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수능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부담감이 커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쌓는 게 중요합니다. 지끔까지 공부해왔던 책을 꺼내 훓어보며 '다 아는 내용이다, 너무 쉽다' 라며 자신을 다독이면 마음이 편안해질 겁니다.
저는 수능을 네 번 응시한 4수생 출신입니다. 수능 준비를 포함해 대입 관문을 잘 뚫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졌습니다. 저에게 11월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항상 피폐해지는 시기였죠. 공부에 열중하면서 이런 부담감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하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나거나 손이 떨려 제대로 집중이 안 되는 정말 최악의 상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중에도 수능이 다가올수록 공부가 안 되고 불안감은 더 심해져 그야말로 ‘멘붕’인 학생들이 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수능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부담감이 커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쌓는 게 중요합니다. 지끔까지 공부해왔던 책을 꺼내 훓어보며 '다 아는 내용이다, 너무 쉽다' 라며 자신을 다독이면 마음이 편안해질 겁니다.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택한 방법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바로 ‘이때까지 공부한 책을 다 꺼내 반나절 동안 훑어보기’입니다.
수능 시험은 혼자만의 싸움, 자신과의 싸움이기에 옆에서 해주는 응원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1년 동안 공부해온 책을 모두 꺼내 훑어보세요. 이때 ‘이건 내가 다 아는 내용이다, 너무 쉽다, 수능 정말 별것 아니겠는데?’라는 다소 건방진 생각을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며 해야 합니다. 실제로 다 아는 내용이라면 마음은 더욱 편안해질 겁니다. 자신이 그동안 고생했던 흔적을 보면서 ‘고생을 통해 키운 실력이 수능장에서 다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세뇌시킬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면 긴장을 확 낮출 수 있지요. 혹시라도 공부한 양이 너무 적게 느껴진다면 고등학교 2학년 때 배운 것 혹은 그보다 더 전에 배운 내용을 보며 자신을 다독이세요.
저는 수능일 직전 일주일은 정말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는 시간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이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시험공부를 시작해 학점을 4점대로도 만들 수 있는 ‘기적의 7일’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 거죠. 정말 수능이 코앞에 닥쳤지만, 등급을 유지 또는 상승시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극도의 긴장으로 공부에 집중이 안 될 땐 건강식품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대학에 들어가면 백팔십도 다른 인생이 펼쳐지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될 겁니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내가, 그 누구보다 여유로운 대학생이 되어 ‘이번에는 어떤 취미 생활을 즐겨볼까?’ 같은 생각에 빠져들 수 있는 삶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김시은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23학번(생글기자 1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