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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는 IT 지식이 바탕이 된 관찰·분석에서 나와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은 소프트웨어 혹은 데이터 기업이다. 해당 기업이 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인지, 서비스업인지와 무관하다. 어떤 산업의 기업이더라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경쟁력 없이는 본연의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자기 분야에 활용하는 기업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자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날 기업의 양극화는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보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활용 여부에 달려 있다.스마트의 개념‘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smart)’라는 단어는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접두어가 됐다. 하지만 스마트의 개념은 문맥에 의해 이해될 뿐 정확히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이는 개념 활용의 범위가 광범위한 탓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대표적 전문경영인인 최두환 박사는 그의 책 「스마트팩토리로 경영하라」를 통해 스마트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경영에 대한 피터 드러커 교수의 표현을 인용한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문구다. 문제를 파악해야 해결할 수 있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관찰이 필수라는 것이다.‘스마트’라는 개념은 이런 경영의 본질을 설명하는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즉, 정보기술(IT) 지식이 바탕이 된 관찰과 분석을 통해 개선하는 과정이 ‘스마트’라는 표현에 내재된 의미다. 더 구체적으로 ‘스마트한 관찰’이란 문제나 상황을 관찰해 데이터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기술 측면에서는 ‘sensing’이라고 표현하고, IT 측면에서는 ‘사물인터넷’이 대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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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화 방식 IoT와 분산화 방식 블록체인은 보완
2016년 10월, 미국 동부 지역에서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동부 지역의 인터넷 접속이 차단됐을 뿐만 아니라 보안에 강한 넷플릭스, 페이팔, 트위터, 스포티파이, CNN 등과의 주요 서비스도 일제히 중단됐다. 전통 PC 제조사들은 그간 보안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터라 당시의 공격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이어졌다. 취약점은 IoT 기기였다. 보안전문가들은 ‘미라이 봇넷’으로 알려진 디도스 공격이 폐쇄회로TV(CCTV), 무선공유기 등 보안에 취약한 IoT 기기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진단했다. 원인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해결책은 아직 찾지 못했다. IoT 기기를 통한 미라이 봇넷과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IoT와 블록체인의 만남미라이 봇넷이 IoT 기기를 통해 악성코드의 유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대표적 요인은 IoT 속성 자체에 있다. IoT는 문자 그대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으로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이라는 표현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는 의미로, 하나의 플랫폼에 TV, 온도조절기, 오디오 등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즉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인 것이다.IoT의 장점은 ‘중앙화’를 통해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것에 있다. IoT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초연결은 분명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하지만 보안 측면에선 플랫폼만 장악하면 플랫폼에 연결된 모든 기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블록체인은 IoT 기술의 특성을 보완한다.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특성을 이용해 IoT 플랫폼에 각 기기가 연결돼 허브로서의 역할은 계속 수행하면서도,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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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권력 도구로 이용될 위험도 커져요
2017년 3월, 경기도의 지역 프로젝트인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서 9000명의 주민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심사가 최초로 시작됐다.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직접민주주의 방식으로 보완하려는 시도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투표를 통해 기존의 중앙집권적이었던 정책의 계획과 실행 단계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했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해지면서 실질적인 지방분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정치영역도 4차 산업혁명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알고리즘에 의한 정치권력 등장정치 영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또 하나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알고리즘의 고도화로 국회의원을 대신해 인공지능이 시민들의 대표가 되어 협상을 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알고리즘에 시민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정책 결과를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구성한다면 인간 국회의원보다 합리적이고 공평할 수 있다는 기대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이미 금융, 법률 등의 분야에서는 현실에 등장해 알고리즘에 의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증권시장 및 금융거래에서의 ‘로보어드바이저’, 법률시장에서의 ‘로봇변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에서도 인공지능에 의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영국 지방정부의 인공지능 보좌관 ‘아멜리아’가 대표적이다. ‘아멜리아’는 인허가 신청, 면허발급 등 주민들의 일상적이고 정형화된 요구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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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가 선도하는 세계화로 산업 경쟁의 개념도 달라져요
‘경쟁’이라는 단어는 때로 경주와 동의어로 사용된다. 경쟁은 반드시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과정처럼 느낀다. 경쟁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고, 나에게 유리해졌다면 너에게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여긴다. 즉, 경쟁의 결과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달리기의 목적이 누군가보다 빨리 달리기 위함이 아니라 살을 빼기 위해서라면 함께 달리는 사람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과는 상대적이기보다 본인의 절대적인 노력에 달려 있다.세계화의 변화로 달라지는 경쟁의 개념정보통신기술(ICT) 혁명이 발생하기 이전의 세상에서 생산의 전 단계는 한 국가 내에 위치했다. 생산이 국가적 차원의 과제였기 때문에 생산의 증가, 즉 성장은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필수조건이었다. 따라서 생산에 투입되는 자본에 대한 투자가 중요했다. 투자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그 대상이 사회기반시설이든, 사람이든 혹은 지식이든 상관없었다.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았을 뿐 투자의 대상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정책 역시 파급효과가 높은 분야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하지만 ICT 혁명으로 인해 지식의 이동비용이 낮아지면서 경쟁력의 개념이 바뀌기 시작했다. 선진국들의 생산시설이 전문지식과 함께 저임금 국가로 이전됐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생산품일지라도 선진국에서 생산할 때와 동일한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함께 이전해야만 했다. 생산 형태가 변하다 보니 정부 입장에서는 국제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생산요소와 그렇지 못한 생산요소를 구분해 관리할 필요가 생겨났다. 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는 그의 책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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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혁명은 지구촌의 일자리 지형도 바꿔 놓았죠
1986~2007년 동안 매년 세계의 정보저장능력은 23%, 전기통신은 28%, 계산력은 58% 상승했다. 1986년에 원격으로 1년 내내 전송된 정보를 1996년에 전달하는 데는 0.002초면 충분했다. 이뿐만 아니라 2006~2007년 전송된 정보의 총합은 그 이전 10년간 전송된 정보의 총합보다 훨씬 크다. 오늘날 ‘혁명’이라는 단어가 필요 이상으로 남용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이 보여준 발전상은 언어가 지닌 형용의 제약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ICT 혁명의 의미ICT란 정보(information)와 통신(communication), 그리고 기술(technology)로 구분된다. 정보혁명은 계산비용과 저장비용의 획기적인 감소로 가능했다. 통신혁명은 전송방식의 개선으로 나타났으며, 기술혁명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을 재구성함으로써 정보와 통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더 구체적으로 정보혁명은 ‘무어의 법칙’으로 설명된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컴퓨터의 계산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마이크로칩은 24개월마다 집적도가 두 배씩 증가해 처리속도가 두 배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술혁명을 설명하는 이론은 ‘길더의 법칙’과 ‘멧커프의 법칙’이다. 길더의 법칙이란 대역폭은 계산능력보다 세 배 더 빨리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대역폭이란 1초 동안 전송 가능한 데이터의 양을 의미한다. 이런 전송능력의 발전으로 계산과 저장의 제약이 완화됐고, 오늘날 ‘클라우드’ 기술의 바탕이 됐다. 멧커프의 법칙이란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증가분의 제곱에 비례해 커진다는 주장이다. 네트워크의 기존 사용자가 10만 명이라면 신규 사용자 한 명이 늘어났을 때 새롭게 만들어지는 접속은 10만 개다. 계산력과 통신에서 이뤄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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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은 물적·인적 자원의 세계화를 촉진하죠
인류 역사상 생산은 아주 오랜 기간 소비의 인질이었다. 해상에서 부는 바람의 힘 혹은 육상에서의 동물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물건을 운반할 수 없었던 탓이다. 아주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생산한 물건을 전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동할 수 없었고, 생산은 소비가 존재하는 곳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세계화의 시작다양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란 생산을 소비에서 분리해내는 과정이다. 운송비는 생산과 소비의 단단한 결합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일 뿐이다. 상품의 이동 비용, 지식의 이동 비용 그리고 사람의 이동 비용이 생산을 소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했다. 세계화는 이들 비용을 급격히 낮춤으로써 생산을 소비에서 분리해냈다. 문제는 상품과 지식, 사람이 이동하는 비용이 한꺼번에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세기 초 가장 먼저 해결된 문제는 상품의 이동이었다. 산업혁명 시기 크게 향상된 운송기술로 인해 바다 건너에서 생산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다. 중산층 영국인은 중국산 찻잎에 자메이카산 설탕을 넣어 우려낸 차를 마시며, 미국산 밀로 구워낸 빵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식과 사람의 이동비용은 여전히 높았다. 그 결과는 선진국(북)과 개발도상국(남) 간 소득격차 심화로 표현됐다. 지식의 이동비용이 높았던 탓에 북쪽 국가에서 촉발된 혁신적 지식은 북쪽 국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성장은 북쪽에서 더 일찍 그리고 보다 신속하게 이뤄졌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소득격차는 낮은 무역비용과 높은 통신비용의 결과였다.ICT혁명과 세계화1990년 무렵 시작된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은 지식의 이동비용을 낮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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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AR·MR 기술 발달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져
2015년 11월 13일 열린 프랑스 축구 대표님과 독일의 26번째 맞대결은 7만2000명의 관중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프랑스의 주도권이 이어지던 경기는 스타디움 앞 식당에서 발생한 두 차례 폭발로 중단됐다. 같은 시간 파리 곳곳에서는 무차별 총격이 발생했다. IS의 소행으로 밝혀진 파리 테러로 인해 160명 이상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프랑스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을 봉쇄했다. 한편 세계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프랑스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었다. 유럽의 심장부인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였다는 점 외에도 뉴욕타임스가 VR 기술을 뉴스에 접목해 프랑스의 슬픔을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점에도 기인했다.VR 기술의 개념과 특징VR이란 ‘Virtual Reality’의 약자이다. ‘가상현실’이라는 표현으로 번역되지만 VR기술을 담아내기에 충분하지 않다. ‘가상(假想)’의 사전적 정의는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사실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영영 사전에서의 ‘virtual’은 ‘대부분 실질적인 것’ 혹은 ‘현실 세계라기보다는 인터넷이나 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지고 행해지고,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VR 기술은 가상현실이라기보다 ‘인공현실’로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결국 VR 기술이란 현실 세계와 실질적으로 같은 공간을 인간 주변에 만들어내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한편 몰입감과 현존감은 VR기술의 핵심이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디지털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정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기존 통념에서 경험이란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는 무언가였다. 물론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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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은 예전에 없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요
세계는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세계화에 대해 명쾌하게 해석한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책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를 통해 휴대폰과 이메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물리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급격하게 낮아진 통신장벽은 언제, 어디서나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상대방과 연결을 가능하게 했기에 굳이 비싼 집세를, 높은 임차료를 지불해야 하는 물리적인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평평하지 않은 세계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은 명쾌하다. 지식을 공유하는 데 어디에 사는지 중요하지 않은 시대이므로 과거와 달리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서 지리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닷컴 광풍이 정점에 달했던 2001년, 전문가들은 신경제는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장소의 자유를 준다고 주장했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경력직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인건비가 인도에서 약 4만달러, 실리콘밸리에서 14만달러지만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실리콘밸리에 머문다. 미국 내에서도 혁신적인 기업들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통신장벽이 거의 사라진 오늘날에도 인건비가 저렴한 도시로 이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리콘밸리에 더 많은 기업이 모여든다. 평평한 세계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실리콘밸리, 뉴욕, 시애틀과 같은 혁신 중심지들은 지도에서 사라지고, 혁신적인 일자리는 저비용 지역들로 분산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혁신 지역의 일자리는 증가하고 있으며, 그 성장 속도 역시 경제의 다른 부분에 비해 빠르다. 지난 10년간 인터넷, 소프트웨어, 생명과학 분야의 일자리 증가 속도는 전체 일자리 성장률보다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