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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드 시사경제

    대통령이 바뀌면 증시는 달린다?

    새 정부 출범 직후 한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코스피지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11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단숨에 2600대에서 2800대가 됐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 11일에는 2900선을 돌파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주주 권익 강화와 내수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형적인 ‘허니문 랠리(honeymoon rally)’를 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왜 허니문 랠리라고 할까자산 시장이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하는 현상을 ‘랠리’라고 한다. 자동차 경주, 테니스, 배구 등에서 벌어지는 난타전을 뜻하는 스포츠 용어인데 경제 용어로 의미가 확장됐다. 6~7월께 나타나는 여름철 상승장은 ‘서머 랠리’, 12월 말에 관찰되는 강세장은 ‘산타 랠리’라고 부른다. 하락 국면이던 증시가 반짝 상승하면 인디언 서머에 빗대 ‘인디언 랠리’라고 한다.허니문 랠리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선거 과정에서 고조된 정치·사회 전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제를 살릴 여러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이 주가 강세를 견인하는 것이다. 어느 대통령이든 취임 초반에는 지지율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를 신혼부부에 비유해 ‘허니문 기간’이라고 부르는 데서 유래했다.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22년까지 아홉 차례 대선에서 선거일 한 달 후 주가가 오른 경우는 여섯 번이었다. 코스피지수 상승 폭이 가장 컸던 때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87년 13대 대선으로, 선거 후에 한 달간 주가가 24.1% 급등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뽑힌 2017년 19대(3.1%), 윤석열 전 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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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디스마저 하향…미국 '트리플A'서 밀려났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지난달 16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끌어내렸다. 1917년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한 후 108년 만의 강등이다. 무디스는 재작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해 하향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번에 실제로 등급을 낮추면서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5경원’ 美 국가부채에 경고장국가신용등급은 한 나라의 외채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통한다. 외환보유액, 외채구조 등 대외 부문 건전성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지만 거시경제 여건, 재정 건전성, 안보 위험, 금융과 기업의 경쟁력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국가신용등급은 민간 신용평가회사들이 매기는데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같은 나라여도 세 회사가 매긴 등급이 다를 수 있다. 앞서 S&P가 2011년, 피치가 2023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린 바 있다. 이로써 미국은 3대 신용평가회사 모두로부터 최고 등급 지위를 ‘박탈’당하게 됐다.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떨어뜨린 핵심 원인으로 나랏빚을 지목했다. Aaa 등급을 받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미국의 정부부채 비율, 재정지출에서 이자 지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 나라 국가부채는 36조2200억 달러(약 5경원)에 이른다. 20년 새 다섯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경제 규모(국내총생산, GDP)의 1.23배다. 미국 정부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 2001년 이후 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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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년 만에 두 배로…5000만원 → 1억원

    오는 9월부터 예금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난다. 1금융권인 은행뿐 아니라 2금융권인 저축은행, 신협,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에서도 똑같이 1억원으로 조정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예금보호한도 관련 6개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6일 입법 예고했다. 금융위 의결,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의 후속 절차를 거쳐 9월 1일 시행한다. 금융사 문 닫아도 예금 1억원까진 ‘안심’금융의 생명은 ‘신뢰’다. 만약 금융회사가 영업정지, 파산 등을 맞아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나라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국내에서는 예금자보호법을 근거로 일정 금액까지 지급을 보장하고 있다. ‘안심하고 돈을 맡기라’는 뜻이다. 해외 주요 선진국도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예금보호한도는 2001년 5000만원으로 정해진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하지만 경제 규모가 꾸준히 커지는 데도 예금보호한도는 너무 오랫동안 묶여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예금보호한도를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한국은 2배 수준으로 미국(2.9배)보다 크게 낮다. 이 점을 반영해 24년 만에 한도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예금보호에는 ‘보험’의 원리가 활용된다. 정부가 설립한 예금보험공사가 평소 금융회사들로부터 꾸준히 보험료(예금보험료)를 거둬 기금(예금보험기금)을 쌓아뒀다가, 사고가 터지면 이 기금을 활용해 예금자에게 대신 돈(예금보험금)을 지급한다. 예금보험료는 예금 잔액의 일정 비율만큼 납부하도록 돼 있다. 현재 은행은 0.08%, 금융투자·보험회사는 0.15%, 저축은행은 0.40% 등으로 매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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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자는 돈' 154조…초고령사회의 슬픈 단면

    90대 노인 A씨는 국가유공자 연금으로 모은 4875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집 안 러닝머신 속에 보관했다. 어느 날 그의 딸이 러닝머신을 아파트 단지의 분리수거장에 내다 버렸다. A씨는 치매를 앓고 있었고, 가족들은 A씨가 숨긴 돈뭉치의 존재를 몰랐던 탓이다. 그래도 A씨 가족은 운이 좋았다. 부품을 분해하다가 현금 다발을 발견한 고물상이 경찰에 신고한 덕에 이 돈은 온전히 주인을 되찾았다. 지난해 4월 경기 안산에서 있었던 일이다.치매 어르신 자산, GDP 6.4% 달해고령 치매 환자의 자산을 뜻하는 이른바 ‘치매 머니’가 154조원에 이른다는 정부의 첫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A씨 사례에서 보듯, 인지 기능이 약해진 치매 환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는 지난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대 건강금융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고령 치매 환자 자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인구의 2.4%인 치매 어르신이 국내총생산(GDP)의 6.4%에 맞먹는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2002년 이후 치매 진단을 받아 건강보험을 청구한 환자를 추려낸 다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한 소득·재산 자료를 활용해 이들의 총자산 규모를 분석했다.조사단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치매 환자는 2023년 기준 124만398명이고, 이 중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61.6%인 76만4689명이었다. 이들이 가진 자산을 모두 더하면 153조5416억원으로 파악됐다. 치매 머니에는 부동산(113조7959억원)이 가장 큰 비중(71.4%)을 차지했으며 1인당 평균이 2억원 정도였다. 저출산위는 “인구 대비 치매 머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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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짓고도 못 판 아파트, 전국에 2만5000채

    ‘선착순 파격가’, ‘할인 분양’….대구 도심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현수막 문구다. 대구에는 미분양 주택이 9177가구가 있다. 특히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통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3252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강남은 아파트값이 오른다지만 여기선 딴 세상 얘기”라며 “가격이 떨어져도 거래가 끊겨 사무실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준공 후 미분양 1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미분양이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팔리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다. 미분양 물량은 여러 이유로 생길 수 있다. 청약 신청에 오류가 있어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당첨되고 돈을 내지 못해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있다.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면 이런 미분양은 금방 소진되지만 시장이 침체됐을 때는 잘 해소되지 않고 쌓인다. 통상 정부는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를 넘어서면 위험 수위로 본다.분양을 마치고 집을 다 지었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하면 ‘준공 후 미분양’이 된다. 악성 미분양이 쌓이면 아파트 사업을 추진한 건설사에는 타격이 크다. 분양 수익이 들어오지 않을 뿐 아니라 미분양 물량을 직접 보유한 채 중과세 부담까지 떠안느라 자금난이 가중된다. 건설사들이 준공 후 미분양을 악성 미분양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이른다. 건설투자는 한번 확장기에 들어서면 오랫동안 든든하게 경제성장률을 떠받치고 고용 창출 효과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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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자서 동업자로…포스코·현대제철 '오월동주'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2차전지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지난달 21일 맺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미국의 25% 철강 관세를 피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짓기로 했는데, 포스코가 여기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철강 제품 일부를 가져다 쓸 계획이다. 국내 철강 1·2위 라이벌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관계가 ‘프레너미(frienemy)’로 재정립되고 있다는 평가다. “美 관세 파고 함께 넘자” 손잡은 1·2위프레너미란 친구(friend)와 적(enemy)을 합친 말로, 경쟁하는 동시에 협력하는 기업 간 관계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인 테리 앱터가 <베스트 프렌즈>라는 책에서 처음 썼다. 친구가 잘되길 응원하면서도 내심 자신이 뒤처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인간의 이중적 심리를 표현하면서다.삼성전자와 애플은 프레너미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쪽에선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치열하게 싸우지만 다른 한쪽에선 스마트폰 부품을 만들어주고 공급받는 사이여서다.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1970년대부터 철강 공급사와 고객사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현대차가 현대제철을 통해 자동차 강판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자 포스코는 강판 원료 공급을 중단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번 합작은 총 58억 달러(약 8조3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제철소 투자 비용을 조달해야 하는 현대제철과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싶어 하던 포스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최근 수년 동안 한국 철강업계는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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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게 불확실한 시장…버핏 입에 쏠린 눈

    미국에서는 매년 5월 초가 되면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의 도시 오마하로 향하는 항공료와 현지 호텔 숙박료가 2~3배로 뛴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기업의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사람이 수만 명씩 몰려들기 때문이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은 유명 록 음악 축제에 빗대 이른바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이라는 별명을 지니 있다. 이 회사가 투자한 기업들의 물건을 구경하며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다른 주주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서 뛸 수도 있다.“버핏 생각이 궁금해” … 버크셔 주총 문전성시주주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서는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94) 회장의 경제 진단과 투자 조언이다. 경제 공부를 위해 아빠 손을 잡고 참석한 초등학생부터 월 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까지 버핏의 발언 하나하나에 귀를 쫑긋 세운다. 1930년생인 그는 투자로 부를 이뤄 세계 10위권 부호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경제 현안에 대한 혜안과 통찰력을 갖춰 ‘투자의 스승(guru)’으로 통한다. 버핏의 고향이 오마하여서 회사 본사도 이곳에 자리잡았다.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업을 중심으로 에너지, 철도, 소비재 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의 자회사를 거느린 복합 기업이다. 특히 투자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시가총액이 지난해 8월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를 빼고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최초의 미국 상장사라는 기록을 썼다. 버핏의 투자 스타일은 ‘가치 투자’와 ‘장기 투자’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사업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만 담는데,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 주식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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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관세에…닌텐도 가격 인상, 아이폰도 '유탄' 우려

    닌텐도가 8년 만에 차세대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를 내놓는다. 한국 출시일은 6월 5일로 확정됐다. 화면을 공유해놓고 여러 사람과 음성 채팅을 하며 게임을 즐기는 ‘게임챗’ 기능을 새로 선보인다. 전용 컨트롤러 ‘조이콘’은 홈에 끼우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자석으로 쉽게 탈착할 수 있다. 2017년 이후 전 세계에서 1억5000만 대 넘게 팔린 전작의 성과를 뛰어넘을지 관심을 끈다. “트럼프 상호 관세, 가격 줄인상 유발”그런데 신제품 공개 이후 게임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격 차별이 너무 심하지 않냐”는 것이다. 닌텐도는 한국 시장 가격을 64만8000원으로 매겼다. 미국은 449.99달러(약 66만원), 유럽은 469.99달러(약 69만원)다. 반면 일본 전용 제품은 4만9980엔(약 50만원)이다. 게임 콘솔값이 국가마다 다른 일은 드물지 않지만 내수용과 해외판의 가격 차이가 40%에 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플레이션’의 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트럼플레이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Trump)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신조어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에 발생하는 물가상승을 뜻한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닌텐도가 관세로 인한 공급망 충격에 대비해 완충 지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닌텐도가 ‘닌텐도 스위치 2’ 수십만 대를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으로 서둘러 선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모든 나라를 상대로 때린 상호 관세의 여파가 게임 산업에까지 미쳤다는 것이다.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이폰 가격이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을 중국 공장에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