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
왜 민감한 정책은 비공개 논의가 많을까?
민감한 금융시장 이슈의 경우 안건과 회의록이 공개되면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전직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정 기업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이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주식·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비공식 논의를 위한 별도 간담회를 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2025년 7월 14일 자 한국경제신문-이재명 정부가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 당국 수장들이 비공개로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의 안건 및 회의록 공개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정책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것이 정부 측 생각이지만 시장에선 “시장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왜 이런 우려가 나오는 걸까요. 중요한 정책을 꼭 비밀스럽게 진행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시장이 얼마나 똑똑한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가 주창한 ‘효율적 시장 가설’은 금융시장에서 자산의 가격이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투자자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초과수익을 얻기 어렵고, 시장가격은 오로지 새로운 정보에 의해서만 변동합니다.정보가 공개되기만 하면 시장이 즉시 반영하기 때문에, 정책 효과도 정보의 공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민감한 정보는 공개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지요. 한편으론 중요한 정보가 미리 공개될 경우 필요한 시점에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합니다.역대
-
경제 기타
테슬라 무인택시 등장…산업 생태계 바꾸나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등 우리 실생활을 변화시키는 기술은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에 출제될 가능성이 있어요. 토론형 지문이나 영어 지문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로보택시(Robo-taxi)’는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율주행 택시를 말합니다. 운전석에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기존 택시와 다르죠.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 로보택시가 본격적으로 도로를 달리기 시작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어요지난 5월 20일, 테슬라는 6월 말부터 무감독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로보택시를 선보이겠다고 했어요.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으로 택시 사업을 하겠다는 겁니다. 실제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는 한발 앞서 관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죠.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 오스틴 등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 중입니다. 지금도 차량을 부르면 차가 혼자 운전해서 이용자 앞까지 찾아오고 목적지에 데려다주죠. 운전 실력이 좋아 실제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해요.로보택시는 단순히 ‘자동차의 진화’가 아닙니다.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게 됩니다. 기존 차량 산업은 완성차를 팔고 끝나는 ‘소유 중심’ 모델이었어요. 하지만 로보택시는 구독형 서비스와 플랫폼 기반의 ‘이용 중심’ 모델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해요.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차량을 언제든 불러서 타고 다닐 수 있게 됩니다. 도심 이용자들은 비싼 주차료와 유지비를 내면서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져요.또 자신의 차량을 대여하는 로보택시 사업도 가능해져요. 출퇴근에는 자신이 차량을 사용하고 차를 사
-
경제 기타
당근거래에도 '정보 비대칭' 등 다양한 개념 담겼죠
“당근이신가요?” 이제 개인 간 ‘중고 거래’도 일상화된 시대가 됐습니다. 안 쓰는 물건을 팔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사기도 하죠. 우리 모두 판매자이자 구매자인 세상입니다. 이 과정에는 중요한 경제학 개념이 숨어 있습니다. 삶과 관련된 경제 개념인 만큼 다양한 형태의 지문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있어요.중고 거래에는 수요와 공급 원리가 작동합니다. 사는 사람은 정가나 시세보다 더 싸게 사고 싶어 하고, 파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고 싶어 해요. 사는 사람은 적은데, 같은 물건을 파는 사람이 많으면 공급이 많으니 가격이 낮아지죠.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가격이 됩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그 균형점을 위해 가격 인하를 하거나 협상을 하죠.어떤 사람은 물건을 사기 위해 더 오랜 시간 기다리기도 해요. 시간을 사용해서 편익을 높이는 행위죠. 하지만 한없이 기다릴 순 없어요. 어느 순간이 되면 ‘그냥 이 가격에 사자’라는 결정을 하죠. 한계편익 체감의 법칙입니다. 정보 탐색에 사용하는 한계비용과 정보 탐색으로 얻는 한계편익이 같아지는 수준까지만 정보를 탐색한다는 겁니다. 생산량이 한정된 물건을 웃돈 주고 사는 사람은 한계비용이 더 높은 사람인 셈이죠.중고 거래에선 상대방이 어떤 물건을 파는지 잘 모르죠.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합니다. 파는 사람은 물건에 대해 좋은 점을 강조하고 안 좋은 점은 숨기려 합니다. 반대로 사는 사람은 안 좋은 정보를 확인하고 싶어 하죠. 그 때문에 사는 사람은 물건 정보에 대해 질문을 하고 파는 사람은 답변을 하죠. 중고차 거래에서도 이런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다 보니 여기서 재밌는
-
경제 기타
정부의 첨단기술 드라이브는 언제나 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공지능(AI) 세계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며 정부의 AI 투자를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전 국민은 무료로 ‘한국형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2025년 4월15일 자 한국경제신문-유력 대선 주자 가운데 한 명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월 14일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찾아 “국민 모두가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합쳐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다른 후보들도 제각각 100조, 200조 등 숫자를 내놓으며 AI 공약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AI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는 요즘 정부가 나서 AI 투자에 나선다는 것이 얼핏 당연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학적으로 정부의 투자 확대가 무조건, 언제나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진 않는데요, 오늘은 정부의 투자가 커질수록 민간의 투자가 줄어드는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경제학에서 구축효과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릴 때, 그로 인해 민간 부문의 투자나 소비가 줄어드는 경제 현상을 의미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정부가 산업 육성이나 경기 부양, 복지 확대 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 세금을 인상하지 않는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합니다. 정부의 국채 발행이 늘어난다는 것은 자금시장(대부자금시장)에서 정부가 돈을 더 많이 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연히 기업 등 민간이 빌릴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들지요.이처럼 자금의 공급이 제한되면 이자율이 상승합니다. 이자율이 오르면 기업들은 투자 비용이 증가해 그만큼 투자를 줄이게 되지요.
-
경제 기타
45km 송전선 까는데 21년…사회 전체 후생 '타격'
이 사업은 서해안 태안화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6.5GW 규모 전기를 아산·탕정산업단지로 보내기 위해 45km 길이의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2003년 3월에 처음 시작됐고, 2012년 6월로 예고된 준공 시점이 여섯 차례나 연기돼 작년 말 개통됐다. 12년(150개월) 지각 끝에 21년이나 걸려 송전선을 깐 셈이다.-2025년 4월 3일 자 한국경제신문충남 태안에서 생산한 전기를 45km 거리의 산업 단지로 보내는 송전선로가 주민 반발과 소송으로 무려 21년 만에 만들어졌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송전선로 등 전력 인프라는 인공지능(AI)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하지만 송전선이 깔리면 인근 지역의 상업적 개발이 어려워지다 보니 지역 주민의 반대로 건설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론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은 결사반대하는 ‘님비(Not In My Backyard, NIMBY)’ 현상의 대표적 사례입니다.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정부가 반도체 산단 조성 등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힌 송전선로의 길이만 2036년까지 2만2491km에 달합니다. 45km를 뚫는 데 21년이 걸렸는데, 과연 차질 없이 구축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님비현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님비현상을 경제학적으로 바라보면 단순한 이기심이 아니라 공공재의 특성, 외부성 등 다양한 이론이 얽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공재란 어떤 사람이 소비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소비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고(비경합성), 돈을 내지 않더라도 소비를 막을 수 없는(비배제성) 재화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깨끗한 공기나 국방은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
-
경제 기타
"속도·효율 높여라"…반도체업체 사활 건 승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6세대 HBM)에서는 절대 작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5세대 HBM) 12단 제품 생산을 고객 수요에 맞춰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2025년 3월 20일 자 한국경제신문-최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의 ‘화두’는 HBM이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HBM 분야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뒤처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양사의 연간 실적(영업이익)이 역전되기도 했지요.인공지능(AI) 산업의 개화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로 주목받는 것이 HBM입니다. HBM의 가능성을 일찍 엿본 SK하이닉스가 개발 경쟁에서 앞서나가면서 부동의 메모리 반도체 1위로 여겨지던 삼성이 후발 주자로 추격에 나서는 이례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오늘은 최근 반도체 시장과 우리 경제를 이해하는 데 필수 상식이 된 HBM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HBM은 AI에 필수적 반도체 기술로 꼽힙니다.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HBM은 대역폭이 넓은 메모리 반도체를 의미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데이터가 오가는 길이 기존엔 왕복 2차선 샛길이었다면 HBM에선 16차선 고속도로가 된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먼저 컴퓨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반도체는 기능에 따라 메모리(memory) 반도체와 비(非)메모리 반도체로 나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의 저장, 비메모리 반도체는 연산을 담당합
-
경제 기타
AI 발전에 반도체 공급 부족…가격 '고공행진'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 경영진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각 계열사와 사업부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작년 11월 말 신설한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이 실시하는 첫 감사·컨설팅이다. -2025년 3월7일자 한국경제신문-요즘 들어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자주 들립니다. 여전히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선데요.반도체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AI의 성장을 중심으로 핵심 도구인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며 가격이 우상향하는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차세대 HBM 개발과 비메모리 분야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얼마나, 어떻게 타는지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은 반도체 산업이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사이클은 보통 4~5년을 주기로 나타나는데요, 이런 사이클이 발생하는 이유를 경제학 개념을 적용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사이클은 기본적으로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만들어집니다. 반도체 산업은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2010년대 초반
-
경제 기타
엔비디아 주가 올라도 환율 따라 수익 차이 나죠
지난해 한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인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은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상 최대지요. 이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게 당연해졌습니다. 문제는 해외투자에 ‘환율’이란 변수가 생각보다 크다는 겁니다. 이 변수는 무엇이고,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요.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와 다른 나라 화폐 간 교환 비율이죠. 1달러가 1450원인 게 대표적이죠. 만약 어떤 사람이 1000달러, 약 145만원을 해외 기업 주식에 투자했어요. 그런데 그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 가치는 1200달러가 됐습니다. 그럼 174만원을 번 것일까요? 그 사이 환율이 1달러에 1450원에서 1300원으로 내려왔어요. 그럼 주식 가치는 156만원이죠. 환율 차이로 이득을 보면 ‘환차익’, 손해를 보면 ‘환차손’이라고 합니다. 해외 주식은 주식 자체가 오르고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죠.환율은 예측할 수 있을까요? 환율을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환율은 단순한 교환 비율이 아니라 각 나라의 경제 혹은 정치 상황 등을 예민하게 반영하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환율 변동을 줄이기 위해 고민했어요. 그렇게 내놓은 게 ‘환헤지(hedge)’입니다. 헤지는 원래 울타리를 뜻하는데, 위험을 막는다는 뜻이 담겨 있죠. 환헤지는 미래의 환율 변동을 방어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1450원에 달러를 사서 투자한 사람은 2년 후에 달러를 1400원에 그대로 팔 수 있는 계약(선물환 계약)을 금융기관과 체결해요. 금융기관에는 일정 부분 수수료를 주고 위험을 파는 것이지요.만일 1450원에 1000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