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고개드는 금리인하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1년에 여덟번 기준금리 결정
국내외 경제 불확실…한국도 8월께 금리 내릴 가능성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수차례 “대내외 경기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발언하는 등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장에 통화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면 생산활동이 활발해지고 고용도 확대돼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로 통화량 조절

국내외 경제 불확실…한국도 8월께 금리 내릴 가능성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방식으로 시중 통화량을 조절한다. 한은 기준금리는 금융회사와 거래하는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말한다. 금융회사들은 이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대출·예금 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시중은행 등의 예금·대출 금리를 비롯한 각종 시중금리가 떨어진다. 시중에 풀리는 통화량도 늘어난다. 돈을 빌리는 대가가 싸져 대출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반면 예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면 일반적으로 소비와 투자 등이 활발해지고 고용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경제주체들의 소비 여력은 쪼그라들고 기업 투자도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물가가 안정되고 해외자금이 고(高)금리를 노리고 국내에 들어오면서 자국 통화 가치가 뛰는 효과도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다. 미국은 범위를 정해 기준금리를 관리하는데 현재 연 2.25~2.5%로 우리 기준금리를 크게 웃돈다.

금통위 의사록으로 향후 금리변화 가늠

한은 기준금리는 한은 내부에 있는 금융통화위원회라는 조직에서 결정한다. 금통위는 총 7명으로 구성된다. 한은 총재가 의장직을 겸임하며 한은 부총재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나머지 5명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장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통위는 1년에 여덟 번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대립할 경우 ‘캐스팅보트’(찬반을 가르는 최종 결정권)를 행사한다. 예를 들어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중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의견과 인하를 주장하는 의견이 3 대 3으로 같다면 총재 의사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한다.

금통위원들은 대외적으로 금리에 대한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다. 금통위가 끝나고 2주 남짓 이후에 공개되는 의사록으로 금통위원들의 생각과 관점을 가늠할 수 있다. 의사록은 금통위원들을 익명으로 처리한다. 의사록에서 금리 결정에 대한 소수의견 등장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하면 몇 달 뒤 그 방향대로 금리 향방이 결정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소수의견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오는 8월 금리 인하 가능성 커

지난 5월 31일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을 피력한 금통위원은 2명이었다. 소수 의견이 등장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올라가고 있다. 이주열 총재도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당시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고 해석했다. 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라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4% 감소한 데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진 것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이 총재 발언을 종합해 보면 한은이 조만간 내놓을 올해 성장률 전망치(현재 2.5%)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하 명분을 쌓은 뒤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지금까지 동결해 왔다.

■NIE 포인트

기준금리 등락이 어떤 파급 경로를 거쳐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배경을 생각해보자. 현 경제 여건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게 좋을지, 아니면 동결하는 게 바람직할지 토론해보자.

김익환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