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모처럼 종일 집중을 한 날이 있었는데, 그 보상으로 종일 듣지 못한 노래를 저녁에 들으며 귀가했습니다. 그 귀가 시간이 얼마나 짜릿한 기억으로 남았는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집중력 높일수록 성취감도 커지죠
대학 4학년이 된 제가 후배들에게 어떤 도움말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집중력’이란 소재를 떠올려봤습니다. 여러분은 부쩍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단순히 하기 싫다거나 힘들다는 감정보다는, 집중하고 싶어도 마음이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공감하는 학생이라면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아래 내용도 그 책에서 일부 인용한 겁니다.

집중력은 생각보다 견고하지 못합니다. 공부나 일을 하는 도중에 방해를 받거나 딴짓을 하게 되면 다시 집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게 반복되면 온전히 집중이 가능한 시간 자체도 점점 줄어들게 되죠. 잠깐 메시지를 확인하고 잠깐 SNS를 봤을 뿐이지만, 하던 일로 다시 온전히 돌아가는 데 몇 분 이상이 걸린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공부하는 도중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제 생각에도 스마트폰을 중간에 보면 볼수록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졌던 것 같습니다.

좀 더 넓게는 온라인 미디어 전반에 대한 문제도 있습니다. 온라인 미디어는 소비자의 집중력을 앗아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책에선 ‘스크롤 기능’부터 집중력과의 연관성을 설명합니다. 학생들이 단박에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숏폼 콘텐츠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숏폼 콘텐츠는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거나 소비자의 진중한 생각을 유도하기보다는 찰나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연락과 온라인을 끊고 살아갈 순 없습니다. 대안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저 역시 집중해야 할 학생입니다. 그래서 저는 공부할 때는 노래를 듣거나 메시지를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는 되도록 멀리하는 거죠. 아쉽더라도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딴생각이 드는 것을 의식적으로 차단하고 집중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처럼 종일 집중을 한 날이 있었는데, 그 보상으로 종일 듣지 못한 노래를 저녁에 들으며 귀가했습니다. 그 귀가 시간이 얼마나 짜릿한 기억으로 남았는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마음먹고 집중하는 날을 만들어보기 바랍니다. 제가 그날 이후로 매일 모든 시간을 집중력 있게 보낸 것은 아니지만, 집중했을 때의 짜릿한 기억을 잊지 못해 그런 날을 만들고자 계속 도전 중입니다.

박태희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21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