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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登龍門(등용문)

    ▶ 한자풀이登: 오를 등龍: 용 용門: 문 문용문(龍門)에 오른다는 뜻으로입신출세의 관문을 일컫는 말-<후한서(後漢書)>중국 후한(後漢) 때 관료 이응(李膺)은 퇴폐한 환관들에 맞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으려고 한 인물로 몸가짐이 고결하고 청백하여 당시 청년 관리들은 그와 알게 되는 것을 등용문(登龍門)이라고 하여 큰 자랑으로 여겼다. 후한 시대 환관들은 국정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권력이 막강해 충신들조차 기를 펴지 못했다. 환관의 미움을 받아 옥살이까지 한 이응은 소신있게 일을 처리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천하의 모범은 이응’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후한서(後漢書)> ‘이응전’에는 “선비로서 그의 용접을 받은 사람을 이름하여 등용문이라고 했다(士有被其容接者 名爲登龍門)”고 적혀 있다. 주해(註解)에 따르면 황하 상류에 용문이라는 골짜기가 있는데, 이곳은 물살이 너무 세고 빨라 보통 물고기들은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 계곡 아래로 큰 물고기들이 수없이 모여들었지만 도저히 오르지 못했으며, 만일 뛰어오르기만 하면 용이 된다고 했다. 그 후 이 말은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가리키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출세의 문턱에 서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고교생에게는 대입이 더 큰 세상으로 가는 등용문이 될 수 있고, 예술가를 꿈꾸는 누군가에게는 공모전이 등용문이 될 수도 있다.참고로 옛날 양반들이 관리가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등용문은 과거시험이었다. 과거장 중에서도 선비들이 뒤죽박죽으로 소란스럽던 곳을 ‘난장(亂場)’이라고 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거나 질서 없는 상태를 가리켜 난장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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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盲人摸象(맹인모상)

    ▶ 한자풀이盲: 장님 맹人: 사람 인摸: 만질 모象: 코끼리 상장님이 코끼리를 만진다는 뜻으로부분만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이름 - <열반경(涅槃經)>옛날 인도의 어떤 왕이 진리에 대해 말하다가 신하를 시켜 코끼리 한 마리를 데려오라고 했다. 그러고는 장님 여섯 명을 불러 손으로 코끼리를 만져 보고 각기 자기가 알고 있는 코끼리에 대해 말해 보라고 했다.제일 먼저 코끼리의 이빨(상아)을 만진 장님이 답했다. “폐하, 코끼리는 무같이 생긴 동물입니다.” 다음에는 코끼리의 귀를 만졌던 장님이 말했다. “아닙니다 폐하, 코끼리는 곡식을 까불 때 사용하는 키같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코끼리의 다리를 만진 장님이 나서며 큰소리로 말했다. “둘 다 틀렸습니다. 제가 보기에 코끼리는 마치 커다란 절굿공이같이 생긴 동물입니다.” 나머지 장님들도 제각각이었다. 등을 만진 자는 “평상같이 생겼다”고 우기고, 배를 만진 자는 “장독같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꼬리를 만진 장님은 “굵은 밧줄같이 생겼다”고 외쳤다.왕은 서로 다투며 시끄럽게 떠드는 장님들을 물러가게 하고 신하들을 불렀다. “보아라, 코끼리는 하나이거늘, 저 여섯 장님은 제각기 자기가 만져본 것만으로 코끼리를 안다고 하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구나. 진리를 아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라.” 불교 경전인 <열반경(涅槃經)>에 나오는 이야기다.맹인모상(盲人摸象)은 ‘눈먼 장님의 코끼리 만지기’란 뜻으로, 어떤 사물의 한 형상이나 한 단면만을 보고 사물 전체를 아는 듯이 떠들어대는 태도를 꼬집는 고사성어다. 군맹평상(群盲評象)으로도 쓴다. 참(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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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讀書三餘(독서삼여)

    ▶ 한자풀이讀: 읽을 독書: 글 서三: 석 삼餘: 남을 여독서하기 좋은 세 가지 여가겨울과 밤, 비가 올 때를 일컬음-<삼국지(三國志)>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에 동우(董遇)라는 학식 깊은 사람이 있었다. 제자들이 글에 대해 물으면 “백 번을 읽으면 절로 알게 된다(讀書百編義自見·독서백편의자현)”고 답했다는 인물이다. 제자들이 그럴 틈이 없다고 투덜대자 동우가 나무랐다. “시간이 없다니 무슨 말이냐. 책을 읽는 데는 삼여(三餘)만 있으면 되지 않느냐. 밤과 겨울, 그리고 비오는 날에만 읽어도 충분하다. 겨울은 한 해의 나머지이고, 밤은 하루의 나머지이며, 비오는 날은 때의 나머지이니라”라고 했다. 책 읽기에 좋은 때로 겨울, 밤, 비오는 날의 세 여가를 꼽은 것이다. 책을 읽자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글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갠 날에는 밭을 갈고, 비오는 날에는 책을 읽는다”고 한 송나라 문인 소식(蘇軾)은 자투리 시간에 글을 읽는 즐거움을 가리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맛’이라고 했다.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는 주경야독(晝耕夜讀)과도 함의가 맞닿는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삶은 게으른 인생의 몇 배를 사는 셈이다. 독서나 배움은 시간보다 마음가짐이 먼저다.사마천의 <공자세가(孔子世家)>에 나오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은 책을 대하는 공자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공자는 말년에 주역에 심취했는데, 주역을 읽고 또 읽어 ‘엮은 가죽 끈(韋編)’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三絶)는 고사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시성(詩聖) 두보는 “남자라면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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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螳螂拒轍(당랑거철)

    ▶ 한자풀이螳: 버마재비 당, 사마귀 당螂: 사마귀 랑(낭)拒: 막을 거轍: 바퀴 자국 철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제 분수를 모르고 무모하게 행동함을 일컬음-<회남자(淮南子)>장여면이 계철을 만나 말했다. “노나라 왕이 내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하길래 몇 번 사양하다가 ‘반드시 공손히 행동하고 공정하며 곧은 사람을 발탁해 사심이 없게 하면 백성은 자연히 유순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과연 맞는 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철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이 한 말은 제왕의 덕과 비교하면 마치 사마귀가 팔뚝을 휘둘러 수레에 맞서는 것 같아서(螳螂當車轍) 도저히 감당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얘기다.계철은 의례적 충고가 되레 제왕의 분노를 사 화를 입을 수 있음을 충고한 것이다.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역린(逆鱗)을 건드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신하의 유세는 절반쯤 성공한 셈”이라는 한비자의 말은 윗사람에게 하는 충고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들려준다. 셰익스피어 역시 “세상에 환영받는 충고는 없다”고 단언했다.계철의 충고는 <회남자>에 나오는 사마귀와 관련이 있다. 제나라 장공(莊公)이 어느 날 사냥을 갔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다리를 들고 수레바퀴로 달려들었다. 그 광경을 본 장공이 부하에게 “용감한 벌레로구나. 저놈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예,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인데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 모르며 제힘은 생각지 않고 한결같이 적에 대항하는 놈입니다”라는 답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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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橘化爲枳(귤화위지)

    ▶ 한자풀이橘: 귤 귤化: 화할 화爲: 될 위枳: 탱자 지강남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되듯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짐을 비유-<안자춘추(晏子春秋)>안영(晏)은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이다. 세 명의 왕을 모신 재상이지만 늘 검소하고 몸가짐을 조심했다. 재상이 된 뒤에도 고기 반찬을 올리지 않고 아내에게도 비단옷을 입히지 않았다. 달변에 임기응변이 뛰어났지만 조정에서도 항상 품행을 삼갔다.제나라를 얕보던 초나라 영왕이 그를 초청했다. 영왕이 인사말을 나눈 뒤 안영을 깔보듯 물었다.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하필 경(卿)과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이유가 뭐요?” 안영의 키가 작은 것을 비웃은 말이었다. 안영이 서슴지 않고 답했다. “그 까닭은 이러하옵니다. 우리나라에선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나라에 맞게 사람을 골라서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즉,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는데, 신(臣)은 그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초나라로 오게 된 것입니다.”안영의 능수능란한 언변에 기가 꺾인 영왕이 부아가 끓어오르던 참에, 마침 그 앞으로 포리가 제나라 사람인 죄인을 끌고 갔다. 영왕이 잘됐다 싶어 안영에게 들으라고 큰소리로 죄인의 죄명을 밝힌 다음 말했다. “제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잘하는군.” 안영이 자세를 고쳐앉으며 답했다. “그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제가 듣기로는 귤이 회남(淮南)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淮北)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고 합니다(橘生淮南則爲橘 生于淮北爲枳(귤생회남즉위귤 생우회북위지). 이 둘은 잎은 비슷하나 그 열매의 맛은 전혀 다릅니다.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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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門前成市 (문전성시)

    ▶ 한자풀이門: 문 문前: 앞 전成: 이룰 성市: 저자 시문 앞이 시장이 선 것처럼 되었다는 뜻부자나 권세가 집에 사람이 몰리는 것의 비유-<한서>전한(前漢)의 11대 황제 애제는 무능한 군주였다. 애제가 즉위하자 조정의 실권은 황실 일족에서 외척 가문으로 넘어갔다. 또 당시 20세인 애제는 동현이라는 미동(美童)과 동성애에 빠져 나랏일을 돌보지 않았다.정숭이라는 충신이 애제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폐하, 이 나라 백성을 굽어살펴주시옵소서.” 하지만 그 또한 애제의 분노만 살 뿐이었다. 당시 조정에는 조창이라는 상서령(장관급의 한 직책)이 있었는데, 그는 전형적인 아첨배로, 왕실과 인척지간인 정숭을 모함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조창이 애제에게 고했다. “폐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정숭의 집 문 앞이 저자(시장)를 이루고 있사옵니다(門前成市)’. 이는 심상치 않은 일이오니 엄중히 문초하소서.”이에 애제가 정숭을 불러 물었다. “내 듣자하니, 그대의 문전은 저자와 같다 하던데 그게 사실이오?” 정숭이 답했다. “폐하, 그렇습니다. 저희 집 앞은 사람들로 저자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의 마음은 물처럼 맑으니 황공하오나 한 번만 더 살펴주시옵소서.” 하지만 무능한 군주 애제는 그의 간청을 묵살하고 옥에 가뒀다. 그 뒤 사례라는 신하가 상소해 조창의 무고를 따지고 정숭을 변호했으나 애제는 그마저 직책을 빼앗고 서인으로 내쳤다. 결국 정숭은 그 뒤 옥에서 생을 마쳤다.문전성시(門前成市)는 부자나 권세가의 집이 들락거리는 사람들로 북적댄다는 뜻이다. 음식점 등에 손님이 몰리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개점한 음식점이 ‘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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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兎死狗烹(토사구팽)

    ▶ 한자풀이兎:  토끼 토死:  죽을 사狗:  개 구烹:  삶을 팽토끼가 잡히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쓸모가 다하면 냉정히 버려진다는 의미-<사기(史記)>범려는 춘추시대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를 멸하고 춘추오패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보좌한 명신(名臣)이다. 월나라가 패권을 차지한 뒤 구천은 가장 큰 공을 세운 범려와 문종을 각각 상장군과 승상으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범려는 구천이 고난은 함께해도 영화를 함께 누릴 수는 없는 인물이라고 판단해 월나라를 탈출했다.제나라에 은거한 범려는 문종에게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도 감추어지고, 교활한 토끼를 다 잡고 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蜚鳥盡, 良弓藏, 狡死, 走狗烹)”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피신하도록 충고했으나, 문종은 월나라 떠나기를 주저하다가 구천에게 반역의 의심을 받아 자결하고 말았다. 쓸모가 다하면 냉정하게 버려진다는 의미의 토사구팽(兎死狗烹)은 <사기(史記)>에 전해진다.토사구팽은 한신의 이야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을 통일한 유방은 일등공신 한신을 초왕으로 봉했으나, 자신에게 도전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러던 중 유방과 패권을 다퉜던 항우의 부하 종리매가 옛 친구인 한신에게 몸을 의탁했다. 유방은 그를 체포하라고 명했으나, 한신은 옛친구를 배반할 수 없어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안 유방은 초나라를 방문한다는 구실로 제후들을 초나라 서쪽 경계인 진나라에 모이게 하였다.한신의 부하들이 종리매의 목을 베어 가지고 가면 황제가 기뻐할 것이라고 진언했다. 한신이 이런 상황을 전하자 종리매는 “유방이 초(楚)를 침범하지 못하는 것은 자네 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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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전벽해(桑田碧海)

    ▶ 한자풀이桑: 뽕나무 상田: 밭 전碧: 푸를 벽海: 바다 해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바뀌었다는 뜻으로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크게 변했음을 비유-<신선전(神仙傳)>어느 날 선녀 마고가 신선 왕방평에게 말했다. “제가 신선님을 모신 후 어느새 뽕나무 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桑田碧海). 이번에 봉래에 갔더니 바다가 다시 얕아져 이전의 반 정도로 줄어 있었습니다. 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신선전> ‘마고선녀이야기’에 나오는 구절로,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변함을 이르는 상전벽해(桑田碧海)는 여기에서 유래했다. 진(晋)나라 갈홍이 편찬한 의서<신선전>에는 84명의 인물이 기록되어 있는데 모두 오랜 수명을 누린 사람들이다. 기괴하고 황당한 내용이 많지만 일부는 고대 장생술을 연구하는 데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명나라 관리 유정지의 시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에도 같은 구절이 나온다.‘낙양성 동쪽 복숭아꽃 오얏꽃날아오고 날아가며 누구의 집에 지는고낙양의 어린 소녀는 제 얼굴이 아까운지가다가 어린 소녀가길게 한숨짓는 모습을 보니올해에 꽃이 지면 얼굴은 더욱 늙으리라내년에 피는 꽃은 또 누가 보려는가뽕나무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정말 옳은 말이다’(實聞桑田變成海)상전벽해는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의미에서 자신도 모르게 세상이 달라진 모습을 보고 비유한 말이다. 또한 뽕나무밭이 바다가 될 수 있을지라도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상전변성해(桑田變成海)라고도 한다.창해상전(滄海桑田) 창상지변(滄桑之變) 상창지변(桑滄之變) 모두 같은 의미다. 능곡지변(