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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에게 바치며 그의 부림까지 당하는 것인가요? - 욱리자

    ▶ 『욱리자(郁離子)』「술사(術使)」에는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초나라에 원숭이를 길러 생활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를 ‘저공’이라고 불렀다. 저공은 아침마다 원숭이들을 몇 무리로 나눈 후, 늙은 원숭이에게 산으로 이끌고 가서 초목의 열매를 따오게 했다. 그리고는 따온 열매 중 10분의 1을 거두어 갔다. 간혹 열매를 바치지 않으면 채찍으로 때렸다. 원숭이들은 모두 이를 두려워하고 괴롭게 여겼으나 감히 어기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원숭이가 뭇 원숭이들에게 말했다. “산의 과일나무는 저공이 심은 것인가요?” 원숭이들이 대답했다. “아니지. 저절로 자란 것이지.” “저공이 아니면 따서 먹을 수 없는 것인가요?” “아니지. 누구나 따서 먹을 수 있는 것이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에게 바치며 그의 부림까지 당하는 것인가요?” 말이 끝나기 전에, 뭇 원숭이들은 모두 깨달았다. 그날 밤 원숭이들은 저공의 열매를 갖고 숲 속으로 들어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고, 저공은 굶어 죽었다.가끔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속임을 당한다. 집단최면에 걸린 것처럼 ‘원래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속는지도 모른다. 위 이야기에 나온 원숭이처럼 깨우치기만 하면 그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도 말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합리적인 의심이 꼭 필요하다.▶ 한마디 속 한자 - 彼(피) 저, 그▷ 於此彼(어차피):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또는 이렇게 되든지 저렇게 되든지.▷ 彼此一般(피차일반): 두 편이 서로 같음.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 경제 기타

    왜 서울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을까?

    서울의 특징적인 도시 경관 중 하나는 겹겹이 혹은 층층이 쌓여서 마치 숲을 이루고 있는 듯한 빌딩들의 모습이다. 그중 서울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들은 빌딩 숲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밤이면 서울의 반짝이는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곤 한다. 아파트 단지의 주거 형태는 보유 면적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적합한 형태로 보여진다. 대도시는 보통 많은 사람이 모이지만 이에 비해 땅이 좁아 주거 공간이 부족하다. 주거지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토지 및 주택 가격은 나날이 높아지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층 형태로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대도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그런데 어떤 이들은 서울에 굳이 아파트 단지를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사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아파트 단지 형태는 매우 특이한 형태로, 한국과 비슷한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일례로 네덜란드나 벨기에, 프랑스 파리의 경우에도 협소한 영토에 비해 인구밀도가 매우 높지만 그 해결책으로 대규모 주택단지를 구성하지는 않았다. 파리 시내의 인구밀도는 약 2만1000명(2013년 기준)으로 서울의 인구밀도인 약 1만7160명(2014년 기준)보다도 높지만 파리의 경우엔 5~6층의 단층 건물이 주를 이룬다.게다가 해외 많은 나라는 아파트 단지를 주로 저급 주거공간으로 여기거나 저소득층을 위한 보금자리로 생각하곤 하기에 한국에서의 아파트에 대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한국의 경우엔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지방 소도시에서도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고 세련된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으니 말이다.그렇다면 한국의 아파트 단지는

  • 학습 길잡이 기타

    아직 보지 못한 반쪽은 이미 본 반쪽과 같다. - 혜환잡저

    ▶ 조선 후기 문장가 이용휴가 쓴 제반풍록(題半楓錄)에 나오는 글이다.옛날 어떤 사람이 꿈에서 너무도 아리따운 여인을 보았다. 그런데 얼굴 반쪽만 드러내고 있어 그 전체 얼굴을 보지 못해 상념에 사로잡혀 병이 들었다. 어떤 이가 그를 깨우쳤다. “아직 보지 못한 반쪽은 이미 본 반쪽과 같다네.” (이 말을 듣고) 그 사람은 곧바로 상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무릇 산수를 보는 것도 모두 이와 같다. 또 금강산은 산으로 비로봉이 으뜸이고 물은 만폭동이 최고다. 지금 이 둘을 다 보았으니 절반만 보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략)우리가 살면서 다 보고 다 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과연 그것이 가능은 한 걸까? 비로봉과 만폭동만 보고 쓴 글에, 이용휴는 이미 반 정도는 본 것이니 나머지 반을 꼭 봐야 금강산을 다 본 것이겠냐며 달랜다. 우리에게도 필요한 위로다. 어차피 모두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반 정도라도 알기 위해 노력하고 나머지를 미루어 짐작하며 사는 것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삶이 아닐까?▶ 한마디 속 한자 - 半(반) 반, 가운데, 한창▷ 太半(태반) : 반수 이상.▷ 半信半疑(반신반의) : 얼마쯤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함.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 학습 길잡이 기타

    시루가 이미 깨졌는데 돌아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후한서

    ▶『후한서』「곽부허열전」에 있는 말이다.맹민의 자(字)는 숙달이고 거록양씨 사람으로 태원에서 객지생활을 했다. 어느 날 시루(떡이나 쌀을 찌는 그릇)를 들고 가다가 떨어뜨렸는데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곽태가 보고 그 까닭을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시루가 이미 깨졌는데 돌아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곽태가 그를 비범하다 여겨 그에게 권고하여 유학하게 하였다. 10년이 지나 맹민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고 삼공(三公)에 올랐다.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아쉬워하고 ‘만약에 그때’라는 말을 반복한다. 아쉬움이 극에 달하면 뇌리에 박혀 이후 삶이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그만큼 ‘미련’이라는 것은 떨치기가 어렵다. 놓친 것이 손에 거의 잡혔다거나, 가져다줄 이로움이 클수록 더 그렇다. 그런데 달리는 사람이 자꾸 뒤를 돌아보면 속도가 늦어지는 법이다. 우리도 가끔은 맹민처럼 미련을 싹둑 자르고 그냥 달리자. 이미 시루가 깨졌지 않은가?▶ 한마디 속 한자 - 益(익) 이롭다. 더욱▷ 損益(손익) : 손해와 이익을 아울러 이르는 말.▷ 多多益善(다다익선) : 많으면 많을수록 좋음.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 경제 기타

    현대적인 의미의 조세제도는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애덤 스미스와 그의 저서 《국부론》이 경제학의 태동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그 이유는 ‘보이지 않은 손’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가 처음으로 시장 메커니즘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순기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부론에는 시장 메커니즘이 내포하고 있는 효율성 못지않게 다양한 경제원리에 대한 그의 탁월한 식견이 기술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조세 징수에 대한 일반원칙을 천명한 것이다.스미스의 국부론의 마지막 장인 5편은 조세문제와 조세징수에 대한 일반원칙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기술된 조세 부과의 일반적인 원칙은 오늘날 현대적인 조세징수의 법적 근거들과 그 맥을 같이한다.국부론에 기술된 조세징수의 원칙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첫째 세금은 국민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여 징수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제시되어 있다. 이를 흔히 평등의 원칙이라 하는데, 조세 징수 과정에서 특권계급의 특혜를 인정하지 않고, 국민이면 누구나 능력에 따라 비례하여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다음으로 세금은 국가가 임의적으로 징수해서는 안 되며 납세 방식, 시기, 규모를 법에 근거하여 부과해야 한다는 사실이 제시되어 있다. 이를 확실의 원칙이라 부르는데, 납세자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간단명료한 근거에 따라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세 번째는 편의성의 원칙으로 부른다. 세금은 납세자가 납부하기 편리한 방식으로 징수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조세 징수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유발되지 않도록 효과적인 제도를 구비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를 징세비용 최소의 원칙이라고 부른다.스미스가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