이에 대해 교수님은 옷이 해지거나 낡아야만 새 옷을 사는 게 아니라는 점을 떠올려야 한다며, 방 옷장 안에는 한두 번 입고만 옷들이 그리 많은데 아직도 새 옷을 사는 자신의 소비 패턴을 떠올려보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글로벌 패션문화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2년을 기준으로 약 1,820조 원 규모로, 이는 세계 GDP의 약 1.8%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중 즐겨 구입하는 수백 가지의 품목들을 떠올려보면 이는 단연 높은 수치라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의류시장 규모는 약 40조 원으로, 국내 GDP가 1,000조 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의류 하나가 거의 4%를 차지하는 셈이다.이처럼 우리나라 국가경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는

  • 학습 길잡이 기타

    왼쪽으로 가고 싶은 것은 왼쪽으로 가게하고, 오른쪽으로 가고 싶은 것은 오른쪽으로 가게 하소서. - 사기

    ▶ 『사기(史記)』의 「은본기(殷本紀)」에 있는 글이다.탕이 교외에 나갔다가 사면에 그물을 치고 “천하 사방의 모든 것들이 모두 내 그물로 들어오게 하소서.”라고 비는 사람을 보았다. 탕이 말하기를 “아! 모두 다 잡으려 하다니.”라고 하고, 곧 그 삼면의 그물을 거두게 하고 빌기를 “왼쪽으로 가고 싶은 것은 왼쪽으로 가게하고, 오른쪽으로 가고 싶은 것은 오른쪽으로 가게 하소서. 명(命)을 따르지 않는 것만 제 그물로 들어오게 하소서.”라고 했다. 제후들이 그 말을 듣고 말하기를 “탕의 덕이 지극하구나! 그 덕이 금수에까지 미치는구나.”라고 했다. 사람들은 세상 모든 좋은 것들이 자기에게 오기를 바란다. 또 바라고 오지 않으면 슬퍼하고 원망까지 한다. 이제 탕임금처럼 세 곳을 내려놓고 한 곳의 그물만 살피는 것은 어떨까? 욕심을 버리고 과감하게 현실을 직시할 때 의외로 우리에게 얻어지는 것들이 많다.▶ 한마디 속 한자 - 左(좌) 왼쪽, 낮은 자리, 진보적인 경향▷좌천(左遷) : 낮은 관직이나 지위로 떨어지거나 외직으로 전근됨을 이르는 말. 예전에 중국에서 오른쪽을 숭상하고 왼쪽을 멸시하였던 데서 유래함.▷좌고우면(左顧右眄) : 이쪽저쪽을 돌아본다는 뜻으로, 앞뒤를 재고 망설임.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 경제 기타

    시전상인의 독점권을 철폐한 신해통공(辛亥通共)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농업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삼고 중시한 농본주의 사회였다. 반면 상업은 말업(末業)이라 해 억제했고, 그에 종사하는 상인도 사농공상(士農工商) 중 가장 천시받는 신분에 지나지 않았다. 상업에 대한 국가 통제 역시 대단해서 나라에서 지정한 곳 외에 장을 개설하고 상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상업이 발달하면 백성들이 이문(利文)만 쫓고 농업은 등한시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도인 한양에서는 허가받은 상인만이 물건을 팔 수 있었다. 육의전으로 대표되는 시전상인이 바로 그들이다.시전상인이란 국가가 도성 내에 설치한 상점인 시전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을 말한다. 이들은 한양과 그 밖 10리에 이르는 지역까지 특정 물품에 대한 판매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초기에는 일물일시(一物一市)라 해 하나의 상품에 한 명의 시전상인만을 두는 형태로 운영됐다. 즉, 시전상인끼리 서로 다른 상품을 취급하도록 해 완벽한 독점권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금난전권이라는 강력한 행정권까지 부여해 시전상인 스스로 자신의 독점적 위치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금난전권은 말 그대로 난전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여기서 난전이란 시전상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물건을 팔거나 허가받지 않은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로, 불법적인 거래로 상업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시전상인들은 자신의 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금난전권을 강력하게 사용했다. 우선 난전을 적발할 경우 이를 폐쇄하고 판매하던 물건도 압수할 수 있었다. 일부 시전상인은 난전 단속을 위해 자경단과 같은 자체 조직을

  • 학습 길잡이 기타

    잣집의 자제는 저자거리에 죽지 않는다. - 사기

    ▶ 도주공의 둘째 아들이 사람을 죽여 초나라 감옥에 갇혔다. 도주공이 말했다. “사람을 죽였으니 죽어 마땅하지만, 천금을 가진 집안의 자제는 저자거리에서 죽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는 황금 2만4000냥을 수레에 싣고 막내아들 편으로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큰 아들이 목숨까지 걸고 자신이 가겠다고 우겨 어쩔 수 없이 큰 아들을 보냈다. 당시 초나라에는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장생이 있었다. 아비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도주공의 편지와 황금은 그에게 전해졌다. 장생은 황금을 일단 받았다가 도주공과의 신의를 지킨 후 돌려주려고 했다. 장생은 왕을 찾아가 사면령을 내릴 것을 청했다.그런데 사면령 소식을 전해들은 큰아들은 황금이 아까웠다. 결국 큰아들은 장생을 찾아가 황금을 돌려받았고 이를 괘씸하게 여긴 장생은 왕에게 말해 둘째아들을 죽인 후 사면령을 내리도록 조치했다. 도주공이 말했다. “큰아들은 재물을 포기할 줄 모르고, 막내아들은 재물을 버릴 줄 안다. 그래서 막내아들을 보내려고 한 것이다.”이 글귀는 돈만 있으면 형벌도 피할 수 있다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수만금을 주고 아들을 살리려고 한 아버지, 돈 욕심에 동생을 죽게 한 형, 그리고 죗값을 치르고 결국 죽임을 당하는 둘째 아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마디 속 한자 - 市(시) 저자, 시장▷市價(시가): 시장에서 상품이 매매되는 가격▷門前成市(문전성시):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집 문 앞이 시장을 이루다시피 함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 경제 기타

    산림녹화와 우리 숲에 숨은 경제적 가치

    우리나라는 숲이 참 많다.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가까이 혹은 저 멀리 푸른 산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네 번째로 산림비율이 높은, 숲이 많은 나라 중 하나이다. 실제로 국토면적의 약 63.7%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고개만 돌리면 산이 보이는 경관이 당연시될 만하다. 그런데 이 울창한 숲을 속속히 들여다보면 우리 눈에 띄지 않는 경제적 가치가 많이 숨어있다.숲의 경제적 기능이라 하면 목재생산이나 연료 공급, 종이 원료 제공, 약초나 버섯, 꿀의 생산 등 직접적인 물질생산 기능을 쉽게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기능은 숲이 지닌 능력의 극히 일부분이다. 숲은 화폐로 환산하기 어려운, 공익적인 기능을 많이 지니고 있다. 예를 몇 가지 들자면, 울창한 숲은 거대한 저수능력을 보유한다. 국내 산림의 저수능력은 180억t에 이른다.전국 50여개 댐의 저수 능력이 약 140억t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산림이 보유한 저수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또한 숲에 쌓여 있는 낙엽층은 홍수의 피크 시간을 20~30분 지연시킬 수 있으며 식물의 뿌리는 흙을 붙잡아 산사태를 방지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창한 나무들은 바람을 막는 방풍기능을 지니고 있어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의 마을과 농작물을 보호해 주기도 한다. 이 외에 공기정화, 기상완화 등 자연환경의 질을 높여주는 일등공신이며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산림휴양을 제공해주는 상쾌하고 푸근한 공간이다.그렇다면 이러한 숲의 공익적 기능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국립산림과학원이 2010년에 측정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연간 109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는 국내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