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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우주 기원 밝혀줄 단서 기대속 정체 못 밝혀

    2017년 말, 지구로부터 3400만km 떨어진 곳으로 전 세계 천문학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하와이대 팬스타스(Pan-STARRS) 연구팀이 발견한 한 천체 때문이다. 이 천체는 가로 200m, 폭 30m로 길고 넓적한 데다 보통의 천체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스스로 자전까지 해 정체가 모호했다. 국제천문연맹은 처음에 혜성(Comet)으로 판단해 C/2017 U1라는 분류 기호를 붙였으나 이후 꼬리가 관측되지 않자 소행성(Asteroid)으로 보고 A/2017 U1라는 분류 기호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 천체는 혜성도, 소행성도 아니었다. 태양계 밖에서 생성돼 태양계를 스쳐 지나가는 성간 천체(interstellar object)로, 인류가 한 번도 발견한 적 없던 종류다. 결국 이 천체의 최종 분류 기호는 1I/2017 U1로 결정됐고,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를 의미하는 ‘오우무아무아(Oumuamua)’라는 별칭도 붙여졌다. 오우무아무아의 발견에 천문학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태양계 밖에 대한 비밀, 그리고 초기 우주에 관한 비밀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오우무아무아에 담긴 우주의 비밀을 얼마나 알아냈을까. 2020년 6월, 예일대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우무아무아가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가속운동을 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져 있어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에 의해 오우무아무아가 가속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됐다. 같은 해 8월, 에 예일대 연구팀의 주장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천문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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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간 생존 '불멸의 세포'…의학의 역사 바꿔

    과학과 의학의 역사를 바꿔놓은 '불멸의 세포'가 있다. 최초로 배양에 성공한 이 인간 세포는 70년간 전 세계 실험실에서 배양되며 11만 건 이상의 과학 논문, 1만 건 이상의 특허, 3건의 노벨상 수상에 기여했다. 이 세포 덕분에 소아마비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에 대한 지식을 얻고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 세포는 우주로도 보내져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이 세포의 이름은 ‘헬라(HeLa) 세포’(사진)다. 헬라 세포의 주인은 헨리에타 랙스(Henrietta Lacks)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다. 그의 이름과 성의 앞글자를 따서 헬라 세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담배 농장에서 일하면서 가정을 이뤘던 랙스는 1951년, 31세의 나이로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가 찾은 존스 홉킨스 병원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아프리카계 미국인 환자를 진료해주는 병원이었다. 랙스는 라듐을 이용한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암은 전신으로 퍼졌고 결국 그해 사망했다. 문제는 의료진이 랙스의 암세포를 그의 동의 없이 채취해 배양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의사가 환자의 사례를 연구에 사용할 경우,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반드시 환자에게 알리고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절차가 없었고, 연구를 위해 세포를 샘플로 채취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랙스는 앞으로 자신의 세포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사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세포는 몸 밖에서 며칠 내로 죽었기 때문에 배양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랙스의 세포는 몇 달이 지나도 죽지 않고 빠른 속도로 증식하고 성장했다. 이 세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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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수익 따라 상금액 바뀌고, 공동수상자엔 나눠 지급

    지난 10월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부문에서 총 11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과학 분야만 살펴보면 생리의학상은 코로나19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을 개발한 2명, 물리학상은 아토초(100경분의 1초) 단위의 짧은 순간을 포착하는 빛을 만들어낸 3명, 화학상은 양자점을 개발해 관련 기술 상용화를 이끈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과학계는 대체로 수상이 유력한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왔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 8명은 과학계 최고 권위를 지닌 아주 특별한 상을 받았다. 하지만 상금은 1000만 크로네(한화로 약 12억1200만 원)로 평범한 수준이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액수를 평범하다고 표현한 이유는 운이 좋았다면 더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 관련 상의 상금이 대개 고정된 것과 달리 노벨상 상금은 매년 바뀐다. 이유가 뭘까?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1895년 작성한 유언장에 따라 제정(첫 시상은 1901년, 경제학상만 1969년부터 수여)됐다. 노벨은 유언과 함께 3100만 크로네(약 38억5700만 원)를 유산으로 남겼는데 이것이 현재 노벨상 상금의 원천이다.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몇천 억 원에 달하는 돈이지만, 매년 상금을 주다 보면 아무리 큰돈도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벨은 유산을 투자해 그 수익금을 상금으로 주는 방식을 떠올렸다. 화학자이자 뛰어난 사업가이던 그는 유언에서 펀드·증권 등 어디에 투자할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투자를 맡은 노벨 재단은 상황에 따라 투자처를 바꾸기도 하지만, 어쨌든 노벨이 바람대로 투자를 통해 상금을 마련하고 있다. 노벨 재단이 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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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 청정 에너지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그린수소가 대안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린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만들어진 수소로, 재생에너지의 전기를 이용해 생산한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어떻게 대기오염 물질 배출 없이 연료를 만들어내는 걸까. 수소는 우주에 가장 풍부한 원소다. 우주의 75%를 구성하고 있고, 태양계의 70.7%를 차지한다. 정작 지구상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1억분의 5 수준이다. 지구중력으로 붙잡아두기에는 지극히 가볍기 때문에 수소 분자 상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 뿐, 수소는 지구상에서도 물, 철광석, 화석연료 등에 결합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런 물질에서 수소를 분리해 에너지자원으로 이용하는데, 철강·금속 가공·전력 발전 등 쓰임이 다양하다. 비교적 대용량, 장시간 저장이 가능하고 액체, 기체 등 다양한 형태로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무게가 가벼워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를 비롯해 로켓, 우주선의 추진 연료로도 사용된다. 수소가 수소연료전지에서 연료로 이용될 때는 물의 전기분해 역반응이 일어난다. 전지 속의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부산물로 일부 열과 물이 나오지만, 어떠한 대기오염 물질도 나오지 않는다. 수소 공급만 원활히 이뤄지면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수소라고 다 같은 수소가 아니다. 생산방식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서 분리한 수소다. 천연가스를 고온, 고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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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둡고 험준…착륙 속도 조금만 안 맞아도 추락

    인류가 달에 닿은지도 반세기가 지났다. 하지만 달은 여전히 인류에게 쉬이 닿을 수 없는 존재다. 지난 8월 20일 러시아가 쏘아 올린 무인 착륙선 '루나 25호'도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달 표면에 추락해 완전히 파괴됐다. 지난 4월 일본 민간 기업이 개발한 ‘하쿠토-R 미션1’의 달 착륙선도 월면과 충돌해 통신이 두절됐으며, 2019년에도 이스라엘의 민간 달 탐사선 ‘베레시트’와 인도의 ‘찬드라얀 2호’가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반세기 전의 기술로도 성공했는데, 인류는 왜 아직도 달 착륙에 애를 먹고 있는 걸까. 반세기 전과 지금 달 탐사에서 가장 다른 점은 착륙지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달 착륙선은 주로 달의 적도 부근에 착륙했다. 당시는 ‘달’이라는 가까운 존재에 누가 먼저 닿는지가 관건이었기 때문에 착륙 난이도가 가장 중요했고, 평지가 많고 밝은 달의 적도 부근이 착륙지로 선택됐다. 지금은 달 탐사의 목표가 완전히 달라졌다. 달에 착륙하는 순위를 경쟁하던 시대가 저물고, 달에서 자원을 발굴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목표 착륙지도 바뀌었다. 어둡고 험준한 ‘달의 남극’이다. 달의 남극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이 있어 얼음, 즉 물이 존재한다. 물을 구할 수 있다면 인류가 거주할 수 있음은 물론, 분해해서 수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로켓 연료를 지구에서 조달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화성 또는 다른 외계 행성으로 나아갈 기지로 최적의 조건이다. 문제는 달의 남극이 달에서 가장 착륙하기 까다로운 지역이라는 점이다. 크레이터가 많아 험준하고, 운석이 달 표면에 충돌하며 만들어낸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 확보도 어렵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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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3일 주기로 출현…보름달보다 14% 크고 30% 밝아

    지난달 29일, 올해 마지막 '슈퍼문'이 추석 밤하늘에 등장했다. 슈퍼문은 달의 공전(한 천체가 다른 천체 주위를 주기를 가지고 도는 운동) 궤도상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있을 때 뜨는 보름달을 뜻하는데 올해는 7월에 한 번, 8월에 두 번, 9월에 한 번씩 총 4번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올해 마지막 ‘슈퍼문’이 추석 밤하늘에 등장했다. 슈퍼문은 달의 공전(한 천체가 다른 천체 주위를 주기를 가지고 도는 운동) 궤도상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있을 때 뜨는 보름달을 뜻하는데 올해는 7월에 한 번, 8월에 두 번, 9월에 한 번씩 총 4번 등장했다. 다음 슈퍼문은 내년 8월에 뜰 예정이다. 달이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슈퍼문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달은 타원 궤도를 따라 지구를 공전한다. 궤도가 원이라면 달이 어디에 있든지 중심(지구)으로부터의 거리가 일정할 것이다. 하지만 타원은 럭비공처럼 원을 양쪽에서 누른 모양이어서 달의 위치에 따라 거리가 바뀐다. 이때 공전 궤도에서 지구에서 가장 먼 지점을 원지점, 가까운 지점을 근지점이라고 부른다. 럭비공으로 치면 뾰족한 부분이 원지점이고, 90°떨어진, 완만한 부분이 근지점이 된다. 같은 물체도 가까이 있을수록 커 보이기 때문에 달이 근지점에 있을 때 평소보다 거대한 달을 관찰할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달이 근지점과 원지점에 있을 때 지구와의 평균 거리는 각각 36만3300km, 40만5500km로 4만km 넘게 차이가 난다. NASA는 과거 2008년 촬영된 슈퍼문 사진을 공개하며 “일반적인 보름달보다 14% 크고, 30% 밝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달이 근지점에 있다고 항상 슈퍼문인 것은 아니다.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한데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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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불에 잘타는 초목 번성한데다 강풍까지

    지난 8월 8일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마우이 산불로 하와이에서 총 8.78㎢의 면적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며, 마우이섬 도시의 80%가 파괴됐다. 인명 피해도 커서 사망자는 100명 이상, 실종자는 10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상낙원’으로 꼽히던 하와이 섬에 왜 이런 대형 산불이 일어난 걸까. 과학자들은 어떤 근거로, 어떤 원인들을 주목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꼽히는 원인은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로 인해 하와이 지역에 건조한 상태가 이어졌고, 산불의 규모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2015년 하와이대와 콜로라도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하와이의 강우량은 우기에는 31%, 건기에는 6% 줄어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불이 나기 직전 2주 사이에 하와이 지역은 비정상적으로 건조한 상태가 빠르게 전파됐다. 게다가 허리케인 ‘도라’로 인해 강풍까지 불었다. 보통 여름 하와이에 부는 바람의 최고 시속은 64km 정도인데, 당시에는 최고 시속 108km의 바람이 불었다. 강한 바람과 건조한 기후, 작은 불씨만 있다면 불이 금세 번지기 쉬운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달라진 생태계도 산불을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마우이섬 주민들이 들여온 당밀풀, 키쿠유풀, 수크령 등의 외래종은 사탕수수 농장이 있던 땅을 장악했다. 이전에는 대규모 농장이었지만 사탕수수 산업이 쇠퇴하면서 빈 땅이 되었고,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외래종이 점점 영역을 넓혀갔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분석에 따르면 외래종 초목이 하와이 섬의 4분의 1을 덮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외래종들이 마우이 토착 식물보다 가연성이 강한 특징을 지녔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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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해과정서 메탄올 발생…양 적어 인체에 무해

    '설탕 제로' '칼로리 제로'. 당 줄이고, 칼로리 낮춘 '제로 슈가' 인기가 몇 년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한동안 뜨겁던 제로 슈가 열풍에 제동이 걸렸다. 제로 슈가 식품에 함유된 물질인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5월 1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중 조절 목적으로 제로 슈거 식품을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어 7월 16일에는 WHO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며 논란이 심화됐다. 제로 콜라, 마음 편히 마셔도 될까?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다. 미국의 한 화학자가 위궤양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손에 화합물 가루가 묻은 상태로 침을 발라 종이를 넘기다 단맛을 느끼고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수십 년간 식품에 쓰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아스파탐이 들어간 식료품만 수천 가지에 이른다. 콜라, 껌, 요구르트, 과자, 술 등은 물론 기침 시럽과 같은 약물에도 쓰인다. 그간 잘만 먹어오던 감미료인 만큼 이번에 제기된 문제를 정확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아스파탐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올’이다. 아스파탐은 아미노산의 결합체로,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그 때문에 아스파탐은 다른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1g당 4kcal의 열량을 낸다. 엄밀히 말해 ‘제로’ 칼로리는 아니다. 다만 설탕의 200분의 1에 해당하는 양으로 같은 단맛을 낼 수 있기에 ‘저칼로리’ 감미료인 셈이다. 한국의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100mL당 4kcal 미만인 경우 0kcal로 표기가 가능하다, 이처럼 소량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은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이 결합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