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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세계 석학들의 잇단 경고
세계 석학들이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세계 교역량을 줄여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방한한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세계 교역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가장 늘었다가 위기 발생 이후 급감해 지금은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다.글로벌 교역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기업들이 제품을 많이 팔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기업의 판매량 감소는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이것은 각 나라가 생산하는 부가가치(국내총생산·GDP)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 중국발 경제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예견했었다.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4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한 나라의 경기가 위축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는 게 일반적인데, 미국 역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해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한국도 경기 침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석학들이 경제위기 경고음을 울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이태훈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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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마다 금리·성장률·물가 등 줄줄이 마이너스로
“‘마이너스(-)’ 금리는 이미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에서도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다.”1987년부터 2006년까지 네 번이나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최근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 CNBC에 출연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최근 전 세계 중앙은행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미국에서도 결국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확산되는 ‘마이너스 금리’그린스펀 전 의장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국가는 일본(연 -0.10%), 스웨덴(-0.25%), 덴마크(-0.65%), 스위스(-0.75%) 등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는 연 0%다. 시중은행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는 이보다 낮은 연 -0.50%다.마이너스 금리의 핵심 목표는 경기 부양이다. 자금을 중앙은행에 맡기면 수수료를 부과할 테니 기업과 가계에 더 투자하라는 뜻이다.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을 맡기는 대가로 수수료를 내야 한다. 마이너스 금리는 자국 통화 강세를 막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은행 예금금리도 마이너스로 바뀌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오는 11월부터 200만스위스프랑(약 24억원) 이상 개인 계좌에 연 0.75%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금리는 ‘제로(0)’이고 수수료가 붙다 보니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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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세계적으로 기업투자 위축…중국발 위기 가능성"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무역 분야의 대가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9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심해지면 중국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이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인데, 이들 국가 간 무역분쟁이 심화하면 한국의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경제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불확실성 키우는 미·중 무역분쟁크루그먼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크루그먼 교수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전 세계 교역량은 줄어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글로벌 교역량은 전월 대비 1.4% 줄어들어 5월(-0.7%)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도 전기 대비 0.4% 줄었다.글로벌 교역량이 두 달 연속 감소하거나 전기 대비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3분기~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 교역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가장 많이 늘었다가 위기가 발생하면서 급감했고 지금은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최근의 보호무역주의는 이른바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호무역주의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생산한 제품의 수입을 막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 제품에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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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으로 경제 위기 맞은 아르헨티나…"예금 찾자" 줄 선 시민들 '뱅크 런'
아르헨티나 그리스 베네수엘라의 공통점은 과도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이다. 나라의 곳간(재정)을 거덜낸 무상복지로 국가 경제는 망가졌고,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수차례 손을 벌렸다. 특히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만 해도 세계의 4대 경제 강국으로 꼽혔다.하지만 1946년 집권한 후안 페론 대통령이 무분별한 반기업·친노조·무상복지 정책을 펴면서 국가 경제는 파탄에 빠졌고, 이른바 ‘페로니즘’은 포퓰리즘의 대명사가 됐다. 페로니즘의 망령은 여전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일부 남미 국가를 떠돌면서 국가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사진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난 1일 기업과 개인의 외환거래 통제를 발표하자 자본 통제가 은행 출금 제한으로까지 확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이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다. 말 그대로 ‘뱅크 런(Bank Run)’이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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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달리는 수소전기차, 어디까지 왔나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대통령 전용차로 추가 선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넥쏘를 탄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소전기차를 대통령 전용차로 쓰는 것은 세계 최초로, 정부의 ‘수소 경제’ 육성 의지를 알 수 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수소전기차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어디까지 개발된 건지, 궁극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지 등이다.수소전기차는 공기 중 산소와 연료 탱크의 수소가 화학 반응해 생긴 전기로 모터를 돌린다. 화학 반응은 연료 전지 스택에서 이뤄진다. 연료 전지 여러 개를 묶어 전기를 생산하도록 만든 부품이다. 화학 반응 결과로 나온 물은 차 밖으로 배출된다.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차로 분류된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넥쏘의 판매가는 대당 6890만~7220만원대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하위 트림(세부 모델)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수소 충전소도 부족하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 22개 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서울은 상암동과 양재동 두 곳에 불과하다. 이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충전소가 문을 열 예정이지만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충전소 1기의 건립 비용이 30억원에 달하는 점이 인프라 확충의 걸림돌이다.정부는 작년 2000여 대에 불과하던 수소전기차를 2040년 620만 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충전소는 1200개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와 자동차업계는 수소 전기차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박상용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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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는 '미래 클린카'…배출가스 없고 충전도 빨라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미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소전기차가 유력한 미래차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오염의 위험이 적다. 충전 시간도 짧다. 순수전기차의 완충 시간은 약 30분이지만 수소전기차는 5분이면 된다. 주행 거리도 수소전기차가 순수전기차보다 훨씬 길다.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도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50년 연 2조5000억달러, 3000만 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한국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세계 각국은 앞다퉈 수소전기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수소전기차 개발, 어디까지 왔나현재 판매되고 있는 수소전기차는 현대차의 넥쏘,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미라이, 혼다자동차의 클라리티 등이다. 이 중 넥쏘는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넥쏘의 최대 항속거리는 611㎞로 미라이(502㎞), 클라리티(589㎞)보다 길다. 올 상반기(1~6월) 넥쏘의 글로벌 판매량은 1948대로 미라이(1549대)를 앞섰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전략을 상용차 부문으로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025년까지 친환경 상용차를 17종(전기차 7종, 수소차 10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승용차와는 별도로 정해져 있는 상용차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다. 우선 오는 12월 스위스에 현대차 최초의 수소트럭을 10대 공급하고, 2025년까지 1600대를 판매할 예정이다.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중대형 트럭과 고속버스는 수소전기차로, 도심 물류 수송이나 중소형 버스는 전기차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수소전기차에 대한 오해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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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수소전기차 기술 앞서…주도권 놓고 각축
수소전기차는 인프라 확충만 잘 이뤄지면 전기차를 대체해 친환경차 시장의 주요 성장 축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세계 각국이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정책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수소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경을 넘나드는 경쟁은 현재 진행형이다.수소전기차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등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기업의 기술 개발 행보에 발맞춰 수소전기차 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고 있다.중국과 독일, 미국 등 다른 주요 산업국도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정책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 경험과 세계 최대 자동차 내수시장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통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독일과 미국 또한 이미 보유한 선진적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일본, 2020년 올림픽을 수소차 확산의 계기로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2017년부터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수소경제 활성화 전략을 주요 산업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내년 열릴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이를 본격 공표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일본 주도로 수소경제와 수소연료, 수소전기차 개발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일본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보유 대수를 승용차 80만 대, 상용차 1200대로 계획하고 있다. 수소 충전소도 900개 이상 건설할 계획이다. 일본은 수소 확보를 위해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생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후쿠시마에서는 수전해를 이용한 수소 생산시설을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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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추석을 기다리는 선물용 과일들
조병화 시인은 <아파트의 추석달>이라는 시에서 “아파트 창 너머 추석달은 차다/싸늘하다 처량하다 쓸쓸하다/멀리 허공에 떠서 혼자 돌아선다…”고 썼다. 문명 속에서 말라가는 도시 인심을 안타까워하는 시인의 마음이 읽힌다. 용혜원 시인은 <추석에 고향가는 길>이라는 시에서 “늘 그립고 늘 보고픈 고향/둥근 달덩이 하늘에/두둥실 떠오르는 추석이 다가오면/발길이 가기도 전에/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습니다…”라고 노래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고향 그리는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경제가 어렵고 정치권도 혼란스럽지만 우리 민족의 명절인 추석(9월 13일)은 올해도 어김없이 타향의 발길을 고향으로 돌려놓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이 달라 때로는 편을 가르고 서로 다퉈도 결국은 한민족임을 깨닫게 할 것이다. 사진은 추석을 10여 일 앞두고 경기 수원시 권선동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에 선물용 과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