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답변을 준비해보고, 답변을 들은
교수님께서 추가 질문을 할 것에 대비해 어떤 질문이
들어올 수 있을지 계속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생글생글 13기 학생기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안선제입니다. 저는 2020학년도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서울대에 합격했습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각 학교에서 추천받은 두 명의 학생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면접은 제시문 기반 면접이 아니고,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등 서류 기반 면접만 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류에 적은 책은 저자의 다른 책도 함께 알아둬야제가 서울대 면접을 보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독서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서울대가 독서 활동을 중시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10분 동안 무려 네 권의 독서 관련 질문을 받았습니다. 특히 저처럼 인문계열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독서 활동은 정말 중요합니다.예상 질문을 만들어 답변을 준비해보고, 답변을 들은
교수님께서 추가 질문을 할 것에 대비해 어떤 질문이
들어올 수 있을지 계속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먼저 자기소개서에 쓴 책은 그 책만이 아니라, 그 저자의 다른 저서나 비슷한 분야의 책까지 모두 알아둬야 합니다. 저는 루쉰의 <아큐정전>을 자기소개서 4번 항목에 적었는데, 교수님께서 <아큐정전>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으시고 루쉰의 다른 작품인 <광인일기>를 읽었냐고 갑자기 물어보셨고, 읽었다고 답하자 <광인일기>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또한 자기소개서에는 안 적었지만 생활기록부에만 적은 책도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전부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한 챕터 정도는 다시 읽고 책의 중심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생활기록부에 있는 책이 유명할 경우 그 책은 질문이 나올 확률이 더 높습니다. 저는 생활기록부에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기재했는데, 갑자기 <총, 균, 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점을 말해보라고 해서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기 대처 능력도 중요한데요. 위와 같은 상황처럼 모르는 것이 나오면 단순히 모른다고 대답하기보다, 연관된 것을 조금이라도 말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앞선 <총, 균, 쇠> 질문에 대해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점은 잘 생각이 안 나지만, 반대로 동의하면서 읽었던 부분은 기억이 난다”고 하면서, 미리 준비해둔 한 챕터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예상 질문에 뒤이은 추가 질문도 미리 생각해둬야또한 추가 질문에 강해야 합니다. 저는 면접에서 한 질문에 이어서 추가 질문을 평균적으로 두 개씩은 받았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선 사전에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답변을 준비해보고, 답변을 들은 교수님께서 추가 질문을 할 것에 대비해 어떤 질문이 들어올 수 있을지 계속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면접 당일 긴장하게 되면 준비해뒀던 것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완벽히 안다고 생각한 내용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숙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당당한 목소리와 태도를 갖추면 훨씬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면접에서 말을 할 때는 교수님 말씀 뒤에 2초를 세고 대답하세요. 지원자들이 마음이 조급하고 할 말이 많아서인지, 또는 아는 게 많아서인지 교수님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대답을 시작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이게 사람이 조급해 보이고, 불안해 보이고, 심지어는 예의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치명적인 습관입니다. ‘~했는데요’의 말투도 피해야 합니다. ‘~했습니다’로 말을 끝내는 것이 좋아요. 인사도 ‘안녕하세요’보다는 ‘안녕하십니까’가 좋고요. 허리와 어깨를 펴고 당당한 자세로 앉아야 합니다. 거울 앞에서 연습하고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는 게 좋아요.
그럼 여러분 모두 다가오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꼭 좋은 성과 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선제 생글 13기, 서울대 인문대학 20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