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150) 공공선택이론
올해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은 새로운 학자금 탕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으로 약 400만 명이 채무를 전액 탕감받고 약 1000만 명은 최소 5000달러의 채무가 감축된다고 합니다. 혜택을 받는 당사자들은 환호할 만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국가경제도 웃을 수 있을까요? 정치인·관료는 국가 이익만을 생각할까정치인은 선거가 다가오면 승리를 위해 표를 더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하죠. 이를 설명한 것이 공공선택이론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뷰캐넌, 고든 털럭 등은 개인이나 기업뿐 아니라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인과 정부 관료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고 보았습니다. 보통 정치인이나 관료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헌신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이론에서는 이들도 일반적인 경제주체와 마찬가지로 사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존재라는 것이죠. 여기서 정치인·관료의 사익은 당선하거나, 정부 부처의 인원 및 예산이 커지거나 규제 집행이 강화되는 것입니다.(150) 공공선택이론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국가가 빚을 없애준다고 하는데 싫어하는 국민이 있을까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결국 누군가의 세금 또는 국채를 늘려야 합니다. 그럼에도 국민은 왜 이를 반대하지 않을까요. 공공선택이론에서는 비용-편익 측면에서 설명했습니다. 한 개인이 공약을 분석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 그리고 각종 비용은 선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지 않습니다. 정치인이 당선하더라도 이익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비용은 명확히 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개인은 이를 따져 투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정치인이 공약을 내건 정책의 혜택은 소수 이익집단에 돌아가지요. 이들은 해당 정책이 시행되도록 정치인을 압박하죠. 비록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더라도 정치인은 선거 승리를, 이익집단은 그들이 원하는 이익을 얻지요. 지대추구와 포퓰리즘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것도 미국 산업계와 노조 등의 압박이 하나의 원인입니다. 이들 집단의 지지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때 지대추구가 발생할 수 있죠. 정치인은 규제 입법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정부 부처는 인력과 예산을 늘립니다. 산업계나 노조는 해당 산업을 외국산 제품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익을 지키죠. 이때 없어야 하는 규제가 생겨나고 도태되어야 하는 산업에 자본이 계속 투입되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도 있지요.
또한 정치인은 선거 승리를 위해 양극단의 유권자보다 중간에 있는 투표자의 지지(중위투표자 정리)를 받기 위해 공약을 남발합니다. 이것이 무서운 점은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죠. 유권자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부채 탕감, 현금 수당 지급과 같은 공약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이처럼 우리는 공공선택이론을 통해 정치인과 관료의 행동을 이해하고 왜 이런 공약과 정책들이 나왔는지의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