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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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와 수도권 집중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5년 후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9일에 발표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은 2% 수준으로 추정됐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안팎에서 2010년대 연평균 3% 초·중반, 2016∼2020년 2% 중반 등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2024년 12월20일자 한국경제신문-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 자본,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한 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한은은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잠재성장률이 2025∼2029년 5년간 연평균 1.8%, 2030∼2034년 1.3%, 2035∼2039년 1.1%,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 등으로 하락한다고 추정했습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5%의 성장잠재력을 지니던 나라가 이제 모든 동력을 다 써도 1%대, 20년 후엔 0% 성장에 그치는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어쩌다 이런 저성장의 수렁에 빠진 것일까요.

일단 잠재성장률의 기반이 되는 것은 GDP입니다. GDP는 일정 기간 한 나라의 국경 내에서 생산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치로, 국가의 경제 규모와 성과를 측정하는 데 사용합니다. GDP는 소비(C), 투자(I), 정부지출(G), 순수출(수출-수입, NX) 등 경제활동의 네 가지 주요 항목으로 구성됩니다. GDP가 늘어나려면 수출과 투자로 돈을 벌어 가계와 정부가 소비와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식으로 이해할 수 있지요.

GDP 성장의 잠재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은 노동력, 자본 투입, 총요소생산성 등 세 가지 요인에 좌우됩니다. 노동은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인력의 양과 질을, 자본은 기계·장비·건물 등 물적자본을 의미합니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자본 등 기본 투입 요소 외에 기술 발전과 자원 배분의 효율성, 노사관계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입니다. 노동과 자본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가가치 증가분이지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이들 생산요소의 양 또는 질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재성장률이 5.0%이던 2000년대 초반 노동과 자본 투입,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각각 0.7%, 2.2%, 2.1%에 달했습니다. 2.0% 수준으로 하락한 지금은 노동과 자본 투입,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각각 0.2%, 1.1%, 0.7%로 떨어졌습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생산 인구 감소와 기업의 투자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 혁신, 규제 등 우리 사회의 질적 효율성도 하락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해법으로 한은을 비롯해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연구 기관들이 제시하는 것이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입니다.

최근 경제계에선 이창용 한은 총재가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창조적 파괴에 대한 해석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올해 수출 증가율 둔화 문제를 언급하며 “슘페터가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으로 강조한 창조적 파괴는 창조만큼이나 ‘파괴’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말”이라며 “혁신 기업의 탄생에는 혁신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의 퇴출이 수반된다는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매출액 상위 15대 기업을 10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은 7개 기업이 신규로 진입했지만 우리는 2개 기업만 바뀌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우리 경제에 신성장 기업이나 산업이 부족한 것은 창조적 파괴 과정에 수반되는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기보다 안정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회피해왔기 때문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한은 분석 결과 2023년 기준 국내 기업 중 42.3%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진 일명 ‘좀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6대 은행이 한 해 좀비기업에 대출해준 자금 규모만 150조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천문학적 자원이 좀비기업의 연명이 아닌 혁신 기업의 성장에 투입되는 구조개혁에 성공한다면 2040년대 후반 잠재성장률이 0.7%포인트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한은의 분석입니다. 여기에 출산율 제고를 위한 일·가정 양립 등 육아 친화적 정책의 안착과 고령층·여성의 노동생산성 향상 등이 더해지면 최대 1%포인트까지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는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요.NIE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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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재성장률의 개념과 구성 요소를 알아보자.

2.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보자.

3.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선 어떤 정책 처방이 필요한지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