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주장을 말하는 글에서 꼭 찾아야 할 것은 근거!

    죄형 법정주의란 어떠한 행위가 범죄이고 그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미리 성문의 법률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중략)조선 시대 형법은 범죄의 종류, 범죄자나 피해자의 신분 등을 개별적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형량이 결정되는 정형주의적 형식을 따랐다. 조선 시대 형법의 일반법으로 적용되었던 대명률의 ‘단죄인율령조’에 따르면 죄명을 확정할 때는 반드시 율령*을 따르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을 준다고 하였다. 이러한 규정은 법관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법관이 임의적으로 판단해 범죄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에서 죄형 법정주의와 동일한 원리가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조선 시대 형법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각 조항을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용이했지만 실제 발생하는 모든 사안을 열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떤 사건을 적용할 때 이에 대응되는 규정이 없어서 법률의 흠결이 생길 경우도 있었다. … 죄를 결정할 때 자의적인 유추가 개입할 수 있으므로 조선 시대의 형법은 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보는 입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어떤 이들은 인율비부가 정형주의를 따랐던 조선 시대 형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인율비부는 정형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원된 법 적용 방법으로서 구체적인 법률들을 추상화하는 특수한 해석 방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 시대 형법에서 죄형 법정주의를 발견하려는 이들은 인율비부가 조선 시대 형법상 필연적이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2021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V자形 경기회복'과 '일본型 장기침체'

    #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쇼 ‘CES 2022’에서 32형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였다. 퀀텀 미니 LED(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한 이 제품은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LG전자는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2022년 아카데미 페스티벌’을 열고 성능과 디자인을 향상시킨 노트북 ‘LG그램’ 14·15·16·17형 신모델을 내놨다.  ‘-형(形)’과 ‘-형(型)’ 구별하기 쉽지 않아두 사례는 TV나 컴퓨터 모니터를 말할 때 흔히 접하는 내용이지만 자칫 이해하는 데 곤혹스러움을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특히 ‘32형’이니 ‘14·15·16·17형’이니 하는 표현은 사전 지식이 없으면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다. 우리말에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방황하는 말’이라고 할 만하다.32형 모니터는 32인치 크기의 모니터를 말한다. ‘인치’는 영미에서 쓰는 야드파운드법에 따른 길이의 단위다. 1인치는 미터법으로 바꾸면 약 2.5cm이니, ‘32형’은 대략 80cm 크기의 모니터를 가리킨다. 인치를 인치라 부르지 못하게 된 까닭은 물론 우리나라가 미터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인치는 비(非)법정단위라 ‘공식적’으로는 사용이 금지된 말이다. 하지만 법정용어는 바뀌었어도 소비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인치’를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편법으로 생긴 게 ‘-형’이다. 미터법으로 넘어가기 전, 부족하지만 일종의 과도기적 표현인 셈이다.문제는 이런 모호성이 우리말을 좀 더 ‘쉽고 편하게’ 쓰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32형’ 같은 표현은 그 자체로는 구체적 의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수리논술의 결정적 변수…계산집중력을 높여야

    수리논술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의외의 요인은 바로 계산력이다.문제를 잘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았더라도 계산력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올바른 식을 세우고 정확한 계산에 의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수리논술의 핵심임을 명심하고 평소에도 계산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포인트계산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극한, 적분, 시그마 등의 수식 기호를 능숙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 영어 이야기

    '접속사 + 절1, 절2' 문장형태에서 주어가 같을 때…접속사와 절1 주어 생략하고 분사구문형태로 표현

    The globe has huge temporal dimensions. For ages barren nature existed without living things. Life began on earth some 3.5 billion years ago, but modern humans (Homo sapiens) appeared perhaps less than half a million years ago. Although latecomers among the living things, humans as a species have transformed the earth the most. Many of these transformations have not been beneficial to the other speciesnor to humans. Today ecological damage is not merely a set of local phenomena. Environmental degradation is a global problem.《Encountering the past in nature》 중에서지구는 엄청난 시간의 범위를 갖는다. 오랫동안 황량한 자연이 생물체 없이 존재했다. 대략 35억 년 전에 생물체가 나타났지만 현대의 인간(호모사피엔스)이 출현한 지는 아마도 50만 년이 안 된다. 비록 우리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 비해 늦게 출현했지만, 하나의 종으로서 인간은 지구를 가장 많이 변화시켰다. 이런 변화 중 많은 것은 다른 종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이롭지 않다. 오늘날 생태계 피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 악화는 전 지구적 문제다. 해설개별적인 두 개의 절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접속사 중 하나인 although는 ‘비록 …이지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lthough the car is old, it still runs well이라는 문장은 ‘비록 그 차는 낡았지만, 여전히 잘 작동한다/달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although 다음에 문장이 아닌 구(phrase)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문의 Although latecomers among the living things, humans as a species have transformed the earth the most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접속사 although 다음에 명사구가 옵니다만 although humans are latecomers among the living things의 의미가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의미를 지니는지 자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敎學相長 (교학상장)

    ▶한자풀이敎: 가르칠 교  學: 배울 학  相: 서로 상  長: 성장할 장가르치고 배우면서서로가 성장한다는 뜻   -《예기(禮記)》중국의 오경(五經)은 유교의 대표적 다섯 개 경서로, 공자가 편찬 및 저술에 관계했다고 해 존중되는 《역경(易經)》 《서경(書經)》 《시경(詩經)》 《예기(禮記)》 《춘추(春秋)》를 가리킨다. 전통적인 중국 정신문화의 바탕을 보여주며 사서(四書: 논어·맹자·대학·중용)와 함께 한국의 사상과 학문에 미친 영향도 크다.《예기(禮記)》의 학기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좋은 안주도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고, 참된 진리도 배우지 않으면 그 장점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배운 뒤에야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가르친 후에야 비로소 어려움을 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야 스스로 반성하고, 어려움을 알아야 스스로 보강할 수 있다. 그러니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敎學相長).”교학상장(敎學相長)은 배우고 가르치면서 서로가 성장한다는 뜻이다. 가르침에도 배움이 있으니 교만하지 말라는 뜻도 담겨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우리 속담을 연상시킨다. 학문이 아무리 깊어도 가르치다 보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배우는 것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논어(論語)》 자한(子罕) 편에 나오는 후생가외(後生可畏)도 함의가 비슷하다. 뒤에 오는 자는 젊고 기력이 왕성해 쉬지 않고 배우니 먼저 태어난 사람이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효학반(斅學半)도 교학상장과 뜻이 같다. 효반학은 은(殷)나라 고종(高宗) 때의 명재상 부열(傅說)이 한 말로 남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일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충분히 설명을 해 주는, 친절한 국어 선생님

    법 원리주의에서는 법 규범을 법 규칙과 법 원리로 나누어 파악한다. 법 규칙은 확정적 규범 내용을 갖는 반면 법 원리는 이념적 당위로서, 주어진 상황에서 무언가를 최대한 실현할 것을 요청하는 규범 내용을 갖는다.(중략)법 규칙은 구성 요건과 그에 따른 법률 효과의 발생이 확정적으로 규정된 법 규범이다. 즉 법 규칙은 법 규범이 정하는 요건이 사실로 발생하면 그에 대응하는 법률 효과가 반드시 발생한다. 법 규칙을 해석하여 적용하는 과정은 논리적 작동의 수행으로 이뤄진다. 통상 법적 삼단논법이라고 부르는 이 논리적 작동의 수행은 법 적용을 두 가지 전제로부터 연역되는 자명한 추론으로 간주한다. 이때 대전제는 법 규범이고 소전제는 법 규범의 적용 조건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적용 조건의 확인은 조사를 거친 사실이 법률상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판단을 통해 이뤄진다. 법적 결론은 사실 관계에 법 규범을 적용하여 도출한다.(중략)법 원리는 법률 효과의 발생이 주어진 조건 아래에서 가능한 최대로 실현되는 형식을 가지는 법 규범이다. 즉 법 원리는 법에서 정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 발생하는 법률 효과가 확정돼 있지 않다.- 2021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평가 - 법 규범을 법 규칙과 법 원리로 나누어 파악한다. … 법 규칙은 … 반면 법 원리는상위 개념은 하위의 등위 개념을 포함한다. 이때 등위 개념을 반대 관계로 이해하면 글 읽기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지문에서도 ‘법 규범’의 하위에 있는 ‘법 규칙’과 ‘법 원리’는 등위 개념이다. 그것이 반대 속성을 지니고 있음은 ‘반면’이라는 어휘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지문의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연세대 모든계열 영어지문·수리논술이 변별력 갈라

    이번에는 지난 호에 이어 연세대학교 2021학년도 기출문제의 문제 2번 세트를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 1번 세트에서는 <다>의 영어제시문을 포함하여 분석과 평가 위주의 유형을 풀었습니다. 2번 세트는 연세대학교의 특징적 문항 중 하나인 자료해석과 수리문제를 포함합니다. 연세대학교는 논술고사에서 다면적 사고를 평가하려 하는데, 2019학년도부터 출제되는 ‘신유형’은 다면적 비교의 비교적 정형화되었던 물음을 탈피하여 영어를 포함한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능력, 수리논리적 사고 측정에 무게를 실어가는 중입니다. 특히 2022학년도(작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수리문제의 변별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초심자들에게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연세대학교 경영경제계열이 아닌데 수리논술을 풀어야 하나요?”였습니다. 연세대학교는 인문논술을 인문계열과 사회계열로 출제하나, 문항의 출제유형은 모든 계열에서 동일합니다. 저처럼 철학과를 가고 싶은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수리논술을 풀어야 하며,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도 영어 제시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연세대학교 인문논술을 준비하려고 한다면 수능최저자격이 없더라도 영어와 수학 공부 또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오늘도 마찬가지로 답안과 해제는 다음 시간에 공개합니다. 문제 풀이 과정에서 질문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아래 이메일로 문의하도록 하세요. (imsammail@gmail.com)[문제2-1]<제시문 라>의 연구는 국민 1인당 소득이 상위 25%인 국가들만 대상으로 수행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 1인당 소득이 하위 25%인 국가들의 소득 불평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사계절'은 왜 봄에서 시작하는 것일까

    지난 주 설을 보냈는데 절기상으론 어느새 ‘입춘’(양력 2월 4일)이 지났다. 입춘(立春)은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대한(大寒)이라는 ‘큰 추위’가 풀린 뒤 이어지는,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다. 느낌으론 아직 한겨울 같아 실감 나지 않는다. 하지만 계절은 눈이 녹아 비가 돼 내린다는 ‘우수(雨水)’를 향해 달려간다. 설은 음력 1월 1일로 날짜가 고정돼 있지만, 절기는 양력으로 따져 정하는 데서 오는 인식상의 차이다. 입춘은 설을 전후로 들어서는데, 지구 공전으로 인한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절기가 정해지기 때문에 해마다 날짜가 조금씩 달라진다. 입춘은 봄의 시작 … 농사짓는 기준으로 삼아절기는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이 되는 구별이다. 그것은 곧 절기를 ‘농사짓는 기준’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곡우(穀雨·양력 4월 20일)에 농사비가 내리고, 망종(芒種·6월 6일)에 씨를 뿌리며, 추분(秋分·9월 23일) 즈음에는 논밭의 곡식을 거둬들이는 식이다. 서양에서는 1주일을 단위로 해 한 달을 따지지만 우리 조상들은 한 달에 두 번, 대략 15일을 기점으로 바뀌는 절기에 맞춰 삶을 영위했음을 알 수 있다. 입춘은 그 24절기가 시작하는 때다. 사계절을 말할 때 봄·여름·가을·겨울로 봄을 제일 먼저 치는 게 그런 까닭이다.옛날에는 동지를 새해 첫날로 삼기도 했다. 동짓날은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은 가장 짧다. 이날을 기점으로 낮이 점점 길어진다는 뜻이다. 양(陽)의 기운이 커진다는 점에서 이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봤다. 겨울을 알리는 입동에 들어선 뒤 소설, 대설을 거쳐 겨울 한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