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커버스토리] "경제 살리자"…돈 푸는 지구촌, 한국 1년새 413조…미국 14년간 1경 늘었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AA.29066309.1.jpg)
특히 작년 통화량 증가율은 세계 1위 수준입니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은 물론이고 브라질, 멕시코 같은 나라보다 돈을 더 풀었다는 뜻이죠. 유로존 증가율은 7.0%였습니다. 브라질 10.9%, 스웨덴 9.5%, 멕시코 7.6%, 뉴질랜드 7.1%, 러시아 6.7%였지요. 미국이 우리나라와 같은 12.9% 늘었답니다.
미국 통화량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자세히 봐야 합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부터 경제를 살리기 위해 통화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라고 부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2008~2011년 상반기에 1차로 1조7000억달러를 공급했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2000조원(2022년 한국 1년 예산 607조원)에 달합니다. 미국은 2011년 하반기에 2차로 6000억달러를 더 뿌렸습니다. 2012~2014년 3차로 2조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1~3차 양적완화로 4조3000억달러가 늘어난 것이죠. 헬리콥터로 돈을 뿌렸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미국의 돈 풀기는 한동안 중단되는 듯했습니다. 돈을 거둬들이는 ‘테이퍼링(Tapering: 가늘어지다·뾰족해지다)’이 시작됐지요.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터졌습니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됐지요. 미국은 2020년 10월부터 지금까지 4조4800억달러를 또 풀었습니다. 그러니까 2008년부터 보면 8조7800억달러를 푼 셈입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경500조원에 달합니다. 세계 각국도 팬데믹 대응을 위해 돈을 어마어마하게 풀었습니다.
한국과 세계의 통화량 증가는 국내 물가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돈이 흔해지면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것이죠. 수년 동안 한국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던 것도, 커피부터 기름값까지 모두 상승한 것도 통화량 증가의 결과입니다. 경제에 가장 좋지 않다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때입니다. 잠깐! 기축통화가 뭐지?미국 달러 움직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기축통화를 “여러 국가의 암묵적 동의 아래 국제 거래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통화”라고 정의합니다. 가장 믿을 만하고 가장 안정적인 돈이라는 뜻입니다. 세계는 여러 통화 중 미국 달러를 많이 보유하려 합니다. 지구촌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은 작년 9월 말 현재 59.2%에 달합니다. 유로화는 20.5%, 일본 엔화는 5.8%, 영국 파운드화는 4.8%입니다. 우리 돈 원화는 0.2%군요. 달러는 국제 거래에서도 가장 많이 쓰입니다. 전체 결제액 순위는 달러화 39.92%, 유로화 36.56%, 파운드화 6.3%, 중국 위안화 3.2%, 엔화 2.79%입니다. 원화는 0.1%랍니다. 기축통화 지위는 경제력·금융력·군사력 면에서 ‘가장 크고, 넓고, 깊은’ 나라가 차지합니다. 기축통화국은 변해왔습니다. 그리스, 로마,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을 지나 현재는 미국입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1. 정부는 왜 돈을 많이 쓰려 하는지를 정치경제학적으로 알아보자.
2. 한국과 미국이 최근 몇년 사이에 돈을 얼마나 풀었는지 찾아보자
3. 통화량이 늘면 어떤 경제적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