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물 논술 강의노트
문제1. ‘국가’를 중심으로 [가]와 [나]를 비교하시오. (800자 내외)[모범답안]
두 제시문은 모두 국가에 초점을 두어, 국가가 개인에 대해 우선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본다. [나]에서 직접적으로 국가가 개인에 우선한다고 밝힌 것처럼, [가]도 국민에 우선하는 리바이어던, 즉 초법적 주권자인 군주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의 성격은 두 제시문에서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인간의 특성이나 국가의 기원을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자면, [가]에서 국가는 문제해결을 위한 인위적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동등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공격하는 이기적 존재이다. 이로 인해 자연상태는 만인간의 투쟁과 같은 혼란으로 점철된다. 따라서 개인들은 자기를 보호하고 혼란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주권을 양도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간의 주권양도 계약을 통해 인위적으로 성립한다.
반면 [나]에서 국가는 자연적인 것이며 최종적인 목표의 공동체이다. 인위적인 계약관계인 홉스의 국가관과 달리 국가는 가정과 부락처럼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성을 바탕에 둔 정치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 속에는 집단을 구성하려는 욕구와 목적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인간들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보는데, 이는 [가]의 이기적 인간관과 명확히 구분된다. 국가 안에서는 모든 필요가 충족되므로, 개인은 자신을 완전히 실현할 수 있다. 즉 국가의 목적이 보호와 강제가 아니라, 필요의 충족과 목적의 완전한 실현이라는 점에서 [나]의 국가에 대한 이해는 현실적인 [가]에 비해 더 이상적인 관점으로 다가온다.
[해설] 국가의 기원을 주된 차이점으로 보고, 세부적인 차이점을 이후에 전개하는 것도 좋은 답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제시문별로 문단을 구성하지 않고 기준별로 나누어 분석에 치중하는 것도 하나의 형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라는 소재만 주어진 문항이므로, 제시문을 분석하기 전에 전체적인 틀에서 양자를 범주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큰 틀에서 범주화하여 ‘인위적인 집합체 VS 자연적인 공동체’ ‘혼란을 방지하는 수단 VS 본성을 발현한 필요충족의 목적’ 등과 같이 양자를 구분하고, 세부적인 차이점들을 분석하여 자신의 답안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체계적인 답안 전개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사고입니다. 나아가 이들이 국가를 다르게 이해하고 주장하는 근원에 어떤 차이가 도사리고 있는지 캐보려 하는 태도도 가치 있습니다. 학문은 일방적 수용이 아니라 적극적 질문과 능동적 사유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수답안] 김**(경북 경주)
개인으로서는 유약한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국가를 구성한다면 어떠한 형태를 지녀야 하는가? [가]와 [나]는 이러한 질문에 전혀 다른 답을 내어 놓는다. 이는 개인의 속성을 달리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우선 [가]와 [나]는 개인의 속성을 서로 다르게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갖춰야 할 형태 또한 다르게 나타났다. [가]는 개인이 자기 보존을 위해서 자신과 동일한 목표를 가진 다른 개인들과 끊임없기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반면 [나]는 개인이 근본적으로 가진 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결합하여 상호를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상이한 이해는 국가의 구성 또한 다르게 만든다. [가]는 한 명의 절대자와 그에게 똑같이 억압받는 나머지 국민들을 국가의 구성으로 할 때 이상적인 국가를 이루게 된다고 보았고, [나]는 여러 치자와 피치자의 관계들이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점차 마을, 국가 순으로 확장됨으로써 이상적인 국가가 형성된다고 보았다.
이렇게 다른 구성을 갖추게 된 [가]와 [나]는 국가의 의미 또한 다르게 파악하고 있다. [가]는 억압이 없다면 영원히 전쟁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인간이 자신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국가를 이해하고 있는 반면, [나]는 인간이 국가와 완전히 동화되어 국가를 개인의 목표 그 자체로 이해하고 있다.
[답안 평가]
이 답안을 선정한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비교를 다채롭게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속성으로부터 국가의 구성과 의미 등의 차이를 대조해 나가는 분석력이 좋고, 더불어 각각의 차이점들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면서 비교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전개방식도 두드러집니다. 각 분석에 크게 잘못된 점이 없다는 점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어디에 가서든 인정받을 수 있는 학생입니다.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시다. 우선 각 대상에 대해 분석하기 전에 전체적으로 각각의 제시문이 갖고 있는 논지나 입장을 정리해주고 시작하면 더 좋겠습니다. 특징이나 성질을 대조하기 전에 일단 대상이 어떤지 규정을 해 주고 시작해야겠지요. “[가]에 따르면 국가는 문제해결을 위한 강제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반면 [나]는 개인이 국가를 통해 필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보며 국가를 자연적 형태로서의 공동체로 바라본다”라고 적시하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비교가 여러 기준을 통해 전개되므로, 이러한 기준을 약식으로 정리해주는 것도 채점에 유리한 답안 쓰기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1문단의 마무리 문장을 대체하여 “따라서 개인을 이해하는 방식으로부터 국가의 구성방식, 의미 등에 대한 차이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와 같이 간단하지만 구체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대비점이 잘 드러나게 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입니다. 양자의 차이를 선명하게 만들어보면 [가]는 위로부터의 하향식 구성, [나]는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구성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상이한 이해는 국가의 구성 또한 다르게 만든다. [가]는 한 명의 절대자가 목적을 위해 다수 국민을 억압하는 하향식 구성을 그린다면, [나]는 이와 정반대로 구성원들의 필요가 충족되는 과정에서 자연히 더 큰 공동체인 국가가 구성되는 상향식 구성을 보여준다.”
조언해보고자 크게 세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사실 이러한 지적 없어도 참 잘 쓴 답안이지요. 많이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더 분발하여 꼭 논술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랍니다. 그럴 만한 충분한 자질이 있는 학생입니다.
문제2. [다]의 관점에서 [가]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800자 내외)
[모범답안]
[다]는 인간의 사적 욕구, 즉 이기심을 통한 시장경제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본다. 이 관점에서 국가는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최소한의 정부가 요구된다. 사회자원은 제한적이지만, 각 경제주체들은 합리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각자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자연스럽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시장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의 사회계약설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크다. 무엇보다 인간의 특성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잘못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는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 상정하며 경쟁과 투쟁의 자연상태를 묘사한다. 이는 [다]의 관점에서 인간성의 부정적 측면만 과잉해석한 것이다. 인간의 이익 추구와 목적 실현의 욕망은 반드시 공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며 서로 교역하여 각자의 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또한 굳이 공격적이지 않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시장 내에서 추구하며 경제 질서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가]와 같은 국가의 역할이나 지배적 관계는 경제적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사익을 추구하는 이기심을 부정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억압하거나, 이익을 추구할 권리를 군주나 대리인에게 양도한다면 시장은 경제발전의 동력을 잃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을 종합해보면 군주에게 주권을 양도하고 스스로 지배받는 위치에 처하게 된다는 [가]의 사회계약설은 군주제의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특성과 사회적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를 더 넓힐 필요가 있다.
<문제2의 우수답안과 해설 등은 다음호에 계속> ☞ 포인트 양자를 구분하고, 세부적인 차이점들을 분석하여 자신의 답안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이들이 국가를 다르게 이해하고 주장하는 근원에 어떤 차이가 도사리고 있는지 캐보려 하는 태도도 가치 있습니다. 학문은 일방적 수용이 아니라 적극적 질문과 능동적 사유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