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길잡이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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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시전상인의 독점권을 철폐한 신해통공(辛亥通共)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농업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삼고 중시한 농본주의 사회였다. 반면 상업은 말업(末業)이라 해 억제했고, 그에 종사하는 상인도 사농공상(士農工商) 중 가장 천시받는 신분에 지나지 않았다. 상업에 대한 국가 통제 역시 대단해서 나라에서 지정한 곳 외에 장을 개설하고 상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상업이 발달하면 백성들이 이문(利文)만 쫓고 농업은 등한시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도인 한양에서는 허가받은 상인만이 물건을 팔 수 있었다. 육의전으로 대표되는 시전상인이 바로 그들이다.시전상인이란 국가가 도성 내에 설치한 상점인 시전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을 말한다. 이들은 한양과 그 밖 10리에 이르는 지역까지 특정 물품에 대한 판매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초기에는 일물일시(一物一市)라 해 하나의 상품에 한 명의 시전상인만을 두는 형태로 운영됐다. 즉, 시전상인끼리 서로 다른 상품을 취급하도록 해 완벽한 독점권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금난전권이라는 강력한 행정권까지 부여해 시전상인 스스로 자신의 독점적 위치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금난전권은 말 그대로 난전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여기서 난전이란 시전상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물건을 팔거나 허가받지 않은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로, 불법적인 거래로 상업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시전상인들은 자신의 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금난전권을 강력하게 사용했다. 우선 난전을 적발할 경우 이를 폐쇄하고 판매하던 물건도 압수할 수 있었다. 일부 시전상인은 난전 단속을 위해 자경단과 같은 자체 조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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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집의 자제는 저자거리에 죽지 않는다. - 사기
▶ 도주공의 둘째 아들이 사람을 죽여 초나라 감옥에 갇혔다. 도주공이 말했다. “사람을 죽였으니 죽어 마땅하지만, 천금을 가진 집안의 자제는 저자거리에서 죽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는 황금 2만4000냥을 수레에 싣고 막내아들 편으로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큰 아들이 목숨까지 걸고 자신이 가겠다고 우겨 어쩔 수 없이 큰 아들을 보냈다. 당시 초나라에는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장생이 있었다. 아비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도주공의 편지와 황금은 그에게 전해졌다. 장생은 황금을 일단 받았다가 도주공과의 신의를 지킨 후 돌려주려고 했다. 장생은 왕을 찾아가 사면령을 내릴 것을 청했다.그런데 사면령 소식을 전해들은 큰아들은 황금이 아까웠다. 결국 큰아들은 장생을 찾아가 황금을 돌려받았고 이를 괘씸하게 여긴 장생은 왕에게 말해 둘째아들을 죽인 후 사면령을 내리도록 조치했다. 도주공이 말했다. “큰아들은 재물을 포기할 줄 모르고, 막내아들은 재물을 버릴 줄 안다. 그래서 막내아들을 보내려고 한 것이다.”이 글귀는 돈만 있으면 형벌도 피할 수 있다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수만금을 주고 아들을 살리려고 한 아버지, 돈 욕심에 동생을 죽게 한 형, 그리고 죗값을 치르고 결국 죽임을 당하는 둘째 아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마디 속 한자 - 市(시) 저자, 시장▷市價(시가): 시장에서 상품이 매매되는 가격▷門前成市(문전성시):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집 문 앞이 시장을 이루다시피 함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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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 된 자연계 논술문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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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녹화와 우리 숲에 숨은 경제적 가치
우리나라는 숲이 참 많다.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가까이 혹은 저 멀리 푸른 산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네 번째로 산림비율이 높은, 숲이 많은 나라 중 하나이다. 실제로 국토면적의 약 63.7%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고개만 돌리면 산이 보이는 경관이 당연시될 만하다. 그런데 이 울창한 숲을 속속히 들여다보면 우리 눈에 띄지 않는 경제적 가치가 많이 숨어있다.숲의 경제적 기능이라 하면 목재생산이나 연료 공급, 종이 원료 제공, 약초나 버섯, 꿀의 생산 등 직접적인 물질생산 기능을 쉽게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기능은 숲이 지닌 능력의 극히 일부분이다. 숲은 화폐로 환산하기 어려운, 공익적인 기능을 많이 지니고 있다. 예를 몇 가지 들자면, 울창한 숲은 거대한 저수능력을 보유한다. 국내 산림의 저수능력은 180억t에 이른다.전국 50여개 댐의 저수 능력이 약 140억t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산림이 보유한 저수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또한 숲에 쌓여 있는 낙엽층은 홍수의 피크 시간을 20~30분 지연시킬 수 있으며 식물의 뿌리는 흙을 붙잡아 산사태를 방지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창한 나무들은 바람을 막는 방풍기능을 지니고 있어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의 마을과 농작물을 보호해 주기도 한다. 이 외에 공기정화, 기상완화 등 자연환경의 질을 높여주는 일등공신이며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산림휴양을 제공해주는 상쾌하고 푸근한 공간이다.그렇다면 이러한 숲의 공익적 기능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국립산림과학원이 2010년에 측정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연간 109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는 국내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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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못한 사람이 나를 헐뜯는 경우가 많다. - 청성잡기
▶ 「내 어려서부터 세상사 많은 경험을 하다 이제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헐뜯고 칭찬하는 것은 늘 있는 일, 겪을 만큼 이미 겪었다. 대체로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나를 예뻐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은 나를 좋아하고, 나만 못한 사람은 나를 헐뜯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남을 헐뜯는 사람을 볼 때마다 말했다. “그대가 어찌 저 사람만 못하겠소. 무엇하러 그를 헐뜯는단 말이오!” 헐뜯던 자는 대부분 내 말을 듣고 그만두었다. 그러나 공정한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자 또한 드물다. 약하여 다루기 쉬우면 예뻐하는 것일 뿐이다. 어린아이는 데리고 놀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예뻐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거칠게 대들면 바로 미워한다.」 성대중이 쓴 『청성잡기』에 나온 글이다.이제 나 자신을 돌아봐야겠다. 내가 누구를 예뻐하고, 누구와 친하고, 누구를 험담하는지 말이다. 그 이유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시선으로 내 민낯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 속 한자 - 毁 훼 헐다▷훼방(毁謗) : 1. 남을 헐뜯어 비방함 2. 남의 일을 방해함▷적공지탑기훼호(積功之塔豈毁乎) : 공을 들인 탑이 어찌 무너지랴? 정성을 기울여 이룩해 놓은 일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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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자연계 논술 노트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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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소비와 물류의 중요성 인식한 ‘박 제 가’
광복 이후 우리나라에 경제학이 전래되기 전에 우리 자체적인 경제학적 토양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외국인으로부터 받는다면, 우리는 이 분 덕분에 흔쾌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은 다름 아니라 박제가다. 박제가는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적한 일련의 요인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제원리들이다. 박제가는 원래 서자 출신으로 흔히 말해 과거(문과)에 응시할 자격조차 없었다. 하지만 정조 시기가 되어 이러한 규제가 조금씩 풀리자 박제가는 규장각 검사관이라는 관직에 오르게 된다. 검사관은 왕실도서관인 규장각에서 도서를 관리하는 오늘날로 따지면 사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관직이었다. 말단 관료였던 박제가를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 내지 경제적 식견을 가진 인물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그의 저서 때문이다. 는 크게 내편과 외편으로 구분된다. 외편에서는 농업 관련 내용이 주로 기술되어 있으며, 내편에서는 오늘날의 물류, 건축, 외국어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박제가가 이러한 북학의를 저술하게 된 궁극적인 배경 중 하나는 당시 부강한 청나라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밝히고 이 과정에서 조선이 가난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함이었다. 를 통해 박제가는 조선이 가난한 원인 중 하나를 검소함에서 찾았다. 당시 사회는 유교를 국가의 지배 이념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검소함을 미덕의 하나로 삼고 있었으며, 심지어 이윤을 남기는 것은 천한 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 흔히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하여 이문(이익을 남기는 돈)을 남기는 상인들의 신분을 가장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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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경에 처했을 때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가난할 때 무엇을 취하지 않았는지 살펴보라. -사기
▶위(魏)나라 문후가 위성과 책황 중 누구를 재상으로 삼을지 이극(李克)에게 물었다. 이극은 “거처할 때 그가 누구를 가까이하는지, 부유할 때 그가 누구에게 베풀었는지, 높은 자리에 있을 때 그가 누구를 천거했는지, 곤경에 처했을 때 그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가난할 때 그가 무엇을 취하지 않았는지, 이 다섯 가지만 살펴보면 충분히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문후는 이 말을 듣고 위성을 재상으로 삼았다.이후 책황이 자신이 위성보다 못한 점이 무엇이냐고 이극에게 따졌다. 이극은 “위성자는 자신이 받은 녹봉의 10분의 9를 밖에서 쓰고, 10분의 1만 집에서 사용했기에 복자하, 전자방, 단간목을 얻었고, 왕이 이 세 사람 모두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그대가 천거한 다섯 사람은 왕이 모두 신하로 삼았습니다. 그대가 어찌 위성자와 견줄 수 있단 말입니까?”라고 말했다. 이 말에 책황이 공손히 두 번 절을 하고 평생 제자가 되겠다고 했다.사람을 친분이 아니라 원칙에 따라 천거하고 등용하는 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깊이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 우리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마디 속 한자 - 視(시) 보다▷ 坐視(좌시) : 참견하지 아니하고 앉아서 보기만 함.▷ 虎視眈眈(호시탐탐) : 범이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는 뜻으로,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형세를 살피며 가만히 기회를 엿봄. 또는 그런 모양.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