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커버스토리] MS·구글·메타, 기업 사들이는 블랙홀…시너지·기업 가치 상승 '두 토끼' 잡았죠
기업 인수합병(M&A)의 역사는 1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세기 후반 철도와 석탄, 철강산업이 미국에서 꽃을 피우던 시기에 거대 자본가 제이피 모건(J.P. Morgan·1837~1913)이 철도와 철강 분야에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군요. 이후 수많은 기업이 사고 팔렸습니다. 세계에서 M&A 시장이 가장 큰 곳은 미국입니다. 1000억원대 M&A는 M&A로 치지도 않습니다. 요즘 외신을 타고 들어오는 빅딜은 최소 수십조원 단위입니다.

지난 1월 블리자드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1년 56건의 M&A를 했습니다. 액수로는 257억달러입니다. 미국 M&A 순위 1위입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음성기술 회사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을 190억달러(약 22조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죠. 아마존도 작년 157억달러를 29건의 M&A에 쏟아부었습니다. 85억달러를 주고 대형 영화 제작기업 MGM 스튜디오를 산다는 뉴스는 쇼킹했죠. ‘아마존이 웬 영화사?’ 했던 거죠. 구글과 유튜브를 보유한 알파벳은 작년에만 22건에 220억달러를 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에 제법 많은 M&A가 일어났습니다.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939건의 M&A가 공시됐다고 합니다. 718건이던 2020년보다 30% 늘어난 규모죠. 거래액은 59조원에 달합니다. 전기차 베터리, 반도체, 화학 분야에서 활발했습니다. 이쪽 분야의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을 사야 미래 시장에서 버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DL케미칼이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입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을 인수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1조원 이상의 메가딜도 11건이나 됐다고 합니다.

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은 왜 M&A에 돈을 쏟아부을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정보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사야 미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처음부터 이런 기업을 만들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죠. 기술력이 입증된 스타트업 등을 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죠. 알파벳이 구글을 앞세워 2006년 유튜브를 16억달러에 사지 않고 다른 기업에 빼앗겼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MS가 2016년 인맥관리 소셜미디어인 ‘링크트인’을 260억달러에 산 것도 같은 이유죠. 메타(페이스북)가 미래 시장인 메타버스를 겨냥해 가상현실(VR) 서비스 회사인 오큘러스를 산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MS가 블리자드를 산 이유도 다르지 않아요. 블리자드가 보유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콜오브듀티 라인업은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필수죠.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점에서 빅테크 기업의 M&A 목적은 같습니다.

둘째 이유는 빅테크 기업에 현금성 자산(dry powder)이 쌓여 있다는 겁니다. 돈을 놀리는 것보다 투자하는 게 낫다는 거죠. 구글은 무려 1370억달러를 갖고 있어요. MS는 1300억달러, 아마존은 840억달러, 메타는 620억달러에 달합니다. 애플은 이들보다 훨씬 많은 2000억달러를 가졌답니다.

M&A는 당대의 주력 업종에서 많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19세기 말에는 철도, 석탄, 철강 분야에서 대규모 딜이 많았죠. 제이피 모건, 코넬리우스 밴더빌트, 존 록펠러는 기업을 죽이고 살리는 타이탄들이었습니다. 20세기 100년 동안에도 화학, 기계, 자동차, 조선, 식음료, 항공, 보험 업종 등에서 M&A가 많았습니다. 삼성이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고, 두산이 식음료 기업을 판 돈으로 중공업에 진출했어요. 하이닉스가 LG반도체를 인수하기도 했죠. 우리가 ‘투자의 천재’로 알고 있는 워런 버핏은 경영진이 좋은 가구 회사와 과자 회사, 보험회사 등을 사들여 꾸준히 돈을 벌었습니다.

M&A 시장은 뛰어난 인력을 많이 요구합니다. 법률가, 회계전문가, 기업분석가, 금융전문가들이죠. M&A 수수료와 성과금 규모가 큽니다. 로펌, 증권사, 투자은행(IB), 회계회사 등이 이런 일을 합니다. 여러분의 도전을 기다리는 영역입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1.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목적을 게임산업 관점에서 정리해보자.

2. 지난해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M&A 규모를 알아보자.

3. M&A 과정에 투입되는 법률가, 회계사, 금융 전문가의 역할을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