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통계학은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합니다.서울대도 경제학부 전공필수 과목으로 경제통계학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통계분석을 활용한 실험을 해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경제학과에 가려면 실험과 통계분석 직접 해보세요
고교 시절 수행평가 주제를 뭘로 정할까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수시로 좋은 대학에 가려면 생활기록부를 잘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수행평가가 핵심이기 때문이죠. 이번엔 제가 고등학생 때 경제학과와 관련해 진행한 활동 주제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양면 시장’입니다. 이 시장은 기업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매개해주는 역할을 할 때 나타납니다. 단면 시장에선 기업이 판매자 역할을 하고, 소비자는 구매자 역할만 하는 데 반해 양면 시장에선 기업의 고객이 구매자이기도 하고, 판매자이기도 합니다. 카드 회사는 카드 이용자와 가맹점을 연결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양면 시장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또한 구독자와 광고주가 모두 고객입니다. 양면 시장은 이용자가 많을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간접 네트워크 효과’라고 부릅니다.

저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분석할 때 이 이론을 적용했습니다. 수많은 플랫폼 기업이 있는 만큼 이 이론을 아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 통계학입니다. 서울대에서도 경제학부 전공필수 과목으로 경제통계학을 지정할 정도로 통계학은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고3 때 통계 관련 책을 읽고 직접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야자를 하던 중 친구의 비타민 박스가 보였습니다. 박스에는 제품명보다 더 크게 영국산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죠. 흥미를 느껴 찾아보니 관련된 학술 개념으로 ‘원산지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 효과는 특정 국가의 제품이나 기업 브랜드에 그 국가의 이미지가 투영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비정부기구(NGO)는 개발도상국에게 줄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힘들게 사는 개도국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광고를 띄웁니다. 하지만 개도국의 빈곤한 모습을 계속 전달하면 원산지 효과로 인해 개도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발표할 기회가 생겨 이 학생들을 실험집단으로 삼았어요. 그리고 길 가다 만나는 학생들을 통제집단으로 설정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제가 직접 NGO의 후원금 모금 연설문을 읽고 후원 광고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에 개도국 제품에 대한 최대 지불 용의를 설문했습니다. 이후 엑셀을 통해 회귀분석을 진행했어요. 저의 표본은 30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경험은 꽤나 즐거웠고 나중에 자기소개서에도 기재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이처럼 학생 수준에서 가능한 실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