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대출 규제의 세계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면 끝일까요? 아니죠. 받는다고 해도 그 대출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살펴보고 빌려줘야 합니다. 대표적인 게 DTI예요. DTI는 연간 대출 상환액을 소득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1년에 5000만원을 버는 사람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원금과 이자로 2000만원을 낸다면, DTI 비율은 40%가 되는 셈이죠. 대표적인 대출 규제입니다. “네가 받을 물건의 값어치 중 일부만 대출해줄 거야. 그리고 네가 그걸 갚을 능력이 되는지도 살펴볼 거야” 이겁니다. DSR이 스트레스야LTV와 DTI만 적용하면 만사형통일 것 같지만, 문제가 생겼어요. DTI만 적용하다 보니 사람들이 더 많은 빚을 내기 위해 신용 대출이나 다른 대출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억원의 집을 사는 사람이 LTV로 7억원의 대출을 받는다고 해요. 그러면 최소 취득세를 빼고서도 3억원의 현금이 있어야 집을 살 수 있죠. 하지만 이 사람은 현금이 2억원뿐입니다. 그러면 1억원은 신용대출 등으로 조달하는 거예요. LTV로 대출을 규제했더니,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거죠. 기존의 DTI는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이자에다가 다른 대출의 ‘이자’만 계산했거든요.
DSR(Debt Service Ratio)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다른 모든 대출의 원리금과 이자도 모두 따져서 대출 비율을 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DTI보다 더 강력한 규제죠. 한마디로 이것저것 대출 끌어와서 무리하게 대출하지 말라고 정부가 규제를 정하고 이를 은행이 따르는 겁니다. 모두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한 방안이죠. 지금 주요 은행권이 정하는 DSR은 40%입니다. 즉 1년 동안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금+이자는 내 연 소득의 40%를 넘길 수 없어요. 돈을 많이 못 벌면 대출도 못 받는 겁니다. 이제는 DSR을 넘어 미래의 금리 변동성까지 고려해 현재 대출 한도를 더 줄이도록 하는 ‘스트레스DSR’도 도입했습니다. 갈수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죠. 규제만이 답일까규제의 목적은 가계대출 관리입니다. 대출을 무분별하게 받도록 하면 과도한 투기를 자극하고, 가계대출을 급증시켜요. 규제 당국은 과도한 대출이 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이를 적극 예방하려고 합니다.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규제 없으면 투기 '꿈틀'…너무 옥죄면 '내 집 마련' 타격](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AA.31075199.1.jpg)
고윤상 기자 NIE 포인트1. DSR과 DTI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보자.
2. 대출 규제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3. 대출 규제의 부작용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