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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디지털경제의 원유'… 기업 경쟁 치열
데이터 원천 확보를 위한 빅데이터 전략구글은 지난해 말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에코 쇼’와 셋톱박스인 ‘파이어 TV’에서 구글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지원을 차단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지난 3일 아마존의 사이트에서 구글 자회사로서 스마트 홈 기술을 보유한 네스트의 최신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두 인터넷 공룡의 유치한 싸움이 지속되는 이유는 빅데이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빅데이터에 대한 인식은 방대한 데이터 규모 자체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데이터 생성 주체에 대한 접근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데이터 규모는 여전히 중요한 요인이다. 경쟁우위를 선점한 많은 기업이 방대한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제품 및 서비스 개선에 활용했다. 하지만 많은 데이터를 가진 기업 전부가 경쟁우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후발주자로서 데이터가 부족했던 페이스북이 선도자였던 마이스페이스를 제쳤고, 오랜 기간의 엄청난 검색 정보를 보유했던 야후는 정보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신생 업체 구글에 추월당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보의 보유량과 질이 경쟁우위를 결정하는 요인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이들 기업이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요인은 데이터 생성 원천에 대한 경로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구글은 단순하지만 정밀한 검색엔진의 제공을 통해 데이터의 생성원천인 소비자에 대한 접근 경로를 독점할 수 있었다. 제품의 궁극적인 판매 대상이기도 한 소비자에 대한 접근 경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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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가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원천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전략 수립독일은 브라질을 무려 7-1의 점수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독일 선수들은 비디오 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인터뷰했다. 브라질 선수들이 자신들이 예상하는 대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브라질 선수들의 움직임과 전략을 완전히 분석한 결과였다. 당시 독일축구연맹은 월드컵을 앞두고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인 SAP과 협력해 ‘매치인사이드’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훈련 중인 선수의 무릎과 어깨에 총 4개의 센서를 부착해 선수의 운동량, 순간속도, 심박 수, 슈팅 동작, 방향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매치인사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된 뒤 경기장 밖 감독의 태블릿PC에 전달돼 선수의 컨디션 파악과 전술 변경에 활용된다. 한편 센서 한 개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1분에 총 1만2000여 개다. 90분 동안 선수당 약 432만 개, 11명의 선수가 뛰므로 경기당 약 4968만 개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개인의 장단점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 맞춤형 전술을 완성한다. 특히 남아공월드컵 당시 3.3초였던 선수당 볼 소유시간을 1.1초로 크게 단축해 공격적인 전술의 토대를 만들 수 있었다.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독일 축구 대표팀과 같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를 많이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온라인 유통 공룡인 아마존의 예측배송 시스템이다. 유통기업은 많은 양의 물품을 빠른 시간 안에 배송할 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고객들이 원하는 물품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구매하기 전에 예측해 배송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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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술이 인간 노동을 보완해 일자리 늘게 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의 교육당시의 기술 발달은 오늘날 자동화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기술 발달로 인해 기계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교육을 통한 해결책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달라진 건 기계의 수준이다. 기하급수적 성장과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발전한 기계는 인간의 육체를 대체하던 과거와 달리 인간의 지능까지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덕분에 근본적인 처방인 교육의 중요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문제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생 수준에 맞는 전문 기술직이나 관리직의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미국의 경우 과거 고등학교 졸업자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던 일자리는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차지하고 있다. 학위 소지자만 양산될 뿐이었다. 아주 일부만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기계에 일자리를 내준 사람들은 아직 기계화되지 않은 직종으로 옮겨갔다. 이들의 직종과 하는 일은 바뀌었지만, 업무의 성격이 일상적이라는 점은 그대로였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더 넓은 영역에서 도입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기계에 내어주고 있어 과거와 같이 기계를 피해 옮길 직종도 좁아지고 있다. 교육을 통해 기계에 우위를 점하는 일자리도, 기계의 영향을 피해 숨을 일자리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기본소득 도입 논의의 배경한편 기술 발달은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의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제2의 기계시대》에서 디지털 노동자가 더 흔해지고 유능해지고 강력해질수록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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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기계 많아질수록 기계·인간 협업이 더 중요해져
1970년대 체스는 기계가 넘볼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었다. 초기 모델에 해당하던 벨(Bell)이라는 체스기계는 승수를 챙기기는커 녕 작동이 멈추는 일도 다반사였 다. 하지만 약 20년 뒤인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는 체스 챔피언이던 가리 카 스퍼로프를 2승 3무 1패의 성적으 로 꺾을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한 다. “체스는 인공지능의 초파리이 다”라는 말을 통해 체스가 인공지 능의 전체상을 엿볼 수 있는 도구 임을 강조했던 알렉산더 크론로드 (Alexnder Kronrod)의 말이 떠오 르는 대목이다.기계 역할의 변화과거 전통적인 체스 대회는 체스 그랜드마스터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그랜드마스터란 국제체스연맹(FIDE)이 뛰어난 선수(보통 2500점 이상)에게 부여하는 타이틀이다. 이는 체스 대회는 사람만이 참석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계에 의해 최고의 선수가 패배하자, 체스 게임의 형태가 바뀌기 시작했다. 1990년 후반에 이르자 경기 중간에 그랜드마스터가 기계의 조언을 구하는 형식의 게임이 등장했다. 이를 ‘자유형 체스(Freestyle chess)’라고 이름 붙였다. 사람과 기계가 한 팀이 되어 서로의 불완전함을 보완해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방식이다.2000년 초반이 되자 자유형 게임은 사람의 체스 실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 그보다는 컴퓨터의 프로그램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는 선수가 게임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졌다. 2005년 시작된 자유형 토너먼트에서 우승자는 체스 실력이 각각 1684점과 1398점에 불과한 두 미국인 청년들이었다. 이들의 점수는 체스 동호회 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이들이 결승전에서 이긴 상대는 러시아의 체스 그랜드마스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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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기계 등장으로 승자독식 더 뚜렷해질 것
“은메달을 딴 것이 아니라 금메달을 놓친 것이다. You don’t win silver, you lose gold.” 미국 여자농구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리사 레슬리가 출연한 1996년 나이키 광고에 삽입된 문구이다. 당시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이 문구는 오늘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2인자가 1인자를 넘어설 수 없게 된 ‘승자독식 경제’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문장인 듯하다.지능형 기계의 등장과 일자리의 변화지금까지의 기계는 단지 인간의 육체를 대체할 수 있을 뿐이었다. 지식 노동은 인간이 기계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누릴 수 있는 분야였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진보로 인해 기계가 인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전에 없던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즉, 자연어의 처리를 통한 복잡한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기계학습이 가능해져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만 쌓을 수 있는 암묵적 지식까지 습득함으로써 인간이 독차지해오던 영역에서조차 기계가 다양한 과제들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지능형 기계의 등장으로 인해 지식노동의 영역에서도 기계에 의한 대체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MIT의 경제학 교수 애쓰모글루와 오토는 이런 경향을 반영해 인간과 기계의 영역을 일상적(routine) 노동과 비일상적(non-routine) 노동으로 구분하자고 주장한다. 지식 혹은 육체노동 여부와 무관하게 일상적 노동은 모두 기계에 의해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일상적 업무의 일자리(현금 출납원, 우편물 담당자, 시멘트 공 등)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1981년에서 1991년 사이 5.6%였던 감소폭은 다음 10년간에는 6.6%로 커졌고, 2001년에서 2011년 사이에는 무려 11%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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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한 자원이 풍요와 격차를 가른다
미국 뉴욕 로체스터은행의 서기인 조지 이스트먼은 1883년 세계 최초의 감광필름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사진 회사 ‘코닥’을 세웠다. 코닥은 한때 15만 명에 육박하는 직원을 거느렸으며, 본사가 있는 로체스터시를 부자 도시로 만들었다 승승장구하던 코닥은 설립 이후 약 130년 만인 2012년 파산했다. 디지털 사진 공유 앱인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팔린 지 불과 몇 달 뒤 일어난 일이다.커지는 파이와 작아지는 조각디지털 시대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수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준다면 다른 사람보다 100만 배는 더 벌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창업한 지 15개월이 채 되기 전 페이스북에 10억달러에 팔렸다. 반면 디지털 혁신으로 한 사람의 하루 생산량을 기계가 불과 1만원에 해낼 수 있다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주의 입장에서는 해당 노동자에게 1만원이 넘는 일당을 주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는 풍요로워지고, 혁신가는 부유해지지만, 과거의 번영을 떠받치던 노동자의 수요는 줄어들고, 그들의 소득은 급감한다. 기술 발전이 언제나 소득을 높인다는, 그리고 기계로 인한 노동의 대체가 임금을 낮춘다는 모순된 일반적 통념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경제 전체를 대상으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학자 에드 울프와 실비아 알레그레토는 2011년 발표한 논문 《The State of Working America’s Wealth》에서 소득 분포 하위 80%에 속한 이들의 재산은 감소한 반면 상위 소득 집단에서는 부의 집중 현상이 강해짐을 살펴봤다. 소득분포 역시 상위 1%가 미국 전체 소득의 65% 이상을 가져갔다. 하지만 중간층의 소득은 1979년 이래로 정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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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기술과 환경의 변화로 촉진되죠
언젠가부터 인류의 생산성은 기술 혁신에서 비롯됐다. 인류 역사의 초기에는 노동시간이 생산성을 높 여줬지만 더 이상 생산성은 노동시 간의 증가에 비례하지 않는다. 미 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솔로는 총산출량 증 가가 요소 투입의 증가만으로는 설 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 1987 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범용기술문제는 기술 혁신이 곧바로 생산성 향상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솔로의 연구에 의하면 1940~1960년대 미국의 생산성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1973년을 기점으로 그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되기 시작한다. 솔로는 이 시기가 많은 기업이 정보기술(IT)을 도입한 ‘컴퓨터 혁명’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그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생산성 통계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컴퓨터 시대의 도래를 목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문제는 실증 데이터에서 보여주는 것과 달리 기업 현장에서는 IT를 많이 활용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경쟁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대폭 향상됐다는 점이다. 이를 ‘생산성의 역설(Productivity paradox)’이라고 한다.사실 이런 생산성의 역설은 1970년대 중반에만 나타났던 것은 아니다. 채드 시버슨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전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범용기술인 전기의 등장 시기에도 같은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장에 전기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 후반이다. 전기라는 범용기술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이후 30년간 미국 경제에는 아무런 생산성의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시기에는 생산성 후퇴가 목격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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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혁신은 끝나지 않았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의 생활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의 저자 로버트 고든이 혁신 속도가 늦춰진 미국을 연구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제시한다. 2011년 발간된 그의 책 《거대한 침체》에서 미국은 지난 300년간 낮게 달린 과일을 따먹으며 풍족하게 살았지만 최근 40년 동안 낮게 달린 과일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나무가 생각보다 헐벗은 상태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즉, 두 경제학자가 비유를 통해 주장한 핵심은 혁신이 고갈됐다는 것이다.재조합의 혁신하지만 혁신에 관한 상반된 주장도 존재한다. 2010년 노벨물리학상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을 발견한 두 명의 러시아 연구자에게 수여됐다. 연필로 사용하는 흑연은 대표적인 그래핀 덩어리로 알려졌지만, 수십 년간 그 누구도 그래핀을 분리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러시아 연구자들은 획기적인 방법으로 0.35㎚에 불과한 그래핀을 분리해냈는데, 그들이 사용한 도구는 바로 ‘스카치테이프’였다. 스카치테이프를 흑연에 떼었다 붙이기를 반복하자 그래핀이 분리된 것이다. 이처럼 일상적인 물건도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자, 즉 재조합되자 혁신이 탄생했다.복잡계 경제학으로 유명한 브라이언 아서는 《기술의 본성》을 통해 발명은 기존에 있는 것들 속에서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며 우연한 기회로 탄생한 혁신의 본질을 설명했다. 경제학자 폴 로머 역시 경제성장은 자원을 더 가치 있는 방식으로 재배치할 때마다 이뤄진다고 주장하며 이런 견해를 뒷받침했다.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