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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Follow my example"…"절 따라해 보세요"

    But when I walked out of the restaurant I had the whole month before me and not a penny in my pocket. “Follow my example,” she said as we shook hand, “and never eat more than one thing for luncheon.” “I’ll do better than that,” I retorted. “I’ll eat nothing for dinner tonight.” “Humorist!” she cried gaily, jumping into a cab, “you’re quite a humorist!” But I have had my revenge at last. I do not believe that I am a vindictive man, but when the immortal gods take a hand in the matter it is pardonable to observe the result with complacency. Today she weighs twenty-one stone. [서머싯 몸 <오찬>(Luncheon)]그러나 레스토랑을 나왔을 때, 내 앞에는 살아야 할 한 달이 남아 있었고 주머니에는 단 1페니도 남아 있지 않았다.“절 따라 해보도록 해요,” 그녀는 악수를 하며 말했다, “그리고 점심 때 한 가지 요리 이상은 절대로 먹지 마세요.” “그보다 이게 더 낫겠지요,” 나는 대꾸했다. “저녁에 아무 것도 먹지 않을 겁니다.” “농담도 잘 하셔!” 그녀는 쾌활하게 웃으며 택시에 올라탔다, “당신은 정말 재미있는 분이세요!” 그러나 결국 난 앙갚음을 한 셈이었다. 난 내 자신이 그리 복수에 능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지는 않지만, 신께서도 이런 모양새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을 때, 나는 양심의 어긋남 없이 결과를 매우 만족스럽게 지켜볼 수 있었다. 현재 그녀의 체중은 133.35㎏이다.위트 있는 재치가 묻어나는 이 글은, 서머싯 몸의 단편 소설 《Luncheon(오찬)》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Luncheon은 Lunch보다 좀 더 딱딱하고 격식 있는 점심 식사를 가리키는 말로, 이 소설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조금은 기막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

  • 학습 길잡이 기타

    His hands ragged and scarred, with black…

    I remember him as if it were yesterday, as he came plodding to the inn door, his sea-chest following behind him in a hand-barrow a tall, strong, heavy, nut-brown man, his tarry pigtail falling over the shoulder of his soiled blue coat, his hands ragged and scarred, with black, broken nails, and the sabre cut across one cheek, a dirty, livid white. I remember him looking round the cover and whistling to himself as he did so, and then breaking out in that old sea-song that he sang so often afterwards [보물섬(Treasure Island)]그가 우리 여관으로 터벅터벅 들어오던 모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히 떠오른다. 그는 키가 컸고, 몸집 또한 크고 다부졌으며, 피부는 구릿빛이었다. 그의 뒤로는 궤를 실은 손수레가 하나 따르고 있었다. 입고 있던 흙투성이의 푸른빛 상의 위로는 타르 가루 범벅인 땋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왔다. 손은 거칠고 상처투성이였으며, 손톱은 여기저기 부러져 있었다. 창백하고 때 묻은 한쪽 뺨에는 칼자국 하나가 길게 나 있었다. 그는 작은 만을 쓱 둘러보며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는데, 그 휘파람은 곧 오래된 뱃노래로 이어졌다.다들 어린 시절에 《보물섬(Treasure Island)》이란 소설을 읽은 기억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어린이가 읽는다고 해서, 단어가 쉬울 거라 생각하시면 정말 큰코다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늙은 뱃사람’을 묘사한 이 짧은 지문에서도 정말 엄청난 단어들과 표현들을 만날 수 있거든요. 1. as if영어 문법 시간에 as if(as though) 가정법이란 표현을 들으신 분이 많이 계실 겁니다. 가정법이란 말 그대로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얘기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으로 I remember that day as if it were yesterday라고 하면, ‘난 그날이 마치 어제였던 것처럼 생생하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그러하지요 → 그렇죠 → 그죠/그쵸?

    “코로나가 다시 늘어나서 피시방, 노래방, 이런 데 다 영업중단이라고 해요. 장사하시는 분들 속상하시겠어요. 그죠? 게다가 태풍까지 와서 너무 걱정이에요. 하지만 잘 이겨내야 돼요. 그쵸?”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자의 근심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는 말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그죠’나 ‘그쵸’를 덧붙인다. 구어에서 쓰는 ‘그죠/그쵸’ 어법에 안 맞아일상 대화에서 ‘그죠/그쵸’는 아주 흔히 쓰는 말이다. “이게 맞지~, 그지~” 이런 말도 많이 한다. ‘그지’ 대신 ‘그치’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글로 쓸 때면 좀 주저하게 된다. “이렇게 써도 맞나?”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죠/그쵸, 그지/그치’는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이다. 입말에서 자주 듣지만 규범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그죠/그쵸’는 어디서 왔을까? 둘 다 ‘그렇죠’를 줄여 쓴 말이란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또 ‘그렇죠’가 ‘그렇지요’의 준말이라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죠’의 기본형 ‘그렇다’는 더 올라가면 ‘그러하다’가 준 것이다. 정리하면 ‘그러하지요→그렇지요→그렇죠→그죠/그쵸’로 준 말임이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그죠/그쵸’만 문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까닭은 왜일까? 기본형 ‘그렇다’가 ㅎ불규칙 용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그러하다’가 ‘그렇다’로 주는 현상을 규범화한 게 한글맞춤법 ‘제40항 붙임1’이다. 준말에서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져 있는 것은 받침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氷炭不容(빙탄불용)

    ▶ 한자풀이氷: 얼음 빙炭: 숯 탄不: 아니 불容: 용납할 용얼음과 숯이 서로 받아들이지 못하듯두 사물이 서로 화합할 수 없음을 이름-<초사(楚辭)>한나라 무제 때의 동방삭은 재치와 해학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변설에도 뛰어나 입을 열면 막힘이 없었다. 넓고 깊은 지식과 청산유수 같은 언변은 당대 누구도 그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하지만 언행이 기이해 반미치광이로 여겨지기도 하고, 신선으로 불리기도 했다.무제는 그를 자주 불러 나랏일을 청해 듣곤 했다. 그는 황제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조정에서 교활한 자를 비웃었으며 그런 자들과는 일절 타협하지 않았다. 그는 죽기 직전에도 무제에게 “교활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멀리하고 참소하는 말을 물리치시라”고 간언했다.그는 초나라의 우국시인 굴원(屈原)을 추모하여 <칠간(七諫)>이라는 7수의 시를 지었다. 그 가운데 <자비(自悲)>라는 시에서 “얼음과 숯은 서로 함께할 수 없으니(氷炭不容), 내 본디 목숨이 길지 못함을 알겠구나”라고 노래했다. 충성스러운 굴원과 아첨배를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얼음과 숯에 비유하여, 아첨을 일삼는 간신들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굴원의 심경을 노래한 구절이다. 얼음과 숯처럼 서로 화합할 수 없음을 뜻하는 빙탄불용(氷炭不容)이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에서 생겼다.수화불용(水火不容) 또는 유여수화(有如水火)도 같은 의미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장군 위연은 성격이 오만하여 모두가 그를 피했다. 하지만 장사(長史)인 양의만은 위연을 아랑곳하지 않아서 항상 그와 맞섰다. 위연은 양의의 태도에 매우 화를 냈는데, 두 사람은 마치 물과 불의 관계와 같았다(延以爲至忿, 有如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외래어 '욜로', 고유어 '욜로'

    ‘욜로’는 외래어다. Yolo, 즉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뜻의 말로,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생활 방식을 말한다. 2013년께부터 한국 언론에 소개되기 시작해 2017년을 전후해 우리 사회의 여러 소비문화 현상 가운데 하나를 가리키는 말로 자리잡았다. ‘요리로’가 줄어 ‘욜로’로 바뀐 순우리말‘욜로’는 우리 고유어이기도 하다. “욜로 가면 지름길이 나온다”라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이 말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우리말에 있는 ‘글로, 졸로, 절로, 일로, 골로’ 같은 말도 낯설게 보일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욜로족’이니 ‘욜로 라이프’니 하는 외국말은 잘 알아도 우리 고유어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욜로’는 ‘요리로’의 준말이다. 마찬가지로 ‘그리로→글로, 조리로→졸로, 저리로→절로, 이리로→일로, 고리로→골로’로 줄어든다. 한글맞춤법 제33항에 나오는 용법이다.우리말은 체언과 조사가 결합할 때 말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무엇을’이 줄어 ‘뭣을’ 또는 ‘무얼’이 된다. 이 말은 다시 ‘뭘’까지로 준다. ‘그것은, 그것으로’가 줄면 ‘그건, 그걸로’가 되는 식이다. 말에도 ‘언어의 경제성’이 작용한 결과다. 준말이 효율성이 높아 구어에서는 자연스럽게 준말을 더 많이 쓰게 된다. 이는 부사에 조사가 어울릴 때도 마찬가지다. ‘욜로, 글로,…’ 등의 준말이 성립하는 문법적 근거다. 글쓰기에선 본말 쓰는 게 의미전

  • 학습 길잡이 기타

    Rich에는 진하고 풍부하다는 뜻도 있어요

    Uptown girl부잣집 아가씨She’s been living in her uptown world그녀는 부자동네에서 살아왔죠.I bet she never had a back street guy그녀는 뒷골목 건달을 만나본 적 없을 거라 확신해요.I bet her mama never told her why그녀의 엄마는 이유도 말해주지 않았을 거예요.I’m gonna try for an uptown girl부잣집 아가씨를 사귀어 볼 거예요.She’s been living in her white bread world as long as anyone with hot blood can뜨거운 정열을 가진 사람이 견디기에는 너무 오래 그 편한 세상에서 살아왔죠.And now she’s looking for a downtown man이제 그녀는 도시의 남자를 찾고 있어요.That’s what I am그게 바로 저예요.인기 보이 그룹 ‘Westlife’가 리메이크해서 다시 한번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이 곡은 ‘Billy Joel’의 [Uptown Girl]입니다. 여기서 uptown은 downtown(시내/도심지)의 반대말로 교외에 있는 고급 주택가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white bread world 역시 ‘편안한고 윤택한 삶’을 가리키는 말이지요.‘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란 말처럼, 인간은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富)’와 관련된 영어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우선 다들 아시는 것처럼 ‘돈 많은, 부자의’를 뜻하는 단어 중 가장 많이 쓰는 말은 rich입니다. 그래서 a rich man은 ‘부자’, a rich country는 ‘부국(부자 나라)’, 그리고 She is from a rich family는 ‘그녀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라는 뜻이랍니다.그런데 rich에 ‘풍부한’이란 뜻도 있어서 a country rich in oil and coal은 ‘석유와 석탄이 풍부한 나라’, a confection rich with sugar and spices는 ‘설탕과 향료가 많이 든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捲土重來 (권토중래)

    ▶ 한자풀이捲: 말 권土: 흙 토重: 거듭 중來: 올 래흙먼지를 일으켜 다시 쳐들어온다는 뜻한번 실패한 자가 다시 도전함을 이름-두목(杜牧)의 시중국 오강(烏江)은 초패왕 항우가 한나라 유방과 최후의 결투를 벌인 곳이다. 이 싸움에서 진 항우는 자결했고, 유방은 오랜 패권 전쟁을 끝내고 통일 한나라의 황제에 올랐다.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려온다는 뜻으로 고립무원의 상황을 이르는 사면초가(四面楚歌)도 이 전투에서 비롯된 고사성어다.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운은 세상을 덮을 만하다’고 한탄한 항우의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도 이 전투가 배경이다.항우의 부하들은 “강동으로 돌아가 다시 힘을 모아 재기하자”고 권유했지만, 항우는 “8년 전 8000여 자제와 함께 떠난 내가 무슨 면목으로 혼자 강을 건너 강동으로 돌아가겠느냐”며 31년의 짧은 생을 스스로 마쳤다. 항우의 애첩 우미인(虞美人)이 항우의 시에 화답하고 자결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훗날 당나라 말기의 대표적 시인 두목(杜牧)은 항우의 기백을 기리며 “승패란 병가에서 기약할 수 없는 일이니, 부끄러움을 안고 참을 줄 아는 것이 사나이라네. 강동의 젊은이 중에는 준재가 많으니,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쳐들어왔다면 어찌 되었을까(捲土重來未可知)”라고 시를 지어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였다. 여기서 유래한 권토중래(捲土重來)는 어떤 일에 실패하였으나 힘을 축적하여 다시 그 일에 착수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두목은 당대의 시성(詩聖) 두보(杜甫)가 노두(老杜)로 불리는 것에 견줘 소두(少杜)로 일컬어질 정도로 뛰어난 시인이다. 1000년이 지난 어느 날, 오강의 여사(旅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순이익' 발음이 두 가지인 까닭

    우리말 적기의 규범을 세운 것은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나오면서부터다. 이어 1936년 ‘조선어 표준말 모음’이 마련돼 정서법의 골격이 갖춰졌다. 표준어와 함께 동전의 앞뒤라 할 수 있는 표준발음법은 그뒤로도 50여 년이 더 지난 1988년에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발음의 기준을 세운다는 게 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원칙 [순니익], 현실발음 [수니익]…둘 다 허용서울의 지명에서 아주 멋들어진 이름 가운데 하나가 ‘학여울’이다. 이 말은 ‘학(鶴)’과 고유어 ‘여울’의 합성어다. 여울이란 강 같은 데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말한다. 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한강 갈대밭 부근을 가리키는 이름이었다. 그곳에 1993년 서울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강남구 대치동)이 들어섰다.그런데 이 ‘학여울’의 발음이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항녀울]이라 하는가 하면 훨씬 많은 이들은 [하겨울]이라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항녀울]이 맞는 발음이다. 실제로 역 구내에는 로마자로 ‘Hangnyeoul’이라 표기돼 있다. 만약 [하겨울]로 발음한다면 그 표기는 ‘Hagyeoul’이 됐을 것이다.‘학여울역’의 발음은 어떻게 [항녀울력]으로 됐을까? 우선 ‘학+여울’의 결합부터 보자. 발음할 때 ㄴ음이 첨가돼 [학녀울]로 바뀐다(표준발음법 29항). ‘막일, 늑막염, 내복약, 솜이불’ 같은 합성어를 소리 내 보면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일관되게 ㄴ음이 첨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시 [항녀울]로 바뀌는데, 이는 자음동화(정확히는 비음화) 때문이다. 첨가된 ㄴ음으로 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