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4차 산업혁명과 진입장벽
![[4차 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전략은 유용하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5/AA.16784043.1.jpg)
디지털 경제시대의 진입장벽
![[4차 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전략은 유용하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5/01.16805891.1.jpg)
애플이 과거의 전략을 활용하는 이유는 디지털 경제시대의 특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대부분의 기업은 신기술을 경쟁력의 바탕으로 삼는다. 애플 역시 ‘디지털 기술’이라는 무기로 기존의 거인이었던 노키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문제는 기술로 쌓아 올린 진입장벽이 튼튼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에서 기술력은 언제든지 초월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애플을 성공시킨 무기가 애플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것이다. 애플스토어는 최첨단 제품만으로는 진입장벽을 지킬 수 없음을 간파한 스티브 잡스의 해안이었던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전략
디지털 경제시대의 많은 기업은 기술로 올린 진입장벽을 보다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전통적인 즉, 아날로그 전략을 활용한다. 애플스토어는 에르메스나 까르띠에, 롤렉스와 같은 사치품 브랜드가 사용하는 고전적인 전략이다. 매장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고, 전문가들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더 큰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치품에 국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각국의 부자들은 저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하나같이 명품을 소비해 자신을 어필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전면이 유리창으로 이루어져 밖에서도 매장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애플스토어가 24개국에 총 501개의 매장을 보유할 수 있는 이유다.
아날로그 전략은 아마존의 전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찌감치 전자상거래의 위력을 파악했던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저스도 기술로 쌓아 올린 진입장벽을 과거의 방식으로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대규모 토지를 구입하고, 100개가 넘는 대형 창고를 짓는다. 20대의 보잉 767기를 임대하고, 수천 대의 트랙터 트레일러를 보유한다. 오래된 방식이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넘어서기 어려운 비용우위를 창출한다. 구글 역시 알고리즘 혁신으로 이룬 진입장벽을 서버 규모의 확충, 초기 항공 기술인 비행선을 이용한 인터넷망 구축을 통해 강화하고 있다. 더 뛰어난 알고리즘을 개발하더라도 넘어설 수 없는 우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변하지 않는 중심
data:image/s3,"s3://crabby-images/aec6f/aec6f24e9d759b25491bcae9ffad19af183fba57" alt="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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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 KDI 전문연구원 kimdy@kd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