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논술 강의노트
2024학년도 대입 인문논술 기본유형 다지기(1)
[2024학년도 논술길잡이] 질문의 6가지 핵심유형 익혀두면 풀어내기 쉬워
지난 시간까지 2024학년도 인문논술의 전형 윤곽을 살펴봤습니다. 오늘부터는 기본유형 다지기를 시작합니다. 인문논술의 물음 핵심 유형을 깊이있게 공부해둬야 여러 대학의 다양한 문제를 만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풀 수 있습니다. 인문논술에는 어떤 유형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유형은 왼쪽 표와 같이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왼쪽 표는 논술의 6대 유형을 정리한 것입니다. 자료를 해석하는 것이나 문학작품의 함의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사고 유형에선 첫 번째의 설명형에 포함됩니다. 모든 대학의 기출문제를 전부 몇 차례씩 다룰 순 없는 상황에서는 자주 나오는 핵심 유형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게 효과적입니다. 여건이 안 돼 논술 공부를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래서 너무 막막하다면, 걱정은 잠시 내려두세요. 생글생글을 활용할 수도 있고, 각 대학 입학처에 들어가면 논술 자료들이 공개돼 있으니 예시 답안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볼 수도 있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핵심 유형은 ‘설명형’입니다. 이와 같은 연습은 논술고사 준비생뿐 아니라 제시문면접형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인문계열 면접고사 준비생에게도 중요한 준비가 될 수 있으니 같이 해보세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문제를 읽고 답변을 준비한 뒤 해설과 비교해보세요.
[2024학년도 논술길잡이] 질문의 6가지 핵심유형 익혀두면 풀어내기 쉬워
[문제]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나>의 자료를 설명해 보시오.

<가> 공자(孔子)는 자신이 바라는 바를 미루어 다른 이를 대하는 원리에 기초한 인(仁)의 사상을 제시하였다. 그는, 엄격한 법치는 백성들 사이에 정해진 죄만 짓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조장할 뿐, 진정으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게 하지 못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회 질서를 바로 세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주는 오직 덕(德)으로써 백성을 너그럽게 대해야 본래의 착한 본성을 일깨우고 서로를 도덕으로 대하는 조화로운 인간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공자의 이념은 맹자(孟子)에 의해 계승, 발전되어 유학의 핵심적 인성론(人性論)으로 자리잡게 된다. 맹자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것으로, 선천적이면서도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다. 그 핵심은 바로 도덕적 능력에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측은지심이란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사람들이 모두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긴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가 막 우물에 빠지려는 상황을 마주치게 된다면 누구나 깜짝 놀라며 측은해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이런 마음이 이는 것은 아이를 돕는 것을 빌미 삼아 그 부모와 교분을 맺으려고 해서도 아니고, 지역사회의 친구들에게서 칭찬을 바라서도 아니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듣기 싫어서도 아니다. 이러한 본성은 하늘이 준 벼슬이다. 사람이 바른 도리를 다하고 죽는 것은 바로 천명(天命·하늘의 명령)인 것이다. 하늘은 모두를 긍휼히 여기며 이러한 하늘의 법도가 인간에게 내재된 것이므로, 이 본성을 활용하면 천하를 조화롭게 안정시킬 수 있다.

<나> 1998년 그니지와 러스티치니라는 두 명의 학자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하이파 지역 놀이방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제때 데리러 오는지를 관찰해 보았다. 이 지역 놀이방들은 오전 7시 30분에서 오후 4시까지 운영되었는데, 부모들이 약속된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데리러 오지 않아 놀이방에 피해를 주었다. 30분 이상 늦는 부모는 거의 없었지만, 20~30%의 부모들이 짧게는 5분, 길게는 20분 정도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곤 했다.

이들은 벌금 제도가 부모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 지역 10개의 놀이방을 상대로 총 20주 동안 관찰했다. 첫 4주 동안은 평소처럼 벌금이 없는 상태에서 정해진 시간보다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들의 수를 세어 보았다. 그러고는 이후 12주 동안 10개의 놀이방 중 6개의 놀이방에서만 10분 늦을 때마다 10 NIS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3,000원)의 벌금을 부과해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4주 동안은 다시 벌금을 없앴다. 이 기간 10개의 놀이방에서 아이들을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들의 수를 도표(왼쪽 그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2024학년도 논술길잡이] 질문의 6가지 핵심유형 익혀두면 풀어내기 쉬워
해설

<나>의 자료에서 설명해야 할 세 부분이 보입니다. 첫 번째는 벌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놀이방의 지각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초기에 오히려 지각률이 더 낮았던 놀이방 쪽에서 벌금제도를 도입했더니 지각률이 폭증한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벌금제도를 폐지한 이후에도 지각률이 원상복구되기는커녕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문제에서 요구한 대로 <가> 제시문의 설명에서 찾아야 합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답안

<나>의 자료는 <가>의 성선설을 현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우선 벌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놀이방에서 지각률이 점차 감소하는 것은 공자의 설명대로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반성적 마음이 작용해 아이나 보육교사에게 미안한 마음을 줄이고자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이는 맹자가 설명한 측은지심의 연장선일 수도 있다. 부모의 지각은 그만큼 애탄 기다림을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벌금제도를 도입한 놀이방에서는 지각률이 폭증한다. 이는 공자의 예측이 정확했음을 뜻한다. 공자는 엄격한 법치가 기회주의적 속성을 조장할 것이라 말했는데, 여기에서도 벌금제를 도입하자 정해진 죄만 짓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 절반이나 되는 학부모가 지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 벌금제가 폐지됐어도 이미 3개월이나 지나 도덕적 양심이 사라졌기에 다시 회복이 안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선한 본성이 아주 사라질 수는 없겠으나 다시 일깨우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측된다. 포인트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여건이 안 돼 논술 공부를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래서 너무 막막하다면, 걱정은 잠시 내려두세요. 생글생글을 활용할 수도 있고, 각 대학 입학처에 들어가면 논술 자료들이 공개돼 있으니 예시 답안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볼 수도 있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