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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출산율에 평균수명은 늘고…빠르게 늙어가는 한국
한국의 저출산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평균 수명은 길어지면서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다. 노인은 늘어나는데 이들을 부양할 젊은 세대는 줄고 있다. 은퇴한 노인들은 이렇다 할 소득이 없고, 젊은 세대는 부양 부담이 커져 저소비 저성장 저고용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한국 경제에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가까워지는 인구 감소 시점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작년 출생아 수는 32만6900명으로 전년(35만7800명) 대비 8.6%(3만900명) 줄었다. 출생아 수는 1970년대만 해도 100만 명대였다. 이후 2002년 40만 명대, 2017년 30만 명대로 추락한 뒤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9만98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2만8000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61.3% 감소한 수치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80년대만 해도 50만 명을 넘겼다.합계출산율이 예상보다 급속히 하락하면서 인구 감소 시점도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인구는 3개월 이상 외국인 체류자까지 포함해 산정된다. 통계청은 2016년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에서 한국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시점을 2032년으로 예상했다. 합계출산율이 2016년 1.16명에서 2025년 1.07명으로 급감하는 것을 전제로 계산했다. 그러나 2017년 합계출산율이 1.07명보다 낮은 1.05명에 그치면서 인구 감소 시점은 지난해 2월 2028년으로 4년 앞당겨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명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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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밀려오는 미세먼지…화창한 봄날이 그립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봄은 왔지만 ‘화창한 봄날’은 옛말이 됐다. 지난주에는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 연속 이어졌다. 역대 최장 기록이다. 무엇보다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된 탓이 크다. 중국 동부지역에 밀집된 소각장과 화력발전소 등에서 뿜어내는 매연이 서풍을 타고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것이다. 정부는 중국과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중국이 발생 원인 자체에 회피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력 수급을 맞추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면서 미세먼지가 늘어나는 등 국내 요인도 만만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적인 미세먼지 대책으로 봄날이 다시 화창해지기를 고대한다.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 가양대교 인근 도로를 자동차들이 안갯속을 헤집듯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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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1970년대부터 공적 보육 등 다양한 대책으로 성과
한국이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출산 장려책을 펼치기 시작한 시점은 2006년이다. 늑장 대응의 대가는 컸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로 떨어진 것이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는 1970년대부터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 효과를 거뒀다. 이웃나라 일본도 1989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이 1.57로 떨어지는 ‘1.57 쇼크’를 겪은 뒤 대책 마련을 서둘렀다. 선진국들의 저출산 대응 노력을 적극 배우지 않으면 더 심각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파격적인 출산·육아 지원책 편 유럽프랑스는 파격적인 출산·육아 지원을 통해 저출산을 효과적으로 극복해 왔다. 1977년부터 육아휴직제를 도입한 프랑스는 여성에게 육아휴직을 3년 동안 보장하고 첫째 아이 출산 때부터 6개월간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2001년 ‘아버지 휴가제도’를 법제화해 남성 역시 최장 14일 동안 임금의 100%를 받으며 아이를 돌볼 수 있다.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2016년 기준 1.96명으로 유럽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스웨덴도 프랑스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은 자녀가 태어난 지 1년 6개월이 될 때까지 아무런 손해 없이 휴직할 수 있다.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칠 때까지 근무시간의 절반만 일하거나 노동시간을 4분의 1로 단축할 수도 있다. 휴직을 하더라도 부모보험 제도를 통해 휴직 직전 소득의 80%를 1년간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스웨덴은 2000년대 들어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0년 1.54명에서 2016년 1.85명으로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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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청춘의 꿈도 무럭무럭 커져가길
3월은 새 학년이 시작되고 봄을 맞는 달이다. 한 해의 꿈도 따뜻한 봄볕을 타고 더 높아진다.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은 자연의 질서에 따라 하나둘 잎을 틔우고 꽃망울을 터뜨린다.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가 달라진다는 것은 청춘의 배움이 그만큼 영글어간다는 의미기도 하다. 새 학년을 맞으면 누구나 새로운 결심, 새로운 꿈을 품는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에게 3월은 또 다른 출발의 달이다. 시작은 절반의 결실이다. 배우고 익히려는 뜻을 세우며 새 학년을 맞는다면 청춘의 꿈은 올해도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금둔사의 홍매화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금둔사의 야생 매화는 한국에서 가장 일찍 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춘의 꿈도 홍매화의 꽃망울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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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 정년이 60세에서 65세로 늘었다
사고로 죽거나 장애가 생긴 사람은 몇 살까지 벌 수 있는 수입을 잃었다고 보는 게 타당할까. 대법원이 최근 육체노동으로 돈을 벌 것으로 인정되는 마지막 나이를 기존 만 60세에서 65세로 연장했다. 인구 고령화와 늦어진 은퇴 연령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1일 수영장에서 사고로 아이를 잃은 박모씨 등이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상고심에서 “가동 연한을 만 60세로 보고 산정한 배상액을 다시 계산하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가동 연한은 법적으로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인정되는 마지막 시점의 나이다. 우리나라는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30년간 육체근로자의 가동 연한을 60세로 인정해 왔다.재판부는 “사회·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됨에 따라 1989년 판결 당시 기초가 됐던 사정들이 현저히 변화했다”며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늘어난 평균 수명과 은퇴 연령, 연금 수급 시기가 65세인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30년 만의 가동 연한 연장으로 사고 피해자들이 더 많은 보험금이나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재 ‘60세 이상’인 법정 정년 규정을 더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른 파장과 대책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신연수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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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육체근로자 정년을 60→65세로 연장 판결
대법원이 육체근로자의 정년인 ‘가동 연한’을 만 60세에서 65세로 5년 연장했다.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만 55세에서 60세로 변경한 이후 30년 만에 나온 결정이다. 급속하게 늘어난 평균 수명과 은퇴 연령 등 인구 고령화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사고로 죽거나 다쳤을 때 받게 되는 손해배상액이 커지고, 노동계를 중심으로 기업 정년 연장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대법 “사회·경제적 사정 변해”법원은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인정되는 법적 한계 연령인 가동 연한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한다. 아직 직업이 없는 미성년자나 별도의 정년 규정이 없는 육체근로자의 가동 연한은 지금까지 60세로 인정돼 왔다. 1989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당시 기능직 공무원 정년이 만 58세이고 기초연금 수급 시기가 60세인 점 등을 고려해 가동 연한을 만 55세에서 60세로 연장했다.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달 21일 선고한 사건의 원고는 2015년 인천의 한 수영장에서 당시 만 4세 나이로 사망한 아동의 유가족이다. 이들은 안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인천시와 수영장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2심은 기존 판례에 따라 피해 아동이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다면 만 60세까지 돈을 벌었을 것으로 가정하고 배상액을 산정했다.그러나 최근 일부 하급심에서 가동 연한을 65세로 높여 인정한 판결이 잇따르자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공개 변론에서 원고 측은 “1989년 이후 평균 기대수명이 10년 늘어났고, 고령 노동자 생산가능인구 비중도 21.2%로 올라갔다”며 “가동 연한을 65세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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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은 정년 기준 없고 일본·독일은 연장 추진
대법원의 가동 연한 확대(만 60세→65세) 판결에 따라 정년 연장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2013년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즉 정년연장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7년 이 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만 60세가 일반적인 정년으로 인식돼 왔다. 주요 선진국에선 정년이 몇 살이고, 관련 법·제도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또 ‘가동 연한’ 확대는 정년 연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나이 차별 안돼”… 미국·영국은 정년 기준 없애세계적 추세인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라 선진국들은 근로자 정년을 올리거나 아예 정년 기준을 폐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정년 자체가 없는 대표적인 나라다. 1967년 정년을 만 65세로 정했던 미국은 1978년 70세로 상향 조정했다. 약 8년간 정년 70세를 유지했던 미국은 1986년 정년제를 폐지했다. 근로자 정년을 법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나이를 이유로 한 또 하나의 차별’이란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영국도 2011년 정년제도를 폐지했다. 이전까지 정년은 65세였으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연령에 따른 차별이라는 이유로 없앴다. 다만 경찰과 같이 불가피하게 육체적인 능력이 필요한 직업군에 한해선 정년이 유지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정년 폐지는 연금 수급 시기 등을 고려한 정부의 재정 건전성 우려와도 무관치 않다.독일은 현재 정년이 만 65세이지만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연금이나 수당 등 국가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적지 않지만, 부족해진 숙련공의 기술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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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 떠나지만 취업문 여전히 좁아요"
2월은 졸업(卒業)의 달이다. 졸업은 문자 그대로 ‘주어진 단계를 마쳤다’는 뜻이다. 돌려 말하면 새로운 단계로 향한 또다른 시작이 바로 졸업이다. 끝은 새로운 시작과 맞물린다. 졸업을 뜻하는 영어 commencement가 ‘시작’이라는 의미도 함께 갖는 이유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졸업은 축복받는 단어다. 하지만 대학문을 나서는 학생들에게 졸업이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취업 여건이 매우 어려운 탓이다.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2012년 이후 줄곧 하락해 60%를 겨우 웃도는 실정이다. 졸업생 10명 중 4명은 ‘취업 재수’를 하는 상황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학점을 일부러 안 따고 졸업을 늦추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취업문이 활짝 열려 대학 캠퍼스를 떠나는 발길이 가벼워지면 좋으련만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사진은 동국대 서울 캠퍼스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날리며 자축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