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전환사채
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상장사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와 상환전환우선주에도 CB와 동일한 콜옵션·전환가액 조정(리픽싱) 규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 등에게 콜옵션이 붙은 전환우선주를 발행할 경우 발행 시점 지분율 이내로 콜옵션 행사한도를 제한한다. 제3자가 콜옵션을 행사하거나 상장사가 자기 전환우선주를 제3자에 매도한 경우 등엔 발행회사에 공시 의무를 부과한다.

상장사가 사모 발행한 전환우선주의 가격이 주가 내림세에 맞춰 하향 조정된 경우 주가가 상승한 뒤엔 전환가액을 최초 수준 이내로 다시 올려야 한다는 리픽싱 규제도 포함했다.

- 2023년 4월 4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 -
상장사 최대주주가 헐값에 주식을 많이 사는 통로를 막겠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우리 같은 일반 주주들이 주식을 가지려면 시장에서 사는 방법이 거의 유일하지만, 최대주주 같은 큰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주식을 확보하곤 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게 회사의 채권을 사는 겁니다. 보통 채권은 이자를 꼬박꼬박 받으면서 만기에는 원금도 돌려받게 돼 있죠. 우량한 기업이라면 이런 채권만 발행해도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준다고 하겠지만, 코스닥 상장사 같은 작은 기업들은 일반적인 채권의 조건으로는 돈을 빌려주겠다는 곳이 쉽사리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유리한 조건을 여러 가지 붙입니다.

대표적인 조건이 돈을 빌려준 사람이 원할 때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주식을 싸게 살 권리를 주는 겁니다. 채권에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할인쿠폰이 붙어 있는 셈이죠. 돈을 빌려준 사람은 채권과 할인쿠폰을 양손에 잘 들고 있다가, 만기 때 채권을 내밀면서 원금을 달라고 할지 할인쿠폰을 내밀면서 주식을 싼값에 달라고 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할인쿠폰이 붙은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도 있는 채권이라고 해서 전환사채(CB)라고 부릅니다.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때는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는 쿠폰인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지금 주가가 1만원인데, 채권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5000원에 주식을 살 수 있는 할인쿠폰을 준다면 이익이겠죠. 대부분 CB엔 주가가 하락하면 쿠폰에 붙은 할인 가격도 낮아지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주가가 1만원일 때 주식을 5000원에 살 수 있는 쿠폰을 줬는데, 주가가 4000원으로 내려가면 쿠폰을 쓰는 게 오히려 손해잖아요. 그러니 주가가 하락하면 쿠폰에 표시된 가격도 같이 떨어지는 조건을 달아둔 겁니다.

문제는 이 리픽싱 조건을 악용하는 최대주주가 있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최대주주가 개인 돈을 투자해 회사가 발행한 CB를 삽니다. 그리고 주가가 떨어질 만한 악재를 시장에 흘립니다. 이렇게 주가가 하락하면 CB에 딸린 할인쿠폰의 금액도 주가와 함께 점점 떨어질 겁니다.

이렇게 전환가액이 낮아진 CB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는 주가가 회복된 시점에 CB를 주식으로 바꿉니다. 그러면 일반 주주에 비해 아주 싼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죠. 이런 일이 빈번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1년 반쯤 전에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도 함께 떨어지도록 리픽싱 조건이 설계돼 있으면, 주가가 오를 때는 전환가액이 따라 올라가도록 하라고 규정을 바꿨습니다.

규정이 바뀐 뒤 CB 발행 규모는 비슷했지만, 리픽싱 조건이 붙은 CB는 크게 줄었습니다. 정책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CB를 막았더니, 다른 걸 활용해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전환사채와 이름도 비슷한 전환우선주인데요. CB가 채권에다 주식 할인쿠폰을 붙인 거라면, 전환우선주는 우선주에 주식 할인쿠폰을 붙인 겁니다. 투자자가 우선주를 사면, 나중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줍니다. 그런데 보통주로 주식을 바꿀 때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같이 주는 거죠. 이 할인쿠폰 가격은 주가에 따라 계속 떨어질 수 있고요. 금융당국의 규제 이전에 최대주주들이 CB를 이용해 주식을 싸게 샀던 것과 똑같은 일이 전환우선주를 통해서 벌어진 겁니다.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빌려준 돈, 주식으로 바꿀 수도 있는 채권이죠
그래서 금융당국은 전환우선주에 붙어 있는 주식 할인쿠폰 조건도 CB와 동일하게 바꾸겠다는 규제를 내놓습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 가격을 내리게 만들어놨으면, 오를 때는 오르도록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겁니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NIE 포인트1. 전환사채의 개념을 설명해보자.

2.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3. 금융당국이 전환사채를 규제하는 이유를 본문에서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