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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공공재를 시장에서 공급하려면 실패 확률 높아요

    이제 시장실패를 불러오는 요인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불완전경쟁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면서 한차례 언급했다. 그 외에 완전경쟁시장에서도 발생하는 시장실패의 요인을 공공재, 외부성, 불완전 정보의 순으로 들여다보자.상품 구분 기준, 경합성과 배제 가능성용어가 주는 느낌 때문에 공공재를 정부가 공급하는 상품 또는 공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경제학의 정의와는 조금 다르다. 먼저, 상품을 구분하는 두 가지 기준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경합성(rivalry)은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소비자가 소비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줄어드는 성질을 말하고, 배제 가능성(excludability)은 상품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사람의 소비를 배제할 수 있는 성질이다. 배제 가능성은 다시 말해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고 소비해야 하는 성질이다.네 가지로 구분하는 상품 유형 모든 재화와 서비스는 경합성과 배제 가능성의 정도에 따라 위의 처럼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경합성과 배제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상품을 ‘순수공공재’라 하고, 반대로 경합성과 배제 가능성이 매우 강한 상품은 ‘순수사적재’라고 한다. 국방서비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경합성과 배제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유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합성과 배제 가능성이 사적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약한 상품이면 공공재로 분류한다. 사적재는 시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거래되는 상품이고, 클럽재는 시장에서 공급될 수는 있지만 경합성이 없어 공동으로 소비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대부분 불완전 경쟁시장을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배제 가능성이 없는 상품은 시장에서 거래

  • 경제 기타

    예금 인출 '불안감' 만으로 은행이 파산할 수 있어요

    정부가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관리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차단을 위해 범정부 대응단을 꾸렸다. 중도에 해지한 예금을 재예치하면 원래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고, 이자소득세 등을 면제해주는 혜택을 ‘원상복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중략) 정부는 개별 금고가 인근 금고에 합병되더라도 1인당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넘어서는 원리금을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 -2023년 7월 7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 최근 지역 새마을금고가 집행한 부동산 사업장 대출의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부 지점에서 예금주들이 돈을 빼는 인출 폭주 현상, 즉 ‘뱅크런(bank-run)’이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비상 대응단을 꾸리고 1인당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넘어서는 원리금을 모두 지급할 것이란 발표까지 하며 불안 심리를 잠재우려 합니다. 특정 금융회사에 벌어진 일에 정부가 이토록 민감하게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최근 금융시장의 이슈로 떠오른 뱅크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뱅크런은 은행을 뜻하는 ‘bank’와 달린다는 의미의 ‘run’으로 만들어진 합성어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자들이 자신의 돈을 찾으려 은행으로 뛰어가는 모습에서 유래된 단어죠. 다수의 예금자가 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 그간 저축한 돈을 단기에 대량 인출하면, 은행으로선 당장 돌려줄 돈이 바닥나게 되고 이를 방치할 경우 은행은 실제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뱅크런은 신용협동조합, 기사에 언급된 새마을금고 등 협동조합 형태로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뱅크런이 무서운 이유는 실제 부실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고, 일단 발생하

  • 경제 기타

    정부 시장 개입, 항상 좋은 결과 보장하진 않아

    정부는 자원배분이 비효율적으로 된 시장 실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다. 정부는 수많은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최적의 정책을 수립한다지만, 시장 개입의 결과가 항상 의도한 대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원배분을 더 비효율적으로 만들어놓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정부실패’라고 한다. 이번 주에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실패가 발생하는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불완전한 정보의 한계발생한 문제와 관련한 정보를 완벽하게 갖고 있다면 문제 해결이 쉬워진다. 정부는 기업이나 소비자보다 많은 정보를 보유할 수 있지만, 시장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보가 부족하다면 해결책 또한 완전할 수 없고,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정보가 더 추가된다 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보가 불완전한 상황이라면 정부개입이 정부실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히 개입해야 한다. 정치적 의사결정의 폐해정보가 완전한 상황에서도 시장실패의 해결을 위한 최적의 정책이 수립되지 않을 수 있다. 정치는 국민을 더 잘 살게 하기 위해 최적의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들의 의견 대립 속에서 수립된 정책이 최적이 아닌 방향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경제발전을 주장하는 측의 의견을 과도하게 고려하면 환경보호 정책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으로 변질되는 정부실패가 나타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관련 정책을 수립하지 않는 것이 환경 보호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관료체제 비효율도 문제완전한 정

  • 경제 기타

    시장실패 막으려면 직접 개입보단 인센티브를

    정부는 빈곤 문제 해결이나 소득격차 해소뿐만 아니라 시장실패 해결을 위해서도 시장에 개입한다. 그렇다고 시장실패를 정부 개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입의 효과가 시장실패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번 주에는 정부가 시장실패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는 대표적인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정부가 공공서비스 직접 공급이 방법은 정부가 시장실패와 관련된 상품의 생산과 공급을 직접 담당해 시장실패가 발생할 근본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즉 정부가 민간기업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시장실패가 발생한 상황은 민간기업에 의해서도 시장이 비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경우이므로 정부가 개입해 비효율성을 완화한다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정부가 직접 공급하는 상품은 시장에 맡기면 공급이 전혀 안 되는 것들이다. 여기에는 국방·경찰 서비스, 도로·공원 등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과 전력· 우편처럼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직접 생산이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국방·치안·우편 서비스처럼 정부 내 특정 부처가 직접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가 기업을 세워 생산하는 것이다. 공기업이 공급하는 것에는 도로와 전력 등이 있다.규제는 의도치 않은 결과 낳기도시장 실패에 대한 또 다른 정부 개입은 상품의 생산과 공급은 민간기업에 맡기되, 시장실패가 발생하면 정부가 규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환경오염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를 하게 된다. 소비자나 생산자의 활동에 일정한 제약을 가해 시장실패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는 신속하게 진행할

  • 경제 기타

    조선업의 모든 것

    제71호 주니어 생글생글은 커버 스토리에서 우리나라 조선업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벌크선, 컨테이너선, LNG선 등 대형 선박들의 생김새와 특징을 살펴보고 한국이 세계 1위 조선 강국이 된 과정도 알아봤습니다. 내 꿈은 기업가에선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기초를 닦은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자의 삶을 소개했습니다. 주니어 생글 기자들은 서울 초·중·고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보내왔습니다.

  • 경제 기타

    기후위기 대응 위한 기업의 친환경 경영의무죠

    기후 관련 문제는 비문학뿐 아니라 토론형 발표형 지문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는 추세인 만큼 관련 개념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기후 스튜어드십이란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월 세계 기후 전망을 업데이트하면서 최근 5년 내 전 지구 기온이 기록적으로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향후 5년(2023~2027)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에 비해 1.1~1.8도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이 엘니뇨 확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죠. 기후 변화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기후 변화의 책임을 기업들에 물으려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기후 스튜어드십 코드입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처럼 타인의 자산을 대신 맡아 관리하는 기관이 투자 대상 기업의 문제를 발견했을 때 관여하고 고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기관들이 그저 돈을 모아 투자하는 데 그쳤습니다. 투자 대상인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버는지에 집중했죠.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기업들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더 자세히 보고, 필요하면 경영에 개입도 하게 된 거죠. 그렇게 나온 게 스튜어드십 코드입니다. 2012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했습니다. 영국,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 등이 도입한 제도입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하면서 기업의 기후 위기 대응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기후 스튜어드십 활동을 강화했습니다.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세우고 밝히라고 요구하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를 위해 경

  • 경제 기타

    당장 4년후 지출액이 수입액보다 커져요

    “2027년부터 국민연금의 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을 추월할 것이라는 국책연구원 전망이 나왔다. 4년 뒤부터 ‘보험료 수지’가 적자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5년 전 정부 재정추계 때 예상한 2030년보다 3년 빨라졌다. 보험료 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 국민연금은 국민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처분하거나 투자 자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신문 2023년 6월 3일자 기사- 불과 4년 뒤인 2027년이면 국민연금 수급자들에게 줘야 하는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넘어설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기사입니다. 많은 독자가 ‘국민연금 적자 전환은 2041년, 고갈은 2055년이라던데 2027년에는 무슨 적자가 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국민에게 생소한 국민연금의 ‘보험료 수지’ 적자 전환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보험료 수지란국민연금의 재정수지는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와 수급자들이 받는 급여액 간 차이인 ‘보험료 수지’와 보험료 수지에 적립금을 운용해 얻은 기금운용수입을 포함한 ‘총수지’로 나뉩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소득의 9%를 보험료로 내면 만 65세 이후부터 가입 기간 중 월평균 소득의 최대 40%를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5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현 제도가 유지될 경우 국민연금기금 규모는 2040년 1755조원으로 정점을 찍고, 이듬해 적자로 전환해 2055년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수지는 기금이 고갈되기 전까지 국민연금이 평균 4.5%의 수익률을 올릴 것이란 가정하에 도출한 수익액과 보험료 수지를 더한 수치입니다. 통상 국민연금이 적자로 돌아선다는 2041년에는 총수지가 마이

  • 경제 기타

    완전경쟁시장이 항상 효율적이진 않아요

    지난주까지 상품시장과 생산요소시장의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쳤다. 앞으로 강의할 부분은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지속되면서 추가로 등장한 경제 현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경제학이다. 이번 시간에 배울 ‘시장실패’도 자본주의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경제현상이 아니라 비교적 근래 들어 등장한 경제 현상이다. 시장실패의 등장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경제 문제가 발생했으며, 산업혁명을 통한 기술 발전이 자원의 희소성을 더욱 크게 부각하면서 시장을 등장시켰다는 점은 이미 설명했다. 시장은 희소한 자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은 했지만, 분배의 공평성까지는 충족하지 못해 소득 불균형과 빈곤을 야기하는 한계점을 지닌다는 것까지 강의했다. 그런데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인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경우에 따라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를 시장실패라고 부른다. 시장실패의 영향현시점에서 시장이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은 앞서 언급한 ‘소득 격차의 확대’와 ‘시장실패’라고 할 수 있다. 큰 소득 격차의 발생은 시장이 태생적으로 지닌 문제점이 점점 더 확대된 것이라면, 시장실패는 시장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알고 있던 부분이 근래 들어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시장에 시장실패라는 문제까지 더해지면 시장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와 가치가 사라진다. 하지만 시장실패는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어 아직은 시장이 발휘하는 장점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즉, 시장이 처음 등장했을 땐 없었던 시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