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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여름방학 진로프로그램으로 확인한 미적분의 쓸모

    수학은 왜 공부해야 할까. 기초를 이해하고 응용력을 갖추기까지 많은 시간을 들이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모든 공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수학은 투자한 시간 대비 세상을 살아가는 데 몰라서는 안 될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와 닿지 않았다. 이번 여름방학에 찾아가는 대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주관한 ‘눈으로 이해하는 인공신경망과 미적분’이란 강좌를 듣고, 《미적분의 쓸모》라는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방학 동안 교내 프로그램 ‘인공신경망과 미적분’ 강의를 들었다.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은 인간의 뇌와 같은 생물학적 신경망을 모방해 만들어진 통계학적 학습 알고리즘으로, 이를 사용해 만든 것이 딥러닝이다. 딥러닝에서는 인공신경망이 출력하는 값과 실제 정답의 차이인 손실함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분을 활용한 경사 하강법과 같은 최적화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인공신경망의 학습 과정을 파이썬 언어 코딩으로 살펴봤던 시간이 인상 깊었다.수학의 한 갈래인 미적분은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생활과 관련돼 있고, 우리가 직접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물리적 변화들을 계산하고 예측하는 데에도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2차원 이미지를 적분하는 CT 덕분에 암세포와 염증의 정확한 체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최적화 알고리즘과 미분 덕분에 인공지능 빅스비와 시리가 사용자의 음성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해서 적절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사는 미분의 원리를 적용해 민간 로켓 추진체의 재사용을 연구하며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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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의 저주'에서 배워야 할 것들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투자를 잘못하면 돈을 다 날릴 수 있다.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잘하면 국고가 풍부해지지만 실패할 경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국제 행사도 넓게 보면 투자행위다. 막대한 돈을 들여 선수들과 관중을 불러들이며,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투자 행사 중 하나다. 특히 올림픽과 월드컵은 세계인이 환호하는 행사다. 기업들에는 최고의 마케팅 기회다. 세계 각국의 방송사들은 큰돈을 들여 방송권을 산다. 행사를 주최하는 국제기구는 표 가격과 중계권료 등을 통해 돈을 쓸어 담는다. 이런 선순환이 모두가 행복한 국제 행사의 모습이다. 국제 행사를 통해 불황에서 벗어난 사례도 많다.그러나 실패하면 큰 난관에 빠지게 된다. ‘올림픽의 저주’가 대표적 사례다. 올림픽을 주최한 국가가 올림픽 이후 빚더미에 앉는 현상을 말한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은 몬트리올의 지방 재정을 파탄시키며 캐나다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3차 산업인 관광에 치중돼 있던 그리스에 경제위기를 불러왔다. 2016년 리우올림픽은 경제 불황으로 연결됐다. 이번 도쿄올림픽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를 열었고,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시작 전부터 적자를 확정하고 말았다.이런 이유 중 하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표 가격과 중계권료를 독식하기 때문이다. 무리한 대회 주최도 원인이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월드컵과 엑스포도 상황이 다르다고 볼 수 없다. 독일이 막대한 투자를 해서 개최한 2000년 하노버 엑스포는 관람객이 목표치였던 40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2500만여 명을 채우면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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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졌지만 잘 싸웠다"…성숙해진 올림픽 관람 문화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 8일 폐막됐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뤄진 터라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 많이 보였다. 특히 올림픽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이전과 달라졌다. 과거에는 메달 색 또는 승패 여부를 중요시했다면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선수 개개인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그들의 사연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황선우 선수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수영 50m, 100m, 200m 자유형 종목에 출전해 아시아 신기록을 썼다.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 “다음 올림픽이 기대된다”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방송사의 ‘메달 색깔’ 발언에 시청자들이 직접 나서서 방송사를 지적하는 일도 있었다. 유도의 안창림 선수는 남자 73㎏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루스탐 오루주프 선수를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에 한 방송사의 캐스터는 “우리가 원했던 색의 메달은 아닙니다만 우리 선수들이 지난 5년 동안 흘려왔던 땀과 눈물에 대한 대가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우리가 원했던 색의 메달은 아닙니다만’이라는 말은 선수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달 색보다 선수의 노력 그 자체를 바라본 것이다.이번 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뿐만 아니라 상대 팀 선수들의 노력에도 박수를 쳐주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여자 단식 탁구에서 17세의 신유빈 선수는 58세의 니시아리안 룩셈부르크 선수와 겨뤄 승리했다. 41세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명승부를 펼친 이들의 모습은 나이를 떠나 한데 겨루는 스포츠의 묘미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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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올림픽을 통해 본 올림픽 후유증 '밸리효과'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도쿄올림픽 경기의 97%가 무관중으로 열렸다. 객석이 텅 비면서 도쿄올림픽은 커다란 적자 앞에 놓여 있다. 올림픽이 개최되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금전적 이익을 볼 것 같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올림픽 개최 이후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밸리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올림픽 후유증 또는 ‘브이-로 효과(V-low effect)’라고도 불리는 밸리효과는 올림픽을 치르기 전에 개최국이 경기장 시설과 도로 등의 기반시설, 숙박시설 등을 건립하고, 환경을 정비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경기가 과열될 정도로 상승세를 타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투자가 갑자기 줄면서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에 빠져드는 현상을 말한다. 올림픽은 개최국에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올림픽 후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자산가격 급락, 국가재정 부담 등에 시달리는 밸리효과가 종종 일어났다.1976년 올림픽을 치른 몬트리올은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들어간 돈이 당초 예상의 20배를 넘어 빚더미에 올랐다. 시민들은 올림픽으로 진 빚을 갚느라 30년간 올림픽특별세를 부담했기 때문에 ‘몬트리올 함정’이라는 말이 나왔다. 몬트리올 주 경기장은 ‘대실수’ ‘빚더미’ 같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캐나다는 이때 진 빚을 2007년에야 다 갚았다고 한다.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여섯 차례 올림픽 동안 경기침체를 겪지 않은 올림픽은 1996년의 애틀랜타올림픽뿐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후 한국은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붕괴되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도 그리스 정부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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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 앞장서는 T맵 결합 전기차 충전소

    환경오염 문제가 인류에게 빼놓을 수 없는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5년 뒤에는 9.4t으로 세계 3위가 될 것이라고 한다. 환경오염 문제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2050 탄소중립’ 전략을 펼치면서 다방면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그중 하나는 전기차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환경오염을 감소시킨다. 더불어 가속력이 좋고 실내 공간이 넓어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와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전기차 충전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활용성을 넓히기 위한 ‘T맵 결합 전기차 충전소’를 출시했다. 국내 최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한국전력은 이용자가 내비게이션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검색하면 예약 및 결제까지 가능한 원스톱 차징플래너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전력은 운전 경로상 가장 가까운 위치, 충전기, 상태, 충전요금 정보를 추천한다. 이용자가 희망하는 시간에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예약 기능과 결제 서비스도 제공한다.지금까지 전기차 이용자가 주차요금을 할인받기 위해서는 고객센터를 방문하거나 폐쇄회로TV(CCTV)를 이용해 주차장 운영사에 할인을 요청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차요금 할인 간편결제 시스템을 개발, 전기차 충전 후 출자 시 주차요금을 자동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한국전력의 충전기뿐만 아니라 여러 민간 사업자의 충전기에서도 차징플래너의 편의 기능을 쓸 수 있게 T맵을 한전의 전기차 로밍 플랫폼인 차저링크(Charg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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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상품, 감성이 먼저일까 혁신이 먼저일까

    한 천재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고, 배신감에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한때 몰락한 것으로 보였으나 혁신적 생각으로 결국 크게 성공했다. 이 회사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고, 그에게는 부와 명예가 돌아갔다. 스티브 잡스 얘기다. 애플을 창립한 뒤 쫓겨나와 그가 만든 넥스트가 그를 다시 애플로 불러들였다. 그의 행적은 가히 혁명적이었고, 그 흔적은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우리가 알아야 할 그의 또 다른 업적은 3차원(3D) 애니메이션이다. 당시만 해도 그림 수천장을 그려야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의 회사가 신기술로 제작한 ‘토이 스토리’는 그에게 큰 부를 선사했고, 3D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사실 미국은 애니메이션 시장 강자는 아니었다. 일본이 최강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는 높았다. 애니메이션을 팬 문화와 결합한 작품까지 내놓으며 혁신을 주도했다.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더라도 일본 작가들이 보여주는 2D 애니메이션의 감성은 여전히 깊고, 비주얼도 수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궁금해진다. 문화 시장에서 감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까,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감성을 표현해내는 것이 중요할까.정답은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이 전통방식으로 제작한 지브리 작품이나 신기술을 접목한 ‘토이 스토리’를 보면서 똑같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의 매력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양질의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2D냐, 3D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특정 콘텐츠의 수요가 줄어든다면 그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것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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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가 늦고 게릴라성 호우가 잦은 이유는

    7월 초부터 제주도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전국에 때늦은 장마가 시작됐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권의 확장에 따라 남쪽에서 장마전선이 서서히 북상했는데, 여기에 동반돼 발달한 저기압이 서해상을 따라 동진하며 남부와 중부지역에 동시에 장맛비가 내렸다. 특히 발달한 저기압은 우리나라 서해상을 통과할 당시 995hpa의 해면기압을 보였고, 일본 홋카이도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과의 기압차가 커지면서 해안가를 중심으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곳이 많았다.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늦게 찾아온 이유는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자리잡은 찬 공기를 주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 상층의 찬 공기가 평년보다 강해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았고, 6월 중순부터는 낮동안의 강한 일사까지 더해져 대기의 연직 이동이 활발해지며 장맛비 대신 전국에 국지적인 소나기가 자주 내렸다. 이처럼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가 오랫동안 버티면서 이른바 ‘지각장마’가 탄생한 것인데, 이는 잦은 게릴라성 호우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장마전선상 남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대에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다량의 수증기가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 강한 비구름대를 형성한다. 이는 국지적으로 발달하는 경향이 있어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비를 퍼붓는 이른바 게릴라성 호우가 된다. 장마전선이 발달한 저기압과 동반돼 영향을 줄 경우에는 전국적인 폭우도 뿌릴 수 있다.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되다 보면 도시지역 홍수와 강의 범람, 농경지 침수, 산사태 등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게 된다. 매년 반복되는 수해를 예방하려면 날씨의 속성을 알고 철저히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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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속 '문화적 전유'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문화적 전유’란 어느 한 문화집단이 다른 문화집단의 전통문화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어떤 집단의 전통문화가 타 집단에 의해 패션이나 놀잇감으로 소비되는 것에 반감을 표하는 주장으로서 제시되는 개념이다. 주로 백인이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권의 문화나 아이템을 흉내내 콘텐츠 형태로 생산하는 것, 이들 문화에 대한 존중이나 이해도가 배제된 ‘문화적 도용’일 뿐이라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문화적 전유로 구글링을 해보면 대표적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인디언 전통모나 기모노를 입은 백인 모습이다.최근엔 한국에서도 문화적 전유 논란이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인기 드라마에서 드레드 헤어와 문신을 한 캐릭터가 등장한 것과 유명 K팝 아이돌의 무대 세트에 이슬람 사원 디자인이 사용된 것 등이 문화적 전유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화적 전유는 인종 차별 논란으로도 이어진다. 예들 들어 앞에서 말한 드레드 머리를 하고 등장한 드라마 속 한국인 캐릭터는 ‘모든 흑인은 그런 모습이다’라는 조롱과 차별을 내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련 기사와 드라마 클립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외국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반대로 한국 문화를 외국에 도용당한 사례도 외국 영화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가 출연하고 워쇼스키 자매가 연출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라는 공상과학(SF)영화가 한 예다. 영화의 배경에 등장하는 한국은 다다미방과 벚꽃 벽지로 도배돼 있다. 이외에도 오리엔탈리즘에 버무려진 서양권 콘텐츠에서는 한·중·일 문화가 무질서하게 섞여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문화적 전유에 대한 논란이 불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