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와 환율

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와 다른 나라 화폐 간 교환 비율이죠. 1달러가 1450원인 게 대표적이죠. 만약 어떤 사람이 1000달러, 약 145만원을 해외 기업 주식에 투자했어요. 그런데 그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 가치는 1200달러가 됐습니다. 그럼 174만원을 번 것일까요? 그 사이 환율이 1달러에 1450원에서 1300원으로 내려왔어요. 그럼 주식 가치는 156만원이죠. 환율 차이로 이득을 보면 ‘환차익’, 손해를 보면 ‘환차손’이라고 합니다. 해외 주식은 주식 자체가 오르고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죠.
환율은 예측할 수 있을까요? 환율을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환율은 단순한 교환 비율이 아니라 각 나라의 경제 혹은 정치 상황 등을 예민하게 반영하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환율 변동을 줄이기 위해 고민했어요. 그렇게 내놓은 게 ‘환헤지(hedge)’입니다. 헤지는 원래 울타리를 뜻하는데, 위험을 막는다는 뜻이 담겨 있죠. 환헤지는 미래의 환율 변동을 방어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1450원에 달러를 사서 투자한 사람은 2년 후에 달러를 1400원에 그대로 팔 수 있는 계약(선물환 계약)을 금융기관과 체결해요. 금융기관에는 일정 부분 수수료를 주고 위험을 파는 것이지요.
만일 1450원에 1000달러를 사서 해외 주식을 산 사람이 1400원짜리 선물환 계약을 체결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환율이 1400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겠지요.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싶은 이들이 선택하는 방식이죠. 사실 환헤지는 달러뿐 아니라 달러를 가지고 다른 신흥국 화폐에 투자하는 이들도 많이 합니다. 특정 화폐의 변동성이 크다면 위험도 크고 그만큼 선물환 계약에 따른 수수료도 높아지는 구조죠.
다만 개인투자자는 환헤지 계약을 개인적으로 할 수 없어요. 기관끼리의 대형 거래가 기본적이기 때문이죠. 그 대신 환헤지가 적용된 ‘환헤지형 ETF(상장지수펀드)’나 ‘환헤지 펀드’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보통 펀드 이름에 ‘H’가 붙어 있으면 환헤지가 적용된 상품이고, ‘UH’는 환헤지가 적용되지 않은 상품입니다. 투자할 때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어떻게 환헤지를 할까요? 국민연금의 해외자산은 지난해 10월 기준 4828억 달러에 달해요. 한국의 외환보유액보다 큰 규모입니다. 국민연금은 과거 2015년까지 해외 채권에 대해 100% 환헤지를 적용했으나, 이후 외환 파생상품 시장이 협소하고 환헤지 비용이 증가할 것을 우려해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0%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연준의 금리인상과 환율 급등 이후, 환율 변동성 대응을 위해 최대 10%까지 환헤지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대규모 환헤지를 실행하려면 거래 상대방이 필요하지만, 국내 외환 파생상품 시장은 단기물(3개월 이하)에 집중되어 있어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국민연금이 직접 외환시장에 대량으로 참여할 경우 시장 수급에 영향을 주어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연금이 환헤지를 원할 때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NIE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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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환헤지란 무엇이고, 왜 필요할까?
3. 개인이 환헤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