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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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얼음층 녹아 수만 년 전 바이러스 퍼질 수도
"지구온난화 시대는 끝났다.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7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 같은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다"는 분석을 발표한 뒤였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생태계 또한 바뀌고 있다. 최근 그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 곳이 ‘영구동토층’이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안에 묻혀 있던 비밀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영구동토층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년 내내 얼어 있는 땅이다. 연중 기온이 물의 어는점(섭씨 0℃) 이하로 유지되는 곳으로, 수천 년에서 수만 년 동안 얼어붙어 그 두께만 해도 약 80~100m에 달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온도가 오르면서 영원히 얼어 있을 것 같던 영구동토층이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것이다. 게다가 얼음이 만들어질 당시에 같이 봉인되었던 생물들이 부활하기 시작했다. 올여름 과학자들의 큰 주목을 받은 것은 4만6000년 동안 영구동토층에 갇혀 있다가 부활한 1mm 미만의 작은 벌레다. 파나그롤라이무스 콜리마엔시스(Panagrolaimus kolymaensis)라는 이름의 이 벌레는 시베리아 지역의 영구동토층 표면 아래 40m 깊이에서 발견됐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이 이 벌레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의 선충류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 과거에 존재했지만 현재에는 없는 멸종된 생물이라는 것이다. 이 벌레가 있던 주변의 흙 나이를 토대로, 4만6000년 전에 묻혀 현재까지 갇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벌레를 실험실 접시에 놓은 뒤, 생명 활동에 필요한 영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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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900분의 1 무게로 태어나…흑백 털 위장에 효과적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동물은 누가 뭐래도 판다가 아닐까. 중국을 대표하는 동물인 판다가 한국에서까지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한국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푸바오' 덕분이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 그대로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있는 푸바오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판다라는 동물에 대해서도 궁금해진다. 판다는 곰과 동물이지만 보통의 곰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바오 가족(푸바오는 아빠 러바오와 엄마 아이바오의 새끼임)을 통해 판다의 생태를 들여다보자. 판다는 중국 남서부 산맥의 울창한 대나무 숲에 서식하는 중국 고유 종으로, 대나무를 주식으로 먹는다. 다른 곰과 구별되는 판다만의 가장 독특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판다는 여전히 육식동물의 소화기관을 갖고 있기에 대나무 속 셀룰로스나 리그닌 등의 섬유질을 분해하는 능력이 거의 없다. 그래서 판다는 영양분과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하루 최대 14시간, 약 12~38kg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대나무를 먹는다. 그렇다면 판다는 언제부터 대나무를 먹게 됐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적어도 600만 년이 넘었다. 202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자연사 박물관 연구팀은 600만 년 전 판다의 조상인 아일루라르크토스(Ailurarctos)의 화석을 분석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가짜 엄지’의 흔적을 찾아 판다의 식생활 진화를 추적해왔다. 판다는 손목뼈가 엄지손가락처럼 튀어나온 가짜 엄지를 갖고 있는데, 이 가짜 엄지가 대나무를 잡고 먹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아일루라르크토스의 경우, 지금의 판다보다 더 긴 가짜 엄지를 갖고 있었다. 왕샤오밍 연구원은 “판다는 대나무 숲에 정착하면서 육류와 열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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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남용이 지구 자전축 기울기 바꿔"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계의 탄생에 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성운설이다. 이는 우주 공간의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구름의 중력 붕괴와 수축으로 별의 탄생을 설명한다.서울대 연구팀, 국제학술지 발표그러니까 약 46억 년 전, 우리 은하의 나선팔에 분포하던 성운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력 붕괴가 일어났고, 이로 인한 수축이 계속된 것이 태양계 탄생의 기원이라는 설명이다. 성운에서 수축이 시작되면 그 중심부를 축으로 하는 회전운동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중심부에 질량이 집중돼 각 운동량 보존에 의해 회전속도가 빨라지면서 성운은 원반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수축으로 중심부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온도가 상승하고,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핵융합 반응이 시작된다. 성운 질량의 대부분이 모여 형성된 중심부의 이 덩어리가 바로 원시 태양이다. 태양을 형성하고 원반에 남은 물질은 행성과 위성, 소행성 등의 천체가 되었다. 이 같은 태양계 탄생 과정은 태양을 중심으로 한 행성들의 공전 방향이 모두 같은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 그리고 회전하는 원반에서 생성된 행성들도 각자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행성들의 자전축이 공전축과 나란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전축에 대해 자전축이 기울어진 각도도 행성마다 다른데, 금성의 경우에는 약 177도로 뒤집혀 있고, 천왕성은 약 97도 기울어져 있어서 공전 궤도면에 극 지역이 닿아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약 23.5도 기울어져 있어서 계절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 이는 태양계 초기의 행성들이 무수히 많은 소행성과의 충돌을 겪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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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적 태풍, 에너지 균형·생물 다양성 효과도
태풍은 한자로 '颱風'이라고 쓴다. 두 글자 모두에 風(바람 풍)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니, 글자 자체에서도 강한 바람이 느껴진다. 태풍은 주로 태평양 북서부에서, 허리케인은 주로 대서양 및 카리브해 지역에서, 사이클론은 인도양과 남태평양 지역에서 강한 바람이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을 말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 이상이면 모두 태풍이라고 부른다. 태풍의 강도를 알기 쉽게 분류해 놓았는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25㎧이면 ‘태풍’, 25~33㎧이면 ‘중태풍’, 33~44㎧이면 ‘강태풍’, 44㎧ 이상인 경우 ‘매우 강태풍’이라고 분류한다. 특히 2020년에는 최대 풍속 54㎧ 이상인 ‘초강력 태풍’ 등급을 신설했다. 2013년부터 2022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26.2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연평균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이 중 ‘매우 강’ 빈도가 절반을 차지해 ‘초강력’ 등급이 나온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도 열대저기압 중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24㎧인 것을 ‘열대폭풍’, 25~32㎧이면 ‘강한 열대폭풍’, 33㎧ 이상이면 ‘태풍’이라고 불렀으며, 태풍합동경보센터(JTWC)에서는 최대 풍속 67㎧ 이상인 ‘슈퍼태풍’을 신설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태풍이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발달할 뿐 아니라 태풍의 강도 또한 세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올해 두 번째로 발생한 태풍인 마와르(MAWAR)가 초강력 태풍 및 슈퍼 태풍이었으며, 인도양에서 발생한 프레디·모카도 슈퍼 사이클론이었다. 그리고 지난 10일, 올해 6번째로 발생한 태풍인 카눈(KHANUN)이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게다가 남북을 종단하며 올라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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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제트기류 약해지면 혹서·혹한 발생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1894년에 만들어진 올림픽 구호다. 올해 폭염을 다루는 뉴스들이 앞다투어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어 마치 올림픽 구호를 듣는 듯하다. 지난 7월에는 극한 폭염이 더 빨리, 더 높은 온도로, 더 힘차게 나타났다.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는 52.5℃를 기록했다. 인근 지역에서 맨홀 뚜껑에 기름만 발라 팬케이크를 굽는 영상이 올라왔다. 베이징은 한 달간 40℃가 넘는 날이 6일, 사람 체온보다 낮은 날이 단 이틀뿐이었다. 이란 페르시안 걸프 국제공항에서는 체감온도 66.7℃를 찍었다. 그리스 곳곳에서는 평균기온 40℃를 넘겼고, 산불로 이재민 4000명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47℃, 로마 41.8℃, 사르데냐는 45℃를 기록했다. 23개 도시에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유럽에서는 작년 폭염으로 6만 명 넘게 사망했는데, 지난 일주일 동안에만 1만1000 명이 넘게 사망했다. 미국은 34개 지역에서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했고, 53.3℃를 기록한 데스밸리는 기념 촬영지가 되었다. 피닉스에서는 일 최고기온이 19일 연속 43℃를 넘었고, 최고 47.8℃를 기록했다. 서남부 주요 도시는 최고 52℃까지 올랐고, 낮은 곳도 37℃였다. 캐나다에서는 수도 오타와에서 47℃, 북극권 인접 지역이 38℃까지 올랐다. 여기까지는 북반구 상황이다. 남반구 호주 시드니는 평년 기온보다 무려 8℃가 높은 24.7℃를 기록했다. 현재 남반구는 겨울이다. 지역별 기록은 물론이고 지구 평균기온도 최고점을 찍었다. 7월 5일에 전 지구 평균기온이 17.18℃로 역대 최고를 찍고, 바로 이틀 뒤에 17.24℃가 되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15℃보다 2℃ 이상 높다. 1~2℃는 작게 느껴지지만, 여기서 얘기하는 온도는 평균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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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소금 섞으면 -20℃까지 내려가
뜨거운 여름, 더위에 지친 우리를 즐겁게 해 주는 것 중 아이스크림이 있다. 아이스크림은 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워서 기분 좋게 더위를 식혀 준다. 이런 아이스크림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과일 주스를 얼린 셔벗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 시대의 귀족들이 디저트로 즐겼다는 얼음 셔벗이 그 시작이다. 냉장고도 없던 시절, 그들은 알프스의 만년설을 가져다가 염 성분이 들어 있는 진흙을 섞어 간이 냉동고를 만들었고, 그 안에 과일 주스를 넣어 얼려 먹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그와 비슷하게 간이 냉장고를 만들 수 있다. 얼음에 소금을 3:1로 섞으면 -20℃까지 내려가기 때문이다. 얼음과 소금을 섞으면 온도가 그렇게 많이 내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얼음에 소금을 넣으면 어는점 내림 현상으로 인해 그냥 두었을 때보다 훨씬 빨리 녹는다. 얼음은 녹을 때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주변의 온도가 빠르게 내려간다. 흡열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얼음이 녹을 때 흡수하는 열은 융해열(heat of fusion)이라고 한다. 하지만 얼음에 소금을 넣었을 때 온도가 내려가는 것은 얼음의 융해열 효과만은 아니다. 얼음이 녹아서 생긴 물에 소금이 용해되면서 또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즉, 얼음에 소금을 넣었을 때 온도가 내려가는 이유는 얼음 융해열과 소금 용해열(heat of solution)의 합작품이다. 상태 변화가 일어날 때 에너지가 흡수되는 것은 융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액체가 기체로 기화될 때도 흡열 반응이 일어나 주변의 온도가 내려간다. 이때 흡수되는 열은 기화열(heat of vaporization)이라고 하는데, 냉장고 없이 사는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신선한 식품을 저장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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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지식 융합하려는 생각이 창의성 끌어올려
산업계에선 오래전부터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았다. 빵만 팔던 상점이 카페를 겸하는 추세가 대도시에선 이미 상식처럼 됐고, 냉장고나 정수기 같은 가전제품에 통신 분야의 기술을 융합하는 경우도 많아져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정수기나 냉장고를 점검하기도 한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언급한 ‘4차 산업혁명’이란 개념이 있다. 이는 디지털혁명 또는 지식정보혁명으로 정의되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수학, 물리학, 생물학 등의 기초과학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지식혁명 시대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자주 언급하는 기술로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공학, 무인 운송 수단, 3차원 인쇄, 나노 기술 등이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면 새로운 산업 발달을 위한 인재 양성에서 기초과학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위해 융합이 필요하다는 점은 첨단과학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2010년 물리학 연구를 위해 남극에 세운 아이스큐브 연구소에선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는 중성미자라는 미시 입자가 우주의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는지 검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1450~2450m 깊이의 구멍들을 뚫고 광센서 5160개를 설치했다. 이 시설은 미국, 독일, 벨기에 등 10개 나라의 과학재단에서 연구비를 조달해 운영한다. 아이스큐브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연구비를 확보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이 여러 나라의 과학재단 관계자들을 만나 열심히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런 설득 과정은 대개 물리학 이외의 것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게다가 남극이라는 혹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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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위협 소아마비 퇴치 위해 백신 무료 공급
흔히 소아마비라고 불리는 '폴리오(Polio)'는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로 인해 발병한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뇌 신경조직이 손상돼 수시간에서 수일 사이 하지마비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고열과 흉통, 구토, 관절통 등의 고통을 겪다 사망에 이른다. 치유돼도 평생 하지마비로 인해 불구가 되거나 금속으로 된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무서운 병이다. 소아마비라는 병명도 5세 이하의 아동이 많이 걸려 붙은 이름이지만 성인도 걸리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소아마비는 유행과 정체를 반복하다 1950년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기록한다. 1952년에는 미국에서만 5만8000명이 폴리오바이러스에 감염돼 3145명이 사망했다. 그러다 1955년 미국의 의학자 조너스 소크 박사가 백신을 개발하면서 소아마비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라지게 된다. 미국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도 소아마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대통령이 되기 12년 전인 39세 때 소아마비 합병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루스벨트는 재임 중인 1938년 소아마비극복국립재단(NFIP)을 발족시켰다. 이 재단은 10센트 은화 모금 운동으로 기금을 모아 소아마비 연구를 추진했는데, 그 연구비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은 이가 피츠버그대의 젊은 의학자 조너스 소크였다. 소크는 1948년부터 소아마비(폴리오)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휴일도 없이 하루 16시간씩 연구에 몰입한 끝에 1952년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 소크가 만든 백신은 사백신으로 원숭이의 신장 세포에서 세 종류의 폴리오바이러스를 배양한 다음 포름 알데하이드로 불활성화해 만든 것이다. 그는 먼저 소아마비에 걸렸다 회복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다음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