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부담지수
서울 남산에 오른 시민들이 시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한경DB
서울 남산에 오른 시민들이 시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한경DB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금리 상승세가 워낙 가팔라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2021년 4분기(83.5) 처음으로 80을 돌파해 2022년 3분기(89.3)까지 네 분기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내 집 마련 부담, 사상 최고 수준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평범한 중산층이 일반적인 조건으로 집을 사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시세, 통계청 가계조사, 노동부의 노동통계조사, 한국은행 금리 자료 등을 토대로 계산한다. 이 지수가 높아지면 내 집 마련 부담이 가중된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가구 소득의 25%를 부담하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0으로 나온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14.6으로 이전 분기(204.0)보다 10.6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의 절반이 넘는 54%를 대출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의미다. 경기(120.5) 인천(98.9) 제주(90.9) 부산(88.1) 대전(86.6) 대구(80.6) 광주(66.4)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주택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으로 4.79% 하락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아파트값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25%로 2.75%포인트 인상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3분기 전국 중위주택가격이 전 분기 대비 1.2% 하락하고 중위가구소득은 0.2% 상승한 점은 지수 하락 요인이었지만, 대출금리 수준이 18.6% 상승해 지수 상승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나선 정부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국경제신문 기자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침체는 실물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친 집값’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기간에 폭등한 시세가 꺾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조정의 폭과 속도를 경제주체들이 감당해내지 못하면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대대적인 연착륙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 규제의 시계를 ‘5년 전’으로 되돌리는 게 핵심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과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에 이어 청약,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걸친 규제를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역이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