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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전략은 유용하죠

    투자전문매체 잭스닷컴은 2016년 7월, 애플과 관련해 가장 우스꽝스러운 기사 10건을 선정했다.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애플 컴퓨터의 최고재무책임자였던 조지프 그라지아노의 인터뷰 기사 (Sorry, Steve: Here’s Why Apple Stores Won’t Work)는 그 가운데 무려 2건을 차지했다. 그는2001년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치즈를 바른 크래커만으로도 충분한 세상에서 여전히 캐비어 요리가 성장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는다는 점이 애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의 기자인 클리프 에드워드와 인터뷰이(interviewee)였던 그라지아노는 10건 중 3위와 4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디지털 경제시대의 진입장벽사실 해당 기사는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2001년 당시 애플은 미래의 대표적 판매 방식으로 여겨진 전자상거래가 아니라 오프라인 판매전략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는 상품이 아닌 가치를 구입하게 만들겠다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에 기반한 전략이었다. 쉽게 말해 애플의 휴대폰과 PC는 전자제품이 아닌 명품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스토어의 운영이 고비용·저수익 구조로 인해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2016년 기준으로 애플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4.5%에 불과하지만 수익점유율이 무려 79%라는 수치는 그들이 애플의 철학을 얼마나 이해하지 못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애플이 과거의 전략을 활용하는 이유는 디지털 경제시대의 특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대부분의 기업은 신기술을 경쟁력의 바탕으로 삼는다. 애플 역시 ‘디지털 기술’이라는 무기로 기존의 거인이었던 노키아를 무너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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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이 중요한 디지털 시대에선 여성 역할이 커요

    로버트 갤브레이스의 소설 《쿠쿠스 콜링》은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들은 신인 작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가까스로 출간을 약속한 출판사를 찾았지만, 판매량은 형편없었다. 어렵게 세상에 알려진 그의 소설은 불과 몇 달 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중 하나가 된다. 출간 석 달이 지난 시점부터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를 보이더니 급기야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일련의 사건은 저자인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해리포터》의 작가인 J K 롤링임이 밝혀졌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창작은 인간 고유 영역 가능성 높아소설 《쿠쿠스 콜링》의 사례는 인간이 완벽히 이성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완전히 이성적인 존재라면 판매량을 결정짓는 유일한 기준은 작품의 완성도가 돼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창작물에서 인간적인 요소를 발견할 경우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창작의 영역은 인간의 고유한 분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창작을 넘어 창조가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남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인간 고유의 창조 방식에 있다. 포천의 편집장인 제프 콜빈은 그의 책 《인간은 과소평가되었다》에서 인간의 창조력은 타고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상호 협력 과정에서 개발되는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펜틀랜드 교수는 2012년 《Harvard Business Review》를 통해 회사 식당에서 서로 모르는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창조력이 87.5%나 증가됐다는 결과를 소개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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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시대엔 협업의 중요성이 더 커지죠

    초기의 인류에게 집단은 곧 생 존이었다. 집단을 이룰 경우 포 식자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먹이를 구 하기가 용이하고, 먼 지역으로 사냥을 떠날 때에도 자원을 효 과적으로 지킬 수 있었기 때문 이다. 한편 집단 구성원들은 고 유의 공통된 소리와 몸짓을 만 들어냈다. 위험한 상황에서 서 로가 같은 소리와 몸짓을 냄으 로써 서로를 보호하고, 힘을 합 쳐 대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 집단의 중요성은 인 류에게 있어 매우 역사가 깊은 것이었다.디지털 시대의 집단의 중요성인류에게 깊숙이 내재된 집단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보 기술의 발전은 개인이 집단과 무관한 존재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가질 수 없다고 여기던 능력을 갖게 되면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각 개인의 능력이 급격히 발전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집단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2007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소개된 노스웨스턴대학의 스테판 부키와 캘러그 경영 대학원의 벤자민 존스의 연구는 이를 증명한다. 이들의 연구인 ‘The Increasing Dominance of Teams in Production of Knowledge’에 의하면 지난 50년간 모든 학술 분야에서 팀의 연구가 개인의 연구보다 많아지고 있고, 규모가 보다 큰 팀에서 수행한 연구가 인용된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뿐만 아니라 50년 전에는 단일 저자의 논문이 인용될 확률이 높았지만 오늘날 이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도 발견했다. 디지털 경제 형성의 근간을 이루는 과학 및 공학 분야의 경우 1000회 이상 인용될 확률이 팀의 연구가 개인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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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경제도 규제 필요하지만 참여자들의 평판이 더 중요하죠

    공유경제의 선두자인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상장회사가 아니다. 상장 없이도 꾸준히 기업 가치를 키워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파이낸셜타임스의 조사는 이를 뒷받침한다. 7500만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미국과 유럽 지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총 가치가 490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 약 549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중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각각 BMW와 힐튼그룹의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 투자 유치가 끊이지 않는 기업에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는 주주들의 경영권 간섭만 커질 뿐 의미가 없다.기존 사업자와의 갈등 불가피호텔 객실을 보유하지 않은 숙박업체가 전통적인 호텔 기업의 가치를 넘어서자 호텔업계와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새로운 공유 숙박 서비스가 불법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규제받지 않은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들의 안전성이 침해받고, 시장의 공정성이 깨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규제를 수행하는 당국도 이들 의견을 지지한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에어비앤비로 인해 적정 가격의 가용 주택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기존 사업자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한 이들 서비스는 파리와 베를린, 스페인, 서울, 뉴욕 이스트 햄튼 등지에서 불법으로 규정돼 서비스가 금지됐다. 전통적으로 숙박과 운수는 규제 수준이 높은 서비스 분야다. 이런 분야에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다 보니 자연히 규제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정보 비대칭·외부효과는 공유경제에도 존재규제의 목적이 시장실패의 방지라는 점에서 공유 서비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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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경제로 '사회적 후생' 늘지만 기존 공급자와는 충돌하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두 달여 앞 둔 시점에 평창·강릉지역의 숙박비 가 치솟았다. 극성수기 대비 2~3배 오른 숙박비는 2인실 가격이 하룻 밤에 40만원, 최대 13명까지 들어 갈 수 있는 방은 약 170만원에 달했 다. 하지만 올림픽 흥행의 악재로 꼽혔던 숙박 문제는 올림픽 개막 이후 의외로 큰 이슈가 되지 않았 다.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 비’가 있었기 때문이다.공급과 수요를 ICT 플랫폼으로 중개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이비앤비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강원 지역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을 이용한 게스트는 9000명이 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60% 증가한 규모였다. 강원 지역의 숙박료가 치솟자 관광객들이 숙박공유를 통해 숙소 문제를 해결한 결과였다. 이런 실적을 두고 에어비앤비는 2인1실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호텔 약 26채를 추가한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지역주민은 숙소를 공유한 대가로 총 23억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구체적 수치도 덧붙였다.공유경제는 유휴자산을 보유한 공급자와 이를 원하는 수요자 간의 시장거래를 ICT 플랫폼이 중개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공유경제의 경제적 효과는 무엇보다 사회적 후생의 증가로 나타난다. ICT의 발달로 수요자가 원하는 공급자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손쉽게 (낮은 거래비용으로) 찾을 수 있게 됨에 따라 과거에는 거래할 수 없었던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만나 거래하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미국에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회계법인 PwC와 세계적인 리서치회사 BAV 컨설팅은 공유경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해 《소비자 인식 시리즈: 공유경제 편》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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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발달로 상품과 서비스를 공유해 쓸 가능성 커요

    산업혁명 이전 경제적 교환의 대다 수는 개인 간 거래였다. 알프레드 챈들러의 저서 《보이는 손》에 묘사 된 바와 같이 18세기 후반 경제를 지배하는 주체는 일반 상인이었으 며, 수공업자와 장인들의 작은 점 포에서 소량의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전부였다. 이후 산업혁명은 인 류의 경제활동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놨다. 대량 생산과 대량 분배를 가능하게 했고 이는 오늘날과 같은 대기업 출현의 기반이 됐다. 흥미로 운 점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지 200 년이 조금 넘은 오늘날 다시 과거의 개인 간 거래 방식이 활발해지고 있 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이를 ‘공유 경제(sharing economy)’라고 이 름 붙였다.공유경제의 정의공유경제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그의 저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유경제》를 통해 공유경제를 다섯 가지의 특징을 지닌 경제 체제로 설명한다. 공유경제는 제품의 교환 및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촉진하여 더 높은 수준의 경제활동을 야기하고, 모든 자원이 가능한 한 낭비 없이 완벽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징을 지닌다. 에이비앤비와 같이 비어 있는 침실을 여행자에게 제공하거나 리프트나 우버와 같이 자동차를 보유한 개인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개인에게 빌려주는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또한 이런 교환활동이 기업이나 국가와 같이 중앙집권화된 조직을 매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개인이 직접 자본과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중앙집권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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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데이터 시대, 개인정보는 보호와 활용의 균형이 중요해요

    페이스북 가입자 5000만 명의 정보 가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전달되었 다. 해당 정보가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 보를 위해 활용된 것이 알려지자 페 이스북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주가가 7% 가까이 폭락하 는가 하면, 최고경영자(CEO)인 마 크 저커버그는 미국, 영국, 유럽연 합(EU) 의회로부터 소환되었다. 구 글과 아마존, 트위터와 같은 정보기 술(IT) 기반 기업들 역시 이번 사태 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 건의 여파가 어디로 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개인정보는 보호되고 개인에게 귀속돼야사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빅데이터의 발전과 함께 끊임없이 제기되는 우려였다.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원유라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정보의 분석을 통해 평균적 접근이 아닌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인정보는 본질적으로 보호되고, 개인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의 정보가 활용될 때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개인정보를 둘러싼 공통의 문제들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의 딜레마를 해결할 보편적인 제도적 해결책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마다 보유한 자원이 상이하고, 처한 제약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정보를 둘러싼 공통된 주요 이슈들은 존재하는데, ‘동의’와 ‘비식별화’의 문제이다.동의의 문제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의 기초가 된다. 동의와 관련하여 Opt-in과 Opt-out의 두 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Opt-in은 개인정보 제공자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개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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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데이터 시대되면서 '데이터 과학자'가 부상하고 있죠

    2001년 9·11 테러 발생 직후 미국 연 방수사국(FBI)은 19명의 용의자 가 운데 11명의 이름을 발표했다. 테 러 발생 이후 단 3일 만이었다. 신속 한 대처의 이면에는 세계 최대 데이 터 판매업체 액시엄의 분석이 있었 다. 이들은 자사가 보유한 항공회사 의 티케팅 데이터와 미국 전역의 주 소 데이터 그리고 우체국이 제공하 는 주민들의 이사 데이터의 결합으 로 항공 티켓 구매자의 동선을 파악 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용의 자를 선별해낼 수 있었다.빅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자액시엄은 미국인 3억 명을 비롯해 세계 7억 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한 뒤 각 기업에 판매하는 세계 최대 데이터 판매업체다. 저장된 개인당 수집된 항목이 1500개에 이를 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포천 100대 기업 전부는 물론이거니와 연방 정부 등 개인정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주체가 이들의 고객이다. 그리고 이들 사업의 중심에는 ‘데이터 과학자’가 자리하고 있다.데이터 과학자가 빅데이터와 함께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데이터를 다루는 직업군은 아주 오래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해왔다. 글로벌 구인·구직 네트워크 서비스인 링크트인에서 데이터 분석과 관련 있는 직업 타이틀을 검색하면 약 4900개의 직책이 등장할 만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직업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과학자가 ‘21세기 가장 섹시한 직업(Data Scientist: The Sexiest Job of the 21st Century, Harvard Business Review)’으으로 여겨질 만큼 재조명되는 것은 기존 데이터 관련 직업군과는 차별화된 뭔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데이터 분석가와 데이터 과학자데이터 과학자가 기존의 데이터 관련 직업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