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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창조적 독점'은 소비자에 더 많은 선택권 줘요

    “마차를 연결한다고 기차가 되지는 않는다.” 혁신의 불연속성을 표현한 경제학자 슘페터의 명언이다.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틸은 그의 책 《제로 투 원》에서 한 개의 타자기를 보고 100개의 타자기를 만들었다면 ‘수평적 진보’를 이룬 것이며, 한 개의 타자기를 본 다음 워드프로세스를 만들었다면 ‘수직적 진보’를 이뤄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평적 진보란 효과가 입증된 것을 따라해 1에서 n으로 진보하는 것이며, 수직적 진보는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진보라 표현한다.창조적 독점의 중요성수직적 진보의 다른 이름은 ‘기술’이다. 시기를 막론하고 기술발전 없이 한정된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기술 발전 없는 생산량의 증가는 대기오염을 가속화시킬 뿐이다. 과거와 동일한 방식은 부를 늘려주기는커녕 자원의 황폐화를 초래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 없이는 글로벌화도 어렵다. 글로벌화란 한 곳에서 성공한 방식을 다른 국가에도 전파하는 과정으로, 수평적 진보의 대표적 사례이다. 기술의 발전 없이는 자원의 희소함을 해결하지 못해 글로벌화도 지속되기 어렵다. 어떤 형태의 진보도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다.한편, 기술의 발전은 독점을 형성한다. 경제학에서 독점은 모두 동일한 특성으로 정의된다. 정부로부터 면허를 획득했건,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자를 몰아냈건, 혁신을 통해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만들었건 모두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시장 형태로 묘사된다. 하지만 기술발전으로 독점을 형성한 ‘창조적 독점’의 경우는 다르다. 수직적 진보를 통해 독점을 형성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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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차 상용화 위해선 안전 불안감 해소돼야

    한국은 자율주행차가 시험주행장을 벗어나 도심을 달린 최초의 국가다. 1993년 한민홍 고려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개조한 아시아자동차의 ‘록스타’는 서울 청계고가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한 뒤 남산 1호터널, 한남대교를 거쳐 여의도 63빌딩까지 약 17㎞ 구간을 주행했다.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계기였다.기술 수준에 따라 6단계로 분류자율주행차는 기술 수준에 따라 달리 정의된다. 과거에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이 제시한 5단계 분류를 사용했지만, 최근 기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공학회가 분류한 6단계(레벨 0~5) 분류를 채택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되는 단계에서 적절한 법규를 갖추기 위해서는 명확한 표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새로운 분류의 특징은 기존 분류의 완전 자동화 단계를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도화된 자율주행(레벨 4)’과 ‘완전 자동화(레벨 5)’로 구분했다. 모두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 단계에 이른 상태를 의미하지만, 레벨 4는 고속도로 등 특정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 수준이고 레벨 5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레벨 0는 완전한 수동 단계를 의미한다. 레벨 1과 2는 얼마나 많은 기능을 자동화했는지에 따른 구분이다. 레벨 1은 특정 기능 한 가지만이 자동화 가능한 수준이다. 앞차와의 속도를 고려해 적정 거리를 유지시켜 주는 ACC(adaptive cruise control) 기술, 주행 중 위험이 닥치면 자동으로 자세를 유지시켜 주는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기술, 보행자나 다른 차량 간의 충돌이 예상될 때 자동으로 정지하는 AEB(autonomous emergency braking) 기술 등이 대표적인 초기 단계 기술이다. 이 기술 가운데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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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 중립성'은 데이터가 수도나 전기처럼 공공재라는 개념이죠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발생한 ‘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은 7월 말부터 2개월간 서울시 면적의 세 배에 달하는 산림을 태웠다. 산불 진화 이후 담당 소방서 서장은 통신사 버라이즌을 고소했다. 인터넷 데이터 사용량이 계약 기준을 초과하자 속도를 낮춰버렸기 때문이다. 1/200로 줄어든 인터넷 속도는 전화 연결 속도보다 느렸고, 이로 인해 화재 진압 차량과 소방 헬기, 소방 요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거듭된 소방서의 요청에도 속도 제한이 없는 요금제에 가입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망 중립성의 개념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 소송은 결국 법적 논쟁으로까지 이어졌다. 논쟁의 핵심은 ‘망 중립성’이었다. 통신사업자의 인위적·자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는 망 중립성을 위배한다는 것이다.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은 데이터는 수도와 전기와 같은 공공재라는 시각에서 나온 개념이다. 인터넷을 개발한 팀 버너스 리는 개방과 자유가 인터넷 발전의 원동력이라 믿었다. 실제 그는 인터넷에 대한 저작권도, 관련 특허도 출원하지 않았다. 누구나 차별 없이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길 원했기 때문이다. 즉, 통신사업자는 콘텐츠의 종류나 유형, 사업자를 선별해서는 안 되며 제공 속도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비차별, 비선별, 투명성을 ‘망 중립성 3원칙’이라고 한다. 망 중립성으로 인해 정보기술(IT) 시대에 구글과 애플, 아마존과 같은 많은 혁신 기업이 출현할 수 있었다.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의 경우 아이디어 구현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작은 창고에서도 회사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미국 스타트업의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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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게 진화하는 이동통신 기술…이젠 5G 기술 상용화로

    오랜 기간 한국은 모바일 시장의 강자였다. 전 세계가 유럽식 기술인 GSM 방식을 표준으로 사용하던 1990년대 중반,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2009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인해 한때 우리나라 모바일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지만, 2012년 구글과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LTE 기술은 한국 모바일 시장의 날개와도 같았다. 빨라진 속도로 인해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는 물론 우리나라의 모바일 게임과 콘텐츠산업까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5G 기술의 등장1984년 SK텔레콤의 전신인 ‘(주)한국이동통신서비스’가 제공한 ‘카폰’ 서비스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서비스는 오늘날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 기술을 거쳐 4세대 기술인 LTE 시대를 통해 진정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열었던 이동통신 기술은 이제 5세대 기술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동통신 기술은 ‘세대’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술발전 정도를 표현한다. 오늘날 5G라고 부르는 통신기술은 ‘5세대(Generation)’를 통칭하는 단어다.5G는 이전 세대의 이동통신 기술인 LTE보다 업그레이드된 통신기술이다. 커넥팅랩의 연구진은 저서 《모바일 트렌드 2019: 지금 우리에게 5G란 무엇인가》를 통해 5G 기술의 특징을 ‘초고속’과 ‘초저지연’ 그리고 ‘초연결’로 정의한다. ‘초고속’이란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의미한다. LTE에 비해 최대 속도가 20배 빠르며, 체감 속도 역시 최소 10배 이상이다. 2G 영화 한 편을 LTE로 다운받을 경우 약 16초가 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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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 성장하려면 끊임없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죠

    파괴적 혁신의 정의공고했던 고속복사기 시장과 컴퓨터 시장은 모두 작은 기업에 의해 무너졌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파괴적 혁신 전략’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의 기념비적인 적서 《혁신기업의 딜레마》 《성장과 혁신》에서 혁신은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한다. 존속적 혁신은 기술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혁신을 의미한다. 한층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상위시장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향상되는 존속적 기술에 기반을 둔다.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성능이 점점 고도화되는 현상은 지속적 혁신의 결과다. 반면 성능은 뒤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술로 주류 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에 먼저 뿌리내렸다가 급격한 기술 개발을 거쳐 주류시장을 잠식하는 경우가 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이를 ‘파괴적 혁신’이라고 표현한다. 파괴적 기술은 고성능을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하지만 성능은 조금 부족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기술을 원하는 시장에서 수용된다. 이후 급격한 기술 개발을 통해 주류 시장에서 통용될 만큼 성능이 향상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주류 시장의 기존 경쟁자를 넘어서게 된다.4차 산업혁명 기술과 파괴적 혁신파괴적 혁신 전략이 존속적 혁신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기업을 무너뜨리는 사례들로부터 기술을 ‘첨단기술’과 ‘재래 기술’로 구분하는 것이 반드시 올바른 방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존 기술들의 재조합이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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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물류혁명이 가져올 소비재 생산방식 변화

    ‘검은 금’은 석유가 아니라 후추였다. 선사시대부터 인도에서 양념으로 쓰이던 후추는 일부 상류층에서만 맛볼 수 있었고, 가치가 높아 화폐나 담보, 심지어 몸값으로도 쓰였다. 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업과 제국들은 수천 년 동안 교역을 감행했지만, 긴 거리는 높은 비용과 위험을 수반했다. 서양인들은 보다 수월하게 후추를 공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항로 개척은 대표적인 노력이다. 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된 아메리카 대륙도 후추 덕분이었다.운송과 산업전략지난 수 세기 동안 운송의 어려움 탓에 소비자들은 국가 밖의 상품을 구입할 수 없었다. 아주 부유한 소수를 제외한 일반인에게 해외에서 조달한 옷이나 식품, 도구들은 너무 값비싼 제품이었다. 운송의 어려움은 생산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소비자 가전 사업을 선도했던 RCA는 텔레비전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들었다. 주요 부품을 설계하고 대량생산할 뿐만 아니라 진공관과 회로기판,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음극선관, 튜너, 스피커, 심지어 옛날 텔레비전의 상징인 나무 마감 수납장도 직접 만들었다. RCA의 1959년 홍보영상 《The Reason Why》에는 RCA가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드는 이유가 상세히 언급된다. 바로 ‘운송의 어려움’이다. 부품을 직접 조달할 경우 시간과 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어 이윤이 낮아졌기 때문에 수직통합 기업이 경쟁우위를 차지했다.물류 혁명은 생산방식의 변화 가져와1970년대와 1980년대 기업들은 모두 수직통합 전략을 고수했다.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일은 수입보다 비용이 커질 위험이 높았기 때문이다.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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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시대에는 불특정 대중이 가치를 창출하죠

    인류 역사상 발간된 책은 약 1억3000만 권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도서관이 약 3000만 권을 소장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지만, 웹상에 존재하는 정보의 양에는 미치지 못한다. 2015년 기준으로 검색 엔진이 찾을 수 있는 웹 페이지는 약 450억 쪽에 달했다. 검색되지 않은 웹 페이지 규모는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사람들이 만드는 웹 도서관온라인 세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보는 문서화된 정보에 한정되지 않는다.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가 있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음악과 동영상, 사진, 음성파일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리고 물리적 도서관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콘텐츠가 확장된다. 유튜브에는 8000만 편 이상의 동영상이 존재하고, 시간당 약 4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된다. 이 모든 정보는 누군가의 기획과 통제 하에 있지 않다. 웹상의 정보는 풍부하지만, 무질서해 보이는 이유다.무질서한 정보는 원하는 특정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 스탠퍼드대의 두 청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웹상의 정보가 가진 단점을 해결했다. 웹상의 모든 콘텐츠는 다른 웹페이지와 연결돼 있음을 알아냈고, 다른 웹페이지에서 해당 콘텐츠를 많이 링크할수록 중요한 콘텐츠라는 것을 파악했다. 다른 논문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연구가 가치가 높은 논문이 되는 것과 유사한 논리다. 이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해 모든 웹페이지에 등급을 매겼고, 이는 구글 창업의 기반이 됐다. 구글이 찾아낸 것은 불특정 다수가 올리는 정보는 통제할 수 없지만 질서가 존재한다는 깨달음이었다. 이 구조는 불특정 다수가 상호작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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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플랫폼은 비즈니스 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죠

    구글은 ‘구글 뉴스’ 서비스를 통해 각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모아놨다. 제목 외에 사진과 짧은 요약문이 제공된다. 2002년 9월 출범한 구글 뉴스로 인해 수익이 감소하자 기존 신문 및 잡지사는 당황했다. 2007년 초 벨기에 독일 스페인의 신문사를 대변하는 단체들은 구글 뉴스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진 구글은 수익을 뉴스 제공자와 나누는 대신 뉴스 서비스 폐지를 결정했다. 그 결과 각 신문 웹사이트의 방문자 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이는 광고수익 급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신문사는 법원의 결정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디지털 플랫폼의 특징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신문사들의 수익은 매우 높았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전역의 신문은 약 2400종이었고, 연매출은 460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미국 신문사의 위상은 급격히 낮아졌다. 2013년 기준으로 10년 새 광고 매출이 70%나 줄었으며 2007~2011년 신문사 일자리는 1만3400개 감축됐다. 2013년 8월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에게 매각되기에 이른다.디지털 플랫폼은 이처럼 기존 비즈니스를 붕괴시킨다. 파괴 속도와 규모가 과거의 그 어떤 신기술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원인은 온라인 환경에서 정보재를 거래하며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보재란 디지털화가 가능한 재화를 의미한다. 즉, 0과 1의 비트 형태로 운송하고 저장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결과물이다. 정보재의 특징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음악 파일은 10개를 복사하든, 1000개를 복사하든 그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