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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물가·실업률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늪'](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AA.28281827.1.jpg)
돈이 흔해지면 상대적으로 물건의 가격(돈의 가치 하락)은 오르게 마련입니다. 흔해진 돈으로 소비를 하는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겁니다. 높아진 생산 비용 때문에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도 인플레이션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석유 가격이 많이 오르면 거의 모든 것의 가격이 뛰어 오릅니다. 석유 가격은 왜 오를까요? 석유는 달러로만 결제되는데요.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내는 바람에 달러 가치가 떨어진 게 핵심 원인입니다. 어떤 종류의 인플레이션이든 이면에는 화폐 즉 통화량 증가가 도사리고 있답니다. 그래서 밀턴 프리드먼이라는 경제학자는 “모든 인플레이션은 화폐적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지금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징후를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플’은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가 동시에 존재하는 ‘늪’입니다. 물가를 잡으려고 돈을 줄이면 기업 고용이 어려워지고, 기업 고용을 늘리기 위해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르는 ‘딜레마의 늪’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경기를 완화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돈을 엄청나게 풀었습니다. 풀린 돈은 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최근 한국 물가가 무섭게 오르는 이유도 정부가 돈을 풀어 돈이 흔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마비’로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위축됐습니다. 생산 위축은 곧바로 고용 축소 즉 실업률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 마비가 악화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지는 것이죠.
스태그플레이션을 경제학적으로 주창한 사람은 앞에서 소개한 밀턴 프리드먼입니다. 그는 1968년 스태그플레이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당시는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뒷받침하면 모두에게 이롭다는 케인스의 ‘유효수요이론’이 지배하던 시기였습니다. 지갑에 돈이 생기면 물건을 사고(유효수요) 그것이 기업 활동을 돕는다는 거죠.
그러나 프리드먼은 “케인스 방식은 물가만 올리고 경기를 살리지 못하는 복합적 불경기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요. 1970년대 석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기업의 생산 활동이 죽었고, 이런 와중에 미국 정부가 푼 달러 인플레이션 때문에 물가가 폭등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실제로 나타났어요. 21세기에 이것이 다시 나타난다니 걱정이 많은 겁니다. 프리드먼 교수는 정부가 돈을 풀기보다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혁신하고, 정부의 시장개입을 줄이는 게 경제 살리기에 더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1980년대 미국과 영국 경제는 그렇게 해서 살아났었죠. 지금 그럴 때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1. 스태그네이션의 경제적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보자.
2. 인플레이션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스태그네이션과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해보자.
3.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토론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