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금융통화위원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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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외국계 투자은행(IB)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개별적인 성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중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위원을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무엇이고, 금융시장에서 금통위 위원들의 성향이 왜 중요한 것일까? 통화신용정책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지난달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행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5월 연 0.75%에서 0.5%로 내린 바 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수출·투자가 빠르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세와 백신 공급이 지지부진한 점 때문에 아직은 기준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금통위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금통위는 한국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한국은행 총재 및 부총재를 포함해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회 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등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4년이며, 경제·금융·산업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춰야 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총재가 의장이며, 가장 중요한 사안인 기준금리에 대해 논의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년에 총 여덟 번 열린다. 올해는 1·2·4·5·7·8·10·11월이다. 한국은행의 다양한 통화정책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연 8회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이 밖에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개시장 운영, 여·수신제도, 지급준비제도가 있다. 공개시장 운영은 한국은행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상대로 국채나 유가증권 등을 매입·매각하는 정책이다. 여·수신제도는 중앙은행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대출하거나 예금을 받는 것으로 △자금조정 대출 및 예금 △금융중개지원대출(총액한도대출) △일중당좌대출 △특별대출 등이 있다. 지급준비제도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고객의 인출 요구에 대비해 예금의 일정 비율을 보유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넣어두도록 하는 제도다. 이때 지급준비금 규모는 지급준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은행이 공개시장 운영으로 국채 등을 매입하면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고 반대로 매각하면 통화량이 줄어든다. 지급준비제도의 경우 지급준비율을 올리면 통화량이 줄어들고 내리면 통화량이 늘어난다. 지급준비율은 현재 7%로 유지되고 있다. 여·수신제도도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 및 예금을 조절함으로써 통화량을 조절한다. 금융통화위원 성향에 따른 통화정책 전망앞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보고서에 따르면 금통위원의 성향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다.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매파’와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 가운데 어느 쪽 위원이 많으냐에 따라 통화정책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하는 ‘점도표’를 통해 기준금리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 점도표는 17명의 Fed 이사와 각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이 예상하는 향후 정책금리를 점으로 찍은 표다. 익명이지만 평소 이들의 성향이 드러나 있으면 전반적인 정책 금리 전망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의 성향 또한 의사록 등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이름은 드러나지 않지만 이들의 평소 발언과 성향 등을 분석해 예측한다. 기준금리의 향방은 이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금통위 위원들의 성향을 파악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